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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연합,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SMC 전·현직 임원 검찰 고발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선메탈코퍼레이션(SMC) 전·현직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3일 MBK 연합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최 회장과 박기덕 사장, 이성채 SMC 법인장, 최주원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MBK 연합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최 회장 등을 신고하고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이어서 법적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MBK 연합 측은 “최 회장은 자신의 지배권 유지를 위해 불법 출자 구조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주주권이 침해되고 자본시장 질서가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회장과 관련 인사들의 행위는 단순한 경영 판단이 아니라 명백한 배임"이라며 “지배권 방어를 목적으로 고려아연이 100% 지배하는 SMC를 동원하고 회사 자금이 부당하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럼프 정책에 올해 철강업계 위기라는데…강관업체는 실적 개선 기대 중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강관 생산업체는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으로 에너지용 강관 미국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누적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 합계는 1조5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9월 영업이익 합계인 2조9831억원에 비해 48.52%(1조4475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이 글로벌은 물론 국내 시장에도 유입돼 경쟁이 치열해 진데다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이 부진해지면서 영업이익 반토막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악재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영향으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은 10~20%의 보편 관세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국산 철강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산 철강 제품에 적용한 미국 수출 쿼터(수입량 할당)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철강사 중 에너지용 강관 생산업체만큼은 이 같은 실적 악화에서 예외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유정용 등 에너지용 강관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시추 장비 수요가 증가하면 유정용 강관이나 송유관 등 에너지용 강관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추 장비가 땅속 깊은 곳을 뚫을 때, 뚫린 구멍을 지탱하거나 시추한 자원을 지상으로 운반할 때 강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실제 에너지용 강관 수요는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MARC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45억달러(약 35조8700억원)에서 2032년 약 407억달러(57조58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강관을 생산하는 세아제강, 넥스틸, 휴스틸, 현대스틸파이프 등의 실적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용 강관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사용돼 높은 정밀도와 내구성을 갖춰야 하기에 품질이 중요하다. 이에 중국산 저가 제품이 활용되기 어려우며 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더욱 갖출 수 있다. 아울러 국내 강관 생산업체들이 미국 현지 생산시설 구축해 관세를 피해갈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을 확보하기 위해 미리부터 투자를 단행한 결과다. 실제 세아제강은 지난 2017년부터 미국 휴스턴에 연산 25만t(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넥스틸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공장을 세우고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강관을 생산하고 있다. 휴스틸도 휴스턴 인근에 연산 7만2000t 규모의 유정용 강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 한 강관 생산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시기 화석 연료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호재"라며 “시추 깊이와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고품질의 강관이 더 많이 필요하기에 품질이 좋은 국내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자회사 SMC “영풍 주식 취득, 적법하고 정당한 조치”

고려아연의 해외 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은 모회사에 대한 적대적M&A를 저지함으로써 호주에서의 안정적인 사업 진행과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31일 밝혔다. SMC는 영풍에 대한 주식 매입은 적대적 M&A를 막아내고,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주식회사로서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 합리적인 재무적, 사업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MBK·영풍 측은 해외 제련 사업 경험이 부족한데다 적대적 M&A 성공 시 SMC의 사업규모가 축소될 우려가 크고 SMC에 필수전력을 공급하는 고려아연의 호주 내 신재생에너지 등이 차질을 빚을 경우 호주 제련소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SMC 측의 판단이다. 호주 정치권과 경제계, 지역사회에서도 영풍-MBK 측의 적대적 M&A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우려해왔다. 밥 카터(Bob Katter) 호주 연방의원은 “제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외국 사모펀드가 호주 내의 중요 자산을 사고 판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니 힐(Jenny Hill) 전 타운즈빌 시장도 “영풍이 그동안 안전·인명 사고로 대표이사가 구속된 회사"라며 “경영진이 교체될 경우 심히 걱정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SMC의 이번 결정은 투자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SMC는 영풍 주식을 최씨 일가로부터 종가 대비 약 30% 할인된 가격에 매입한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영풍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0.2배 수준인 저평가, 저PBR종목으로 최근 소액주주연대와 행동주의펀드 등의 지배구조개선 및 주주친화정책 요구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영풍의 평균 배당 등을 감안할 때 매년 약 19억원의 배당 수입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SMC 측은 자신들의 영풍 주식 보유로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상호주가 성립하면서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 것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조치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상호주 보유에 따른 의결권 제한은 해외법인은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법조항을 잘못 이해한 틀린 설명이라고 반박했다. 상법 제6장의 외국회사 규정은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외국회사의 국내 활동을 규제·감독하기 위한 것일 뿐이므로 국내 주식회사인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상호주 규제'에 있어서 해외에 있는 회사가 포함되는지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법무부의 유권해석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개개의 상법 조항에서 말하는 '회사'나 '자회사'에 외국에 있는 회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함을 전제로 회사의 자기거래 규제 대상인 '회사'에는 외국 자회사 등이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이미 내린바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상호주 규제에 있어서 외국에 있는 회사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회사의 지배구조 왜곡을 방지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에선 상호주 규제에 외국 자회사를 포함하지 않으면, 대주주가 국내 계열회사의 해외 자회사를 활용해 국내 지배회사(모기업) 주식을 매입하도록 해 모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등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SMC 관계자는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의해 자기 계산으로 영풍 주식을 취득했으므로, 이러한 주식 매입이 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도 없다"며 “최근 정부 당국자 발언 등을 인용한 언론보도 역시 상호주 형성이 공정거래법 의율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 밥캣 어렵지만 에너빌리티·자체사업·로봇 성장 박차

두산그룹이 글로벌 인공지능(AI)·원자력·로봇 시장 내 경쟁력을 높여 성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 부진으로 두산밥캣이 조단위 영업이익을 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체사업과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등의 선전을 기대하는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현지 최대 통신·시스템 설계 전시회 '디자인콘 2025'에서 AI 가속기용 동박적층판(CCL),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고속통신네트워크용 CCL 등을 소개한다. ㈜두산은 저손실 특성을 지닌 제품을 앞세워 AI 가속기 시장을 공략하는 중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전자BG사업부문이 엔비디아 AI칩향 CCL을 공급하고 있다. CCL은 동박·레진·보강기재 등이 결합된 절연층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자회로기판(PCB)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 전자BG사업부문 매출이 지난해 9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1조1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에 적용되는 제품 개발·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으며, 다른 글로벌 빅테크와도 납품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다. 전자BG는 두타몰을 비롯한 두산의 자체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부로, ㈜두산 영업이익 상승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발전공기업과 해외 대형원전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체코 원전은 상반기 내에 수주하고, 하반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6년 폴란드를 비롯해 영국·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추가적인 일감 확보도 노린다는 방침이다. 2023년 기록했던 매출 17조원·영업이익 1조4000억원대를 회복하기 위함이다.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도 다음달 6일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공개(IPO)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체코(프라하)와 영국(런던) 등에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테라파워와 체결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도 실적 향상에 일조할 프로젝트다. 미국 정부와 산업계는 SMR을 AI 산업 육성의 자양분으로 보고 있다. 대형 원전 보다 안전성이 높고 필요에 따라 발전소를 추가하기 쉽기 때문이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345MW급 SMR 1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설계 지원 용역을 수행하고, △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노심동체구조물도 제작할 계획이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신한울 3·4호기와 가스터빈 프로젝트 매출 인식 본격화도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남동·중부발전 등과 가스터빈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축적한 트렉레코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남부발전 등과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로터 수명연장과 케이싱 교체 등이 포함된 분야로, 미국은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150MW(7F)급 서비스 시장 중 3분의 2가 집중된 곳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와 유럽 내 거점 확대를 추진하는 등 국내외 로봇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맞춤형 협동로봇 솔루션, 인천·김포공항에 각각 협동로봇을 활용한 맥주 추출과 칵테일 제조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F&B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도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글로벌 협동·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성장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라며 “이들 제품은 인건비 상승과 노동인구 부족 및 사업장 내 안전성 향상 등의 니즈가 수요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RE100 가입 대기업 수요의 88.4% 불과

국내 대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려야하는 상황이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대기업의 현재 수요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정부와 지자체의 규제가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이 RE100 가입으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 발전량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기업이 2050년 혹은 그 이전 목표연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력만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가입한 기업은 매년 국내외 모든 사업장의 전체 전력 사용량 대비 재생에너지 사용량으로 산정해 '탄소 정보공개프로젝트(CDP)' 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SK그룹 6개 계열사가 지난 2020년 RE100에 가입했으며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수위권 기업이 가입했다. 이에 현재 36개 대기업이 RE100에 가입한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대기업이 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하기에는 국내 발전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CDP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RE100에 가입한 국내 대기업의 전력 수요는 지난해 기준 6만 173기가와트시(GWh)다. 그런데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5만 3175GWh로, RE100 가입 기업 전체 전력 수요의 88.4%에 불과하다. 글로벌 대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RE100에 가입하는 국내 기업은 더 늘어나고, 전력 수요도 빠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시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만 해도 10개 공장에서 2050년에 10기가와트(GW) 전력을 소비할 전망이다. 이는 2023년까지 국내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인 22.9GW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이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적용해 탄소배출이 많은 나라의 수출품에 높은 관세를 물리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렇게 절박한 기업의 상황과 달리, 한국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태양광 발전설비 이격거리, 해상풍력 고도제한 관련 규제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 이격거리 규제는 지자체가 지역주민의 정주여건 등을 고려해 설정한 태양광 발전시설과 이격 대상간의 최소거리다. 개발행위허가 단계에서 작용하는 해당 규제는 2014년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조례에는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해 도로나 주택부지의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500m이내, 주요관광지와 문화재 등의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 입지하지 않도록 거리규제를 두고 있다. 현재 전국 지자체 중 57%에 달하는 129개 지자체가 재생에너지 이격거리를 규제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국방부는 현재 해상풍력 발전기 높이가 500피트(약 152.4m)를 넘는 경우 획일적으로 높이 조정 의견을 내고 있는데, 해당 규제가 해상풍력 발전 효율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규제로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건설 자체가 위축되다보니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늘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당장 재생에너지를 늘려줄 것을 원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는 당장 자기들 일이 아니기에 크게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대기업의 RE100 달성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MBK에 화해 제안…“경영 참여 보장하겠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MBK파트너스에 화해를 제안했다.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소모적인 갈등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에서 MBK의 경영 참여 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진행된 임시주주총회 관련 향후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엔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박기덕 사장, 신봉철 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박 사장은 고려아연 직원과 주주, 지역사회를 위해 MBK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갈등과 분쟁의 당사자가 함께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며 “MBK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대타협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은 MBK와 함께 고려아연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MBK가 명성에 걸맞은 명망 있는 사모펀드로서 고려아연을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소통과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고, 사모펀드의 순기능인 기업의 파트너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고려아연이 동원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고려아연은 누구 하나의 소유물이 아니다"며 “이러한 비난은 오늘 여기에 앉아 있는 우리가 대표하는 고려아연 임직원, 기술진과 노조를 모욕하고 무시하는 적대적 M&A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MBK 측 인사 일부를 이사회에 진출하는 방식의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고려아연의 이사회를 더욱 개방적으로 운영하며 상호 소통을 통해 이를 MBK에게 전향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며 “MBK가 원하신다면 경영 참여의 길도 열어놓겠다"고 제안했다. 앞서 글로벌의결권 자문사인 ISS 역시 고려아연 이사 수 상한이 19명이 적절하다는 의견과 함께 이사 중 일부를 MBK 측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하며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권고했다. 박 사장은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서 쌓은 MBK의 노하우와 지혜는 고려아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최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하였고 이 약속은 다음 이사회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MBK가 우리의 진심이 담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고려아연이라는 대한민국의 국가기간산업은 멍들고 직원들은 피해를 입고, 지역사회조차 상처받을 것"이라며 “적대적이고 소모적인 전쟁을 계속 한다면 오늘 이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대표하는 고려아연 전 임직원과 기술진 그리고 노조는 절대로 그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MBK 역시 고려아연과 함께 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들 모두의 협력 없이는 너무나 큰 고난의 길이 놓여있음을 명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생의 길은 무엇인지 공멸의 늪은 어떤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전날 열린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와 이사회 내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안건 등이 가결됐다. 이로 인해 신규 이사 14인을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려던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주총] 아름다운 마무리 없었다…경영권 분쟁 장기화 ‘사법 리스크’만 커져

23일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단락 될 것으로 여겨졌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가지려는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지키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공방을 펼쳐 왔으나 이날 분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더욱 격화되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양 측에 대한 사법 리스크만 더욱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방식 이사 선임으로 확보한 지분율이 불리하다는 판세를 뒤집으려 했으나 법원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이에 일반적인 표 대결로 진행될 경우 MBK·영풍 측이 무난히 승리하겠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 전날 밤 순환출자와 상호주 제한이란 반격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 측이 보유한 영풍 지분을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넘기면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최 회장 일가와 영풍정밀이 보유 중이던 영풍 지분 10.33%(19만226주)를 고려아연의 100% 손자회사인 호주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매각했다. 고려아연이 선메탈홀딩스(SMH) 지분 100%를 갖고 있고 SMH는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고려아연→SMH→SMC→영풍→고려아연' 식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 순환출자 구조에 속한 고려아연과 영풍이 서로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을 경우 상법에 따라 서로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최 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 경우 영풍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고려아연 지분(25.42%)에 대한 의결권을 쓸 수 없다. 이렇게 되면 MBK·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15% 수준으로 낮아져 최 회장 측 지분보다 적어지게 된다. 그러나 MBK·영풍 측은 최 회장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날 밤의 지분 매각과 그로 인한 순환출자 구조 형성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순환출자 금지는 국내 계열사에만 적용될 뿐 호주에 본사를 둔 SM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 규정 적용을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양측이 법정 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고 불확실성이 더욱 길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비금속제련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고려아연도 경영권의 주인을 판가름하고 본업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이나 분쟁이 더욱 장기화된 것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으로 1499억원을 기록해 2023년 3분기 1604억원 대비 6.55%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2023년 4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날 임시 주총 전에 있었던 순환출자 구조 형성과 임시 주총 자체가 적법한지 커다란 사법 리스크가 남게 됐다는 것도 문제다. 표 대결의 결과가 밝혀지고 대부분 관계자가 승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분쟁 당사자들이 법원에서 지속적인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는 탓이다. 이 같은 법원 판단이 1심에서 끝나지 않고 2심 이상 갈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수준의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잡음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결국 법정에서 장기간 시시비비를 가릴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 동안 회사의 불확실성과 혼란이 누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순환출자로 영풍 의결권 제한 시도…MBK “임시 주총 막으려는 꼼수”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되는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2일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최 회장 측이 승부수로 던졌던 '집중투표제 카드'가 법원의 가처분 신청 부분 인용으로 무산되자 임시 주총 직전에 판을 흔드는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풍·MBK파트너스가 이번 조치를 '불법적인 의결권 제한 시도'로 규정하며 효력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23일 임시 주총이 파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22일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SMC가 취득한 영풍 주식은 19만226주로, 영풍 전체 발행주식(184만2040주)의 10.3%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액으로는 575억원이다. SMC는 고려아연이 호주에 세운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설립한 아연제련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고려아연은 상법 342조 3항에 따라 이를 자회사로 본다. SMC는 이날 장외매수를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새로 취득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순환출자 고리'가 생기게 됐다. 고려아연은 호주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SMC를 100% 지배하고 있다. SMC가 영풍 지분 10.3%를 확보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약 2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된다. 고려아연은 SMC의 영풍 주식 취득으로 상법상 의결권 규정이 새롭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상법 369조 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새로운 규정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임시 주총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40.97%,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34.35% 수준으로 본다. 이 가운데 영풍이 보유한 지분은 25.42%다. 이번 임시 주총 표 대결의 핵심인 이사 선임안에 집중투표제 적용이 무산되면서 최윤범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 7명의 진입은 어렵고,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이사 14명의 이사회 진입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영풍 지분 약 25%의 의결권 효력이 사라진다면 최 회장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 이에 MBK·영풍 측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MBK 관계자는 “상호주 소유에 관한 상법 조항들은 '국내 법인'인 '주식회사'들 사이에만 적용된다"며 SMC는 외국기업이자 유한회사라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영풍정밀이 제출한 영풍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선메탈코퍼레이션의 정식 명칭은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이며 법적 성격은 유한회사로 분류됐다. MBK·영풍 측은 “(최 회장이) 정부에서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외국 법인을 이용한 순환출자규제를 회피함으로써 또 하나의 역외 탈법행위를 자행했다"며 “외국 손자회사를 이용한 상호주 의결권 제한 주장은 의결권 지분 판세에서도 밀리고,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선임도 불가능해진 최윤범 회장이 감행한 기습적이고 불법적인 시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임시주총 하루 전 최 회장이 꺼낸 상호주 의결권 제한 카드에 영풍·MBK가 반발하면서 주총은 파행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이슈분석] 최윤범 운명 ‘소액주주’에 달렸다

지난해 9월부터 지속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확실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영풍의 공세에 맞서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왔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최근 법원이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로 이사를 선임해서는 안 된다는 MBK·영풍의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최 회장이 다소 어려운 길을 가게 됐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첫 번째 저지선으로 여겨진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이 불발되면서 최 회장이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된 탓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 도입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중립·소액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행보를 꾸준히 유지하는 동시에 이르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될 이사 선임에서 최대한 변수를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 등 정관 변경 의안 등을 다수 표결에 붙인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21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임시 주총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 결정으로 도입이 불발된 집중투표제는 최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입장에서 경영권 수성을 위한 묘수였다. 도입된다면 주주들이 특정 이사 후보에게 의결권을 몰아 줄 수 있어 최 회장 측 소액 주주들이 변수를 만들 수 있었다. 의결권 지분율이 39.16%로 열세였던 최 회장으로서는 MBK·영풍 측이 원하는 이사들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저지선이었던 셈이다. 앞서 고려아연 회사 측에서 추천한 이사 후보는 7인이며, MBK·영풍 측이 제안한 후보는 14명에 달한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적용되지 않기에 기존 과반수 득표제 방식에 따라 이들의 이사 선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점에선 MBK·영풍 측 이사 후보 14명 전원의 이사회 입성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MBK·영풍 측이 보유한 지분과 이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던 노르웨이연기금 등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을 합치면 출석 주주의 과반수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MBK 연합 측 이사 후보 14명 전원이 이사회 입성에 성공하면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13명 중 1명(장형진 영풍 고문)에 불과했던 MBK·영풍 측 인사는 15명으로 늘어난다. 이 경우 MBK·영풍 측은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게 돼 최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 MBK·영풍 측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해야하는 최 회장의 카드는 여전히 '집중투표제'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1일 법원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날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됐을 경우 집중투표제에 따라 이사를 선임한다는 이른바 '집중투표제 도입 조건부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서만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에 임시 주총에서 여전히 집중투표제 자체는 통과될 수 있으며, 의안으로도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여전히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 측은 지난 21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 이후 입장문을 통해서 “소수주주 보호 및 권익 증대라는 애초 취지에 맞춰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립·소액주주의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장기전을 바라본 포석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중립·소액 주주들을 최대한 설득해 MBK·영풍 측이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입성을 저지하는 동시에,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후보를 한 명이라도 더 통과시켜야만 좀 더 유리한 고지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오는 3월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13명 중 5명의 임기가, 내년 3월에는 최 회장을 포함한 이사 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때문에 이르면 오는 3월 혹은 내년 3월에도 이사 선임을 위한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최 회장 입장에서는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집중투표제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진 소액 주주의 마음을 얻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현재로서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소액 주주들과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이들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현대제철, 판매 줄고 판가 하락…“본업 경쟁력으로 승부”

글로벌 철강 시황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지난해 현대제철의 실적도 하락했다. 재료비가 낮아졌으나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가도 떨어진 탓이다. 현대제철은 본업 경쟁력 강화로 반등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조2261억원·영업이익 3144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4%, 영업이익은 60.6% 줄었다. 냉연과 후판 등 판재류 판매량이 늘었으나,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봉형강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6127억원·109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8.1% 축소됐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4835억원·7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스틸파이프 등 자회사들이 4분기 실적을 '하드캐리'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재고 감축에 따른 미실현 이익 감소가 300억원 정도 반영됐고, 북미 관세 환입 관련 규모도 550억원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운전자본 축소 운영을 통한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 건전화 추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은 2020년 108.7%에서 지난해 78.7%로 개선됐고, 순차입금도 10조3753억원에서 7조582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차입금을 포함한 부채는 15조30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올해는 국내·외 금리 인하와 중국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상반기 보다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불공정 무역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중국산 후판과 열연에 대한 반덤핑 판정을 기다리는 중으로, 결과에 따라 판매량과 판가가 긍정적인 신호도 받을 수 있다. 후판의 경우 이르면 2월, 열연은 7월을 전후로 판정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방산업 수혜도 언급했다. 자동차의 경우 구매 여건 개선이 수요·생산량 확대를 야기하고, 조선은 탄탄한 일감을 확보한 덕분에 후판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이유다. 봉형강은 공공주택과 반도체 공장 건설을 비롯한 요소가 수요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 내 성과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차강판은 3세대 제품 개발 및 적극적 영업을 통해 지난해 19%였던 글로벌 자동차향 판매비중을 2030년 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유럽영업실 신설로 판매·투자체계도 강화한다. 미국과 인도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거점과 연계한 스틸 서비스 센터(SSC)도 실적 향상을 위한 카드다. 미국 조지아주 SSC는 HMGMA, 올 3분기 상업생산에 돌입할 인도 푸네 SSC는 HMI 푸네와 글로벌 자동차향 차체 소재를 공급한다. 조지아주 SSC의 경우 미국에서 할당 받은 쿼터 내에서 공급량을 정하고, 나머지 물량은 현지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또한 △후판 열처리 설비 증설 △모듈러 건축용 H형강 수요 개발 △봉형강 탄소저감 경쟁력 확보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과 저장탱크용 후판을 비롯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은 지난해를 상회할 것"이라며 “수익성 제고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중으로, 차입금은 지난해 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제철소 건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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