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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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美 신정부 출범에 대외 불확실성…비상한 각오로 대응”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미국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대외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며 “경제팀은 다시 한 번 비상한 각오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반환점을 돌았는데 지난 2년 반동안 국민과 정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 유례없는 글로벌 복합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올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범정부 대응체계를 본격 가동한다“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통해 금융·외환시장을 점검한 데 이어 글로벌 통상전략회의, 대외경제 자문회의 등을 통해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우리 산업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도전을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조세특례제한법' 상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추진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 부총리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서비스산업 생산성 혁신 지원방안에 대해 최 부총리는 “변화하는 산업·통상환경에 발맞춰 서비스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내수를 견인하고 새로운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 제조업 분야의 유지·관리·보수(MRO) 시장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K-방산 MRO 육성계획'을 내년 중 수립하고 서비스 분야에 대해 향후 5년간 역대 최대 규모인 66조원의 수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학교 인근에 관광호텔 건축이 용이하도록 규제를 합리화하고, 이용자 수요를 고려해 요양시설 비급여 항목도 검토한다"고 부연했다. 최 부총리는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해 “대외여건 변화 대응과 대내부문의 잠재 리스크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PF의 연착륙을 유도해 나가는 한편 제도개선을 통해 PF 시장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높이겠다"며 “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을 20% 수준으로 제고하기 위해, 세제혜택 제공을 통해 토지 현물출자를 유도하고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량 있는 시행사 육성을 위해 인증체계를 만들고, 은행·보험사에 장기임대주택 자회사를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결혼서비스 발전 지원방안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는 미래세대의 삶의 질을 높일 수있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3월 발표한 청년친화 서비스 대책의 후속조치로 결혼서비스의 체계적 발전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 △서비스산업 생산성 혁신 지원방안 △결혼서비스 발전 지원방안 등이 논의됐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최상목 “과도한 변동성엔 적극적 시장안정 조치”…당국 환율 구두개입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관련해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 선이 무너지자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관계기관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중심으로 각별한 긴장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미국 신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와 함께 세계경제 성장·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해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 부총리는 “상황별 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는 동시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에는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면서, 상황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달러 환율은 미 대선 직전인 지난 5일 1370원대에 도달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당선 직후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내면서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3.1원 오른 1406.6원을 기록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구두개입은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심리적 정책 수단이다. 이번 최 부총리의 구두개입은 중동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상승한 지난 4월 중순 이후로 7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산업부 “반도체·자동차 다양한 가능성 두고 소통”…트럼프발 불확실성 적극 대응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해 “반도체와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력 산업에서 전개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면서차분하고 치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통상관계를 안정화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13일 '윤석열 정부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산업부가 앞장서서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기업들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통상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고 대미 투자 기업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대미 아웃리치(접촉)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이어 향후 과제와 관련해 “아직 우리 경제 곳곳에 산업부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수출·외투 실적이 지표 상으로는 양호한 흐름이지만, 실제 현장과 지방을 다니며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지역별 편차가 크고 중소기업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박 차관은 “수출의 온기가 지역, 중소기업, 민생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진단부터 처방까지 면밀히 살피겠다"며 “기업의 성장 사다리 구축을 통해 격차 해소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박 차관은 지금 우리 산업이 '대변환의 전곡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조만간 산업 AI 정책을 진두 지휘할 '산업인공지능과'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부내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인데 조만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정책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들어서의 성과에 대해 박 차관은 △수출 및 외국인 직접투자 △첨단산업 생태계 △원전 및 무탄소에너지 △지역균형발전 △통상정책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성과와 향후계획을 밝혔다. 우선 수출은 13개월 연속 플러스 성과를 강조하고,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을 전망했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지난해 327억불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미 3분기까지 252억불로 역대 최대 실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역대 최대치 기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첨단산업과 반도체의 경우 SK 하이닉스의 용인 산업단지 조성을 예로 들었다. 또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같은 최첨단 메모리부터 시스템반도체, 팹리스를 아우르는 622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박 차관은 또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한미 간 교섭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 통제 예외 대상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된 것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박 차관은 “정부 출범 시부터 지정학적 불안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고금리·고물가 누적 등 엄중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민관이 원팀이 돼 협력해 역대 최대 수출,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경제 지표상의 성과를 민생 전반으로 확산하고, 새 도전 환경에 당당히 맞서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 원전 생태계 복원과 무탄소 에너지 확산의 경우 원전 수출 성과와 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전략을 위주로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내수부진’ 지난달 취업자 8만3천명↑…쉬었음 인구 10월 역대 최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만3000명으로 넉 달 만에 1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도소매업과 건설업에서 고용한파가 지속됐으며,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는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3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4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이 10만명을 밑돈 것은 6월(9만6000명) 이후로 4개월 만이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과 건설업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14만8000명 줄었고, 건설업도 9만3000명 감소한 것이다. 도소매업 취업자 감소는 2021년 7월(-18만6000명)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도소매업은 8개월, 건설업은 6개월 연속 각각 감소세다. 도소매업 부진과 관련해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소매 취업자 감소 상황이 도매까지 확장된 경향이 있으며, 임금근로자 외 자영업자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취업자수 감소의 경우 서 국장은 “작년 10월 취업자 수가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3만3000명 감소하며 4개월째 줄었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7000명), 교육서비스업(8만4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7000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25만7000명 증가해 고용시장을 견인했다. 30대는 6만7000명 늘었고 50대도 1만2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2000명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9만1000명, 임시근로자는 10만5000명 각각 증가했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10만명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동월 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외에 지난달 실업자는 6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2.3%로 0.2%p 상승했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는 1608만2000명으로 작년보다 2만1000명 늘었는데, 이른바 '쉬었음' 인구는 244만5000명으로 역대 10월 중 가장 많았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KDI 올해 성장 2.5%→2.2%, 내년은 2.1% 전망…트럼프 변수 경계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5%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2.0%로 조정했다. 내수 회복이 더딘데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12일 KDI가 내놓은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3%포인트(p)와 0.1%p 낮춰 잡았다. 지난 5월과 8월 각각 0.1%p 하향조정한 데 이어 이번에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회복이 생각보다 더 지연되고 있으며, 0.3%p 하향조정은 전적으로 내수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KDI는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내수가 일부 회복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18만명에서 내년 14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1.6%를 제시해 목표치 2.0%를 밑돌았다. 특히 KDI는 내수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3%에서 내년 1.8%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점쳤다.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미약한 증가세이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실질임금 상승폭 확대로 민간소비 여건은 일부 개선됐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내수 리스크로는 건설 부진을 꼽았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1.8%에서 내년 -0.7%로 다소 완화되겠지만 완연한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부진과 관련해 '금리인하 실기론'도 언급했다. 정 실장은 “금리인하가 저희 생각보다는 조금 늦어졌고, 그 부정적 영향이 생각보다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리스크'를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트럼프 2기의 관세장벽이 내년에는 현실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KDI는 지난 트럼프 1기 정부의 과정을 봤을때 시차가 걸릴 것이며, 설사 관세인상이 진행되더라도 2026년부터 진행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 실장은 “저희 생각보다 관세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2.0%)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KDI의 전망은 한국은행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이후 이창용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외에 국제기구로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한 상태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 1호 조성…연내 300억원 투자 추진

정부가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 1호를 조성한 가운데 올해 안으로 300억원까지 투자를 추진한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해외사업 투자에 전문성이 있는 한국 해외인프라 도시개발지원 공사를 펀드 조성‧운용 등에 관리기관으로 선정해 펀드 조성을 추진했으며 올해 10월 1580억원 규모(정부 출자 1110억원·민간 투자 470억원)의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 1호를 조성했다. 이 지원펀드는 국내기업이 수주한 탄소감축, 순환경제, 물산업 등 녹색전환을 촉진하는 해외사업(프로젝트)에 투자해 국내기업의 수주‧수출 활성화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조성됐다. 1호 펀드 운용사인 한화자산운용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투자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해외 폐기물 매립가스 발전사업에 투자를 완료하며 올해 안으로 최대 300억원까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20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가 조성되며 내후년에는 5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가 순차적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정부는 300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투자 1000억원을 유치해 이번 1호 펀드와 함께 총 4000억원 규모의 3개 펀드를 조성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이번 '녹색인프라 해외수출 지원펀드'가 국내 녹색산업의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고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영태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급성장하는 전 세계 녹색산업 시장에서 국내기업이 선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투자 지원뿐만 아니라 수주지원단 파견 등 현장 지원까지 더욱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긴축적 통화정책 영향에 물가안정…물가둔화에 통화정책 완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2%) 아래로 떨어진 것은 시차를 두고 나타난 '긴축적 통화정책'의 영향이 컸다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물가 상승률 둔화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등 거시정책의 기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선주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11일 현안분석 '최근 물가 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부호제약 구조적 벡터자기회귀(Sign Restriction SVAR) 모형을 활용해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수요와 공급 요인으로 분해하고, 통화·재정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통화정책은 재정정책에 비해 물가상승률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p) 하락하면, 물가상승률은 3분기 후 최대 0.2%p 상승한 후 2년여간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정부지출이 GDP 대비 1%p 증가하면, 물가상승률이 동 분기에 최고 0.2%p 오른 후 1년여간 영향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정책 수요 충격(소득·자산가격 변화 등)의 영향은 1∼2년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충격(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의한 물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짧은 것으로 파악됐다. KDI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각 변수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증감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지난 2022년 상반기 이후 높은 물가 상승세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 회복(비정책 수요 요인), 확장적 재정정책,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2021년 하반기 이후 소비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됐고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확장적 재정정책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작년에는 지난 2022년 중반부터 시행된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으나 수요 회복 영향이 유지되면서 비교적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된 것으로 KDI는 진단했다. 올해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물가에 하방 압력이 지속됐고, 수요 회복의 효과가 점차 약화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가시적으로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예상치 못한 추가적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거시 정책의 기조 역시 이같은 추세에 맞춰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2%)를 하회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정정책은 이미 확대된 재정지출 수준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공정위, 독과점 플랫폼의 반경쟁행위 단속 강화한다

경쟁당국이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독과점 플랫폼의 반경쟁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 대응에 나선다. 또 온라인 중계 플랫폼 입점업체에 대한 대금 정산기한 준수 의무부여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이같은 내용의 '윤석열 정부 공정거래분야 성과 및 향후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 과제로 ▲독과점 플랫폼의 반(反)경쟁행위에 대한 신속·효과적 대응(공정거래법 개정)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의 입점업체에 대한 대금 정산기한 준수 및 별도관리 의무부여 ▲거래관계의 투명성·공정성 확보(대규모유통업법 개정) 등을 위한 입법이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회 논의과정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남용 및 불공정행위도 면밀히 감시·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후테크, 문화콘텐츠(웹툰·웹소설 등) 등 우리 경제 지속 성장의 기반이 되는 미래·신(新)산업 분야의 혁신과 경쟁활성화를 위한 제도 보완에도 팔을 걷어붙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규모 성장, 금융산업 발전 등 변화된 환경을 반영하고 대기업의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집단 시책 합리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국민생활 밀접 분야에서의 부당 내부거래 등 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생분야에서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 ▲장기간 독과점 구조가 유지되어 온 분야 경쟁촉진 방안을 지속 마련할 예정이다. 이외에 ▲중소하도급업체 보호장치 및 피해구제 강화 ▲가맹분야 필수품목 관련 제도 개선 및 엄정한 법 집행 ▲납품단가 연동제 확산 및 탈법행위 감시 ▲현저한 부당특약의 사법(私法)상 효력 무효화 ▲기술유용 피해기업이 법원에 직접 금지를 청구하는 '금지청구권' 도입 ▲필수품목 확대 등 불리한 거래조건 변경 시 가맹점주와의 협의 의무화 현장안착 지원 ▲외식업종 가맹본부의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행위 시정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생활의 디지털·글로벌화에 따른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신유형 거래(SNS, 구독경제, 온라인 게임아이템 구매 등) 관련 법위반 행위 감시·시정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임시중지명령 발동요건 완화 등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도 중점을 둘 예정이다. 콘텐츠 소비의 경우 ▲SNS 마켓의 소비자 거래행태 및 법 준수여부 점검 ▲OTT·음원서비스·온라인쇼핑몰의 중도해지권 방해·제한 ▲게임 아이템 정보 거짓고지 관련 법위반 행위 시정 등을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앞서 공정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공정거래를 통한 시장 본연의 효율성과 역동성 확대 기반 조성에 노력해 왔다며 구체적 성과를 지표로 내놨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민생 분야(플랫폼·통신·사교육·의약품·게임 등)와 경제의 지속성장을 선도하는 주력산업 분야(반도체·건설 등) 등에서 총 5837건의 시장 반칙행위를 적발·시정하고 과징금 약 1조 1557억 원을 부과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력 남용('23.1월), 공공분야 입찰담합('23.6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23.7월), 가맹분야 필수품목 거래관행 개선('23.9월~), 기술유용행위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24.2월) 등 제도개선과 각종 불공정행위 시정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자신의 정당한 몫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거래관행 개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디지털·글로벌 등 거래환경 변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소비자 피해에도 대응했다. 다크패턴 규율(전자상거래법 개정, '24.2월), 해외 온라인플랫폼 소비자 보호 대책('24.3월) 등을 추진했고, 슈링크플레이션 부당행위 지정('24.5월), 집단분쟁조정을 통한 확률형 게임 아이템 피해보상('24.9월, 약 219억 원), 티몬·위메프 피해 대응 등 다양한 소비자 문제에 대처했다. 끝으로 공정위는 대형마트 및 차량공유·렌터카 영업규제, 자동차 품질인증부품 등 관련 경쟁제한적 규제를 개선*하여 국민의 쇼핑·이동 편의를 확대하고, 동일인의 친족 범위 축소, 공시부담 경감 등 대기업집단 시책도 합리화(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 '22.12월 및 '24.1월~)했다. 사건처리 기간과 건수에 대한 수치도 개선했다. 전년 대비 평균 사건처리 기간은 22.2% 단축했고, 처리 건수 14.6% 증가('23년말 기준)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최상목 부총리 “모든 가능성 열고 여건 변화에 신속 대응”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단단한 바위처럼 한미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건의 변화를 빈틈없이 예의주시하겠다"며 “상황별로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미국과는 긴밀히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11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7차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열고 통상 및 외환·금융 전문가들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방안을 점검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우선 최 부총리는 “미국 신정부 정책들의 영향을 일률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산업과 통상, 외교와 안보, 공급망, 금융 등 대외경제 여건 뿐 아니라 전 분야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상황별로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가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최 부총리의 지적이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이런 부분에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외교·안보, 경제·통상 측면에서 미국 중심의 일방적 압박·협상으로 정책 기조 변화가 예상된다"고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그러면서 “핵심 이익을 수호하면서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정무적·전략적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나가 전문가들은 “거시·외환 측면에서는 미국 신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성장에 일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에너지값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에 따른 국내투자 활성화 등 긍정적인 요인도 혼재한다"고 진단했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통상교섭본부장 “트럼프 정책 예단 어려워…범정부 차원서 긴밀 대응”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도널드트럼프 미 행정부 정책과 관련, “상호 호혜적인 한미 통상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긴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11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41차 통상추진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아직 트럼프 신정부의 구체적인 정책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리에서 정 본부장은 “한미 통상 관계의 안정적 관리 측면에서 그간 양측간 논의되어 온 통상 현안을 꼼꼼히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 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 본부장은 특히 “지금까지 한미 통상 현안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온 만큼,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상호 호혜적인 한미 통상 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긴밀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 통상정책 기조 변화와 이에 대비하기 위해 그동안 논의한 관리 방안 등이 다뤄졌다. 회의에는 관계 부처 국장급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한미 통상 현안이 이슈화되지 않도록 철저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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