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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감수하겠다는 트럼프…글로벌 IB들 “미국 주식 사지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선을 확대하면서 나홀로 탄탄한 흐름을 유지해온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공포에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이 여파로 미국 지수의 핵심 기술적 지표가 무너진 와중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마저 잇따라 하향조정되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을 권장하는 주장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0% 급락해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대표 기술주 지수인 나스닥100지수는 이날 3.8% 급락해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와 연초 증시를 이끈 미국 7대 기술주 '매그니피션트7'(M7) 주가 하락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 M7 지수는 이날 5.4% 급락해 지난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에서 20% 넘게 되밀렸다. 이날 뉴욕증시 급락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은 경기침체를 일부 감수할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단순한 협상 전략에 불과하다고 여겨왔다. 관세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기 악영향이 가시화할 경우 관세 위협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기대로 이어져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내 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감안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4월 2일까지 유예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올해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려는 일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대의' 실현을 위해서라면 단기적인 경기침체나 주가 급락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문제는 뉴욕증시 향방이 앞으로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점이다. 이날 S&P500 지수 급락으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 인핸스먼트 그룹의 앤드류 스래셔 기술적 애널리스트는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선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며 “2거래일 연속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거래가 마감될 경우 S&P500 지수의 상승 흐름이 반전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투자심리 또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셔닝 규모가 지난해 '8·5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비중축소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결과, 지난 7일까지 주식 포지션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주간 롱(매수) 대비 숏(매도) 비율이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JP모건체이스의 앤드류 타일러 글로벌 시장 정보 총괄은 미국의 무역 및 경제정책을 둘러싼 전례 없는 불확실성을 감안해 증시가 단기 반등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지 말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이날 투자노트를 통해 “증시가 또 한번 급락하기 전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시장은 4월 2일로 예정된 관세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유명한 강세론자 중 한명인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선임 애널리스트는 “소형주가 여전히 폭락하고 있기 때문에 S&P500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유럽(영국 제외)은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대폭 상향했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글로벌 거시경제 리서치 총괄도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반면 중국을 비중확대로 높였다. 그는 “미국 경제 지표들이 앞으로도 부정적일 것"이라며 중립 의견이 3개월~6개월간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시장 구원투수로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증시 하락의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감세 등 정책의 세부 내용과 이행 시기 및 강도 등이 드러날 때까지 “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차익실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풀턴 브레이크필드 브로니먼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수익나는) 주식들을 팔고 약세론을 인정한 후 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어 역할을 하는 주식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이날 에너지,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관련 주식들로 도피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유틸리티 섹터는 1.04% 상승했고 에너지 섹터도 0.94% 올랐다. 이와 관련, 인털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 전략가는 “매수 위주의 투자자라면 어딘가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인식된다면 투자자들은 이곳(유틸리티, 에너지 등)에 대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죽음의 악순환”…트럼프發 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원유·비트코인·금 모두 ‘패닉셀’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체를 일부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자 글로벌 증시는 물론 원유, 비트코인에 이어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투매 현상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던 미국 주식시장은 침체 공포가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이 거의 모든 유형의 위험자산에서 탈출하자 월요일(10일) 급격히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 내린 4만1911.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0% 떨어진 5614.5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0% 급락한 1만7468.3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 대비 8.7% 하락해 조정 국면(전고점 대비 10% 하락) 구간에 근접했다. 오펜하이머의 앨론 로진 주식 파생 총괄은 “이날 트레이딩은 죽움의 악순환처럼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엔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관세 강행 의지를 보인 것이 이날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과도기(transition)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매우 큰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그동안 8만달러 선을 지켰던 비트코인 시세도 7만달러대로 진입했다. 가상자상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8% 하락한 7만7116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은 지난달에도 7만달러대를 기록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반등 없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시세는 같은 기간 11.18% 급락한 1804달러를 기록,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000달러선이 무너졌다. 리플(-10.58%), 바이낸스(-7.93%), 솔라나(-8.84%), 카르다노(-8.66%), 도지코인(-13.79%)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폭락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1.51% 떨어진 배럴당 66.0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53% 내려앉은 배럴당 69.28달러에 마무리됐다. 두 가지 국제유가 모두 3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1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을 하락하는 약세 흐름이 전반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주목받는 대표 안전자산인 금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일어났다. 이날 국제금 4월물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5% 하락한 온스당 2899.40달러에 마감했다. 증시 등 위험자산에 투매현상이 일어나자 투자자들이 금 시장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귀금속매체 킷코의 짐 윅오프 선임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부진한 속에서 차익실현 영향으로 금값이 지지부진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캐나다 ‘차기 총리’에 침묵한 트럼프…호주 ‘전 총리’엔 발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차기 총리로 선출된 마크 카니 집권 자유당 대표의 발언에 침묵을 이어온 반면 호주 전 총리의 주장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10일 오전 11시 57분 “뒤에서 위대한 나라를 이끌었던 맬컴 턴불 호주 전 총리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그럴 능력도 없었다"며 “나는 항상 그가 약하고 무능한 지도자라고 생각했는데 호주 사람들도 나와 동의한다"고 적었다. 이는 턴불 전 총리의 주장에 즉각 발끈한 반응으로 보여진다. 앞서 턴불 전 총리는 이날 호주 시간 오후 1시 30분께(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동맹국들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국제 관계에 있어서 중국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반대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스러우면 시 주석은 일관성을 유지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례하면 시 주석은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의 이러한 방식으로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데 이들은 중국을 더 매력적인 파트너로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턴불 전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캐나다 편입 등 발언을 두고 “미국에 가까울 수록 그(트럼프 대통령)는 가치를 더 많이 추출할 수 있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카니 대표에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쥐스탱 트뤼도와 관련된 글을 수차례 올린 바 있다. 9일(현지시간) 발표된 캐나다 자유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확보, 차기 당대표로 선출된 카니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는 우리의 가족, 노동자,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의 정부는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줄 때까지 우리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부당한 관세 위협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며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오는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25% 관세가 예외없이 부과될 예정인 가운데 턴불 전 총리는 호주가 이번엔 면제를 확보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주는 이번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유일한 예외가 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통화를 한 뒤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관련해 미국이 호주를 상대로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점을 크게 고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턴불 전 총리는 “한 국가에 면제를 주면 다른 국가에도 면제를 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면제가 너무 많아져 관세가 많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에 맥 못추는 비트코인 시세…“진짜 바닥은 6만9000달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거시경제적 우려가 짙어지자 비트코인 시세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친(親)가상자산 정책들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0일 가상자상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2시 1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02% 하락한 8만2512달러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달 28일 기록된 최저점인 7만8100달러대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날 오전 9시 35분께는 8만126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5.34% 급락한 2069달러를 보이고 있고, 리플(-5.62%), 바이낸스(-3.97%), 솔라나(-6.91%), 카르다노(-7.32%), 도지코인(-8.47%)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덩달아 하락세다.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를 압박하자 미국 주요 지수 선물과 국채금리가 하락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 공무원 해고 등의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할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채권투자자들이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대표 강세론자인 에드 야데니 야데리 리서치 대표는 “트럼프 2.0의 해고와 관세라는 안개 속에서 경제의 모양을 파악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식 시장의 기본 포지션이 위험회피이고 주식이 조정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침체와 관련해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것들을 예측하기 싫어한다"며 우리가 하려는 일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행정명령 서명에 따른 실망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이날 진단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 7일 열린 '디지털 자산 서밋'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세금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발표 등이 정부의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에 일부 실망감을 안겼다. 이렇듯 비트코인 내림세가 이어지자 가격이 어디까지 하락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명 트레이더 밀키불크립토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50주 단순이동평균선(SMA)을 지지선으로 지목하면서 “비트코인은 잠재적인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 지지선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다. 현재 비트코인의 50주 SMA는 약 7만5000달러 수준이다. 네트워크 경제학자 티모시 피터슨은 이달초 엑스를 통해 자신이 2019년 개발한 '최저 가격 전망'(Lowest Price Forward) 지표를 기반으로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95%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비축 행정명령이 장기적으로 봤을때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호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매트 호건 최고투자책임자는 10일 CNBC '스쿼브박스 아시아' 방송에서 “정부가 10만, 혹은 20만 비트코인을 새로 매입하겠다는 소식이 없어 시장이 실망한 것"이라며 “이번 행정명령으로 비트코인이 앞으로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화폐나 자산이 될 수 있는지, 다른 국가들도 미국을 뒤이어 전략비축을 구축할지 등을 물어봐야 하는데 난 모두 '맞다'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장은 이것(행정명령 서명)이 실제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전반에 장기적인 호재일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캐나다 새 총리에 ‘경제통’ 마크 카니…“트럼프 성공 막겠다”

경제학자 출신인 마크 카니 전 캐나다은행 총재가 캐나다 집권 여당인 자유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차기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캐나다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새 총리가 선출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니 전 총재는 9일(현지시간) 이날 치러진 당대표 선거에서 86%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차지해 당대표로 선출됐다. 캐나다에선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이에 따라 카니 신임 대표는 이번주 내로 쥐스탱 트뤼도 총리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24번째 캐나다 총리로 공식 선출될 카니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하며 캐나다를 이끌 예정이다. 카니 대표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며 캐나다는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싸움을 부르지 않았지만 누군가 장갑을 벗으면 캐나다인들은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키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역에서도 캐나다가 승리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실수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0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4개국 대항전 결승전에서 캐나다가 미국을 3-2로 꺾은 바 있다. 카니 대표는 또 “미국이 우리에게 존중을 보여주고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해 신뢰있는 약속을 보여주기 전까지 우리의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가 성공하지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 출신인 카니 대표는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03년 회사를 떠나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과 재무부 등을 거쳐 2008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에 오른 뒤 2013년까지 캐나다의 통화정책을 책임졌다. 특히 200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았지만 캐나다 경제를 성공적으로 방어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카니 대표는 외국인으로선 처음으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직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맡았다. 그는 이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이 덕분에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정치적 경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카니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을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으로 부각이 된 것이다. 카니 대표의 이번 선거 승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향한 압박에 속도를 내는 와중에 이뤄졌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내달 시행할 예정이며 최근엔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서도 '보복성' 상호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조롱하면서 캐나다인들의 반미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캐나다 곳곳에서는 '아메리카노(Americano)'를 '캐나디아노(Canadiano)'로 이름을 바꾸거나 미국산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다만 카니 대표가 총리직 임기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캐나다 선거법에 따르면 캐나다는 늦어도 오는 10월 20일 이전에 4년마다 이뤄지는 총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최근 2년간 하락세를 이어온 데다 연립내각을 구성해온 동맹 세력들이 잇따라 등을 돌리자 집권 여당이 다음 총선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니 대표는 현역 의원이 아니더라도 법적으로 총리로 취임할 수 있지만, 캐나다 정치 관행을 고려할 때 가능한 한 이른 시일에 의원직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그의 첫 과제로 꼽힌다.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당내 소식통을 인용해 카니 대표가 몇주 안에 조기 총선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달 중 조기 총선을 요청할 경우 캐나다는 이르면 4월 말 내지 5월 초 선거를 실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트뤼도 총리의 사임 발표와 반미 정서 등으로 여당에 대한 지지율도 최근엔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CBC뉴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해 발표하는 여론조사 트래커에 따르면 자유당의 지지율은 지난 1월 6일 20.1%에서 이달 5일 30.8%로 반등했다. 지지율 1위인 보수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같은 기간 24.1%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좁혀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미국 경기침체 없을 것…멕·加 관세 더 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을 대상으로 부과되는 관세와 관련해 관세율을 더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최근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 경기침에 우려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시행을 한 달간 면제한 것과 관련 “4월까지 과도기이며 그 이후에는 다시는 (면제를) 안할 것"이라며 “나는 (자동차업체들에게) 이번 한 번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월 2일부터 모든 것이 상호적이 될 것"이라며 일부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에 대해선 관세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지난 4일자로 부과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5일엔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하더니 지난 6일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정책과 연방 공무원 해고 등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올해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것들을 예측하기 싫어한다"며 “우리가 하려는 일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부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고 있다"며 “이는 매우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예고대로 오는 12일부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시행되는지 '예나 아니오'로 답해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이어 캐나다의 목재 및 낙농 제품에 대한 250%의 관세가 내주에 시작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캐나다의 250% 낙농 제품에 대한 관세는 터무니없는 것이며 대통령은 이에 대응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4월 2일까지 대응하지 않기로 동의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황금기 시작됐다”는데…관세 속 ‘S공포’에 미국증시는 울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 의화 상·하원 합동 연설을 통해 '미국의 황금기'를 거듭 선언했지만 정작 미국 증시는 주춤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위험을 키울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치가 조금씩 하향 조정되는 와중에 이번주 발표되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단기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5770.20에 거래를 마감했다. 3주 연속 하락한 S&P500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제자리로 돌아온 상황이다. 지난 7일 장 초반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으로 5666.29까지 하락,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변동성 또한 증폭되고 있다. S&P500지수는 6일 거래일 연속으로 위아래로 1% 넘게 움직였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극도의 혼란이 빚어졌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9일 전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최근 고점(종가 기준 작년 12월 16일) 대비 10% 이상 하락하는 등 기술적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매그니피센트7(M7) 지수'는 지난 3주간 12% 넘게 급락했다.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공개된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들로 지목되고 있다.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정점에 이르는 당시 '바보들의 베팅'이라고 말한 것으로 유명한 펜실베이니아대 제러미 시겔 교수는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관세 정책이) 협상을 위한 전략인지 우리는 모르지만 과도한 낙관론에 빠졌던 증시는 더 큰 조정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손톤 창립자는 “지금은 정말 어려운 시장"이라며 “투자자들은 아직도 매수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앞다퉈 탈출해 매수세가 없을 때 좋은 바닥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도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가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향후 6개월 동안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절반을 넘은 반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비중은 20%를 넘지 못했다. 월가에서는 연초의 낙관론을 재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 연말 S&P500 지수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1월초 '약 13% 상승'에서 현재 '약 10% 상승'으로 낮아졌다. 올해 증시 하락을 예측했던 스티플 니콜라스의 배리 바니스터 수석 주식 전략가는 “트럼프 행정부 첫해에 대한 낙관적인 해석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교란자이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기존 질서를 파괴하기 때문에 혼란이 올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미국 증시가 하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개의치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관세로 인해 약간의 소란이 일어나겠지만 괜찮다"며 “(소란이) 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6일엔 백악관 집무실에서 '왜 증시가 관세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들 다수는 글로벌리스트 나라들과 기업들이며 그들이 수년 전 우리한테서 뺏어간 것을 우리가 되찾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이전처럼 잘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반응 때문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유예했냐는 질문에 “시장과 관련이 없다. 난 시장을 보지도 않는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주 글로벌 증시는 오는 12일 발표 예정인 2월 CPI에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2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감이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2월 근원 CPI는 전년 동월대비, 전월대비 각각 3.2%, 0.3%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2월 CPI는 오는 18~19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오는 발표되는 마지막 주요 경제지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투기세력에 JP모건까지 ‘달러 약세’ 베팅…킹달러 시대 저무나

미 달러화 가치가 주간 기준으로 2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자들이 달러 투매에 나선 탓이다. 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에 견준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선물은 103.81로 이번 한 주를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번주에만 3.2% 급락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1월 첫째주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달러인덱스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기 직전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4% 넘게 올랐다. 이번주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유로당 1.0832달러로 마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올초만 해도 유로당 1달러 붕괴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달러 약세와 유럽이 독일을 중심으로 대규모 군비 증강책과 경기부양책을 꺼낸 영향이다. 미 달러화는 대표적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 자산으로 꼽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공약해왔던 관세 정책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유예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달러에 대한 약세론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를 지난 4일자로 부과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5일엔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하더니 지난 6일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카나다의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캐나다가 미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1년 넘게 시행하지 않았던 달러 약세 베팅을 다시 재개했다고 7일 투자노트를 통해 밝혔다. 미라 찬단 외환 전략가는 “외환 시장에서 정권 교체가 이번주에 일어남에 따라 포트폴리오에서도 교체가 이루어졌다"며 '미국 예외주의'가 무너졌고 유럽의 회복을 지목하면서 달러 숏 포지션을 취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칼리스 루사키스 전략가는 “발표된 독일 부양책은 유로화 상승의 분수령"이라며 “정책 불확실성은 미국 성장에 하방 리스크를 가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면서 올 연말까지 달러/유로 환율이 유로당 1.15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세력들도 달러 약세에 베팅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4일까지 7주 연속 달러 강세 베팅을 축소했다. 지난 4일까지 이들의 누적 달러 강세 베팅 규모는 97억달러로 1월 당시 규모였던 340억달러와 비교하면 한참 낮다. 이번 한 주에만 5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익명을 요구한 외환 트레이더들은 독일의 지출 계획이 공개되자 헤지펀드들은 올 연말 달러/유로 환율이 유로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베팅을 늘렸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통화정책 서두르지 않겠다…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통화정책 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 행사 연설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변화 영향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을 정도로 (통화정책이) 잘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무역 정책을 비롯해 일부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잠재적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새 행정부는 무역, 이민, 재정정책, 규제 등 4개의 구분되는 영역에서 중요한 정책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경제 및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것은 이런 정책 변화의 순효과(net effect)"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분석하면서, 전망이 진화함에 따라 신호와 소음(noise)을 구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최근 소비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 “향후 소비와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발표된 1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감소해 팬데믹 시기인 2021년 2월(-0.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을 지속가능하게 우리의 목표로 낮추는 길은 험난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일부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상승한 사실을 주지하고 있다면서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는 목표치와 안정적이고 부합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비용은 매우 매우 낮다"며 “경제는 괜찮으며, 우리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으니 기다릴 수 있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만약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명확히 상승 압박을 받을 경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2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과 관련해 “노동시장은 견조하며 대체적으로 균형잡혔다"며 인플레이션 상승에 중대 요인이 아니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공개연설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88%의 확률로 반영, 금리동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5월의 경우 금리동결과 금리인하 가능성은 각각 47.9%, 46.6% 확률로 나타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면제한다더니 또?…트럼프 “캐나다 목재·낙농제품에 상호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조만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유무역협정에 해당되는 품목에 대해서 관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한지 하루 만에 새로운 관세를 꺼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캐나다는 수년간 목재와 낙농 제품에 대해서 우리를 갈취해왔다"며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250%에 달해 우리 농가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그것(목재와 낙농제품에 대한 관세)을 철회하지 않는 한 똑같은 관세를 적용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상호관세"라며 “이르면 오늘(7일) 관세 부과를 할 수 있겠지만 월요일(10일)이나 화요일(11일)까지 기다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린 (관세 부과를) 할 것이고 불공정하기 때문에 똑같은 관세율을 매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캐나다가 목재에 대해서도 “어마어마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해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불법 이민자와 마약 유입 등 문제를 이유로 지난달 4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양국의 국경 보안 강화 조치를 평가하며 1개월 유예했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예기간 만료 후 지난 4일자로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이로 인해 미국증시는 폭락하고 업계에서는 재고를 강력히 요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두 나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 관세 면제를 결정했다. 전날에는 '1개월 면제' 대상을 모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 적용 품목으로 확대했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을 겨냥해 상호 관세 카드를 꺼낸 것이다. CNN은 “매 시간마다 바뀌는 것처럼 보이는 구불구불한 관세 정책의 또다른 반전"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캐나다는 목재와 낙농제품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온 만큼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관세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특히 목재 관세를 두고 두 나라는 수십년간 충돌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관세 드라이브에 나서기 전부터 미국은 캐나다 목재에 11.5~17.3% 관세를 부과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낙농제품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두 나라에 대한 큰 경제적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목재의 경우 미국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관세에 대한 더 많은 변화와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도 자신의 관세 정책에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항상 약간의 수정은 있다"며 “앞에 벽이 있다면 때로는 벽을 통과하지 않고 돌아서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에도 자신의 관세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제조업 붕괴를 막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되돌리고 큰 이익을 얻기 시작했다"며 “자동차 생산 분야에서만 일자리 9000개를 창출했는데 이는 업계가 많은 변화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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