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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바야흐로 AI와 데이터센터의 시대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거의 모든 국가가 이 미래산업에 사활을 걸고 달려들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 세계 3강 진입을 목표로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으며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는 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와 동시에 세계는 자신들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 이후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 가져온 제조업 위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에너지 비용 완화 인센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엔 보조금과 같은 직접적 인센티브를 비롯해 기후의제 완화 같은 제도적 걸림돌 제거 등이 포함된다. 프랑스와 독일은 정상들이 직접 공급망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유럽의 그린워싱 방지법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철회되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투하하고 있으며 '드릴 베이비 드릴'로 대표되는 에너지 공급 확대는 물론이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위한 '모든 에너지원의 개발'을 표방하고 있다. AI와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미국 텍사스 주는 현재 85기가와트의 전력공급 능력을 6년 후 150기가와트로 늘려야 할 수 있는데 이 추가 공급의 50%가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예정이다. 워싱턴 소재 에너지 리서치 유닛(ERU)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가 베트남을 제외한 아세안 국가 전력 수요의 2%에서 최대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는 이와 같은 대규모 신규 부하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제조업 부활에도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에 따르면 알루미늄 1톤을 만드는 데 14,821킬로와트시의 전력이 필요하다. 연간 생산 능력이 75만 톤인 현대식 제련소에는 보스턴 크기 도시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2030년까지 3,100만 메가와트시, 2035년까지 4,800만 메가와트시의 에너지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추리 알루미늄은 2022년 켄터키주 호즈빌 소재 제련소를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이유로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몰락을 불러왔던 미국 제련소 평균 전력비용은 2024년 메가와트시 당 33달러였다. 공급을 시급히 확충하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이는 어려운 미션이다. 원전의 경우 완공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 반면 데이터센터는 2~3년에 불과하다. 브릿지 연료로 각광받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는 밀려드는 주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스터빈 대기시간에만 5년이 걸리고 지난 10개월 동안 가격은 50% 이상 상승했다. 인건비도 상승하면서 발전소 건설 비용만 3배 가까이 올랐다. 빠른 공급 확대도 어렵지만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저렴한 전기가 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는 건 선택이다. 미국 알루미늄 협회는 제련소가 메가와트시당 약 40달러 비용으로 장기 전력 계약을 요구했지만, 빅테크 기업은 메가와트시당 100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빅테크의 프리미엄 지불과 송전 용량 제한은 미국 전력 가격을 꾸준히 상승시킬 것으로 우드 매킨지와 CRU는 예측하고 있다. 선택의 결과가 전력요금 상승이라면 제조업 부활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미래 핵심 산업을 포기하는 건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23, 2024년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1.9%, 1.5% 뒷걸음질 쳤고 1990년대에 20%를 웃돌던 일자리 중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5.5%로 감소했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은 중국과 경쟁이 버겁다는 미국보다 60% 이상 비싸다.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저렴한 조달이 핵심이다. 현 정부엔 둘 중 하나라는 선택지는 없다. 제조업과 미래산업에 모두 성과를 거두기 위한 안정적이면서 저렴한 에너지 공급 전략은 당장의 대안인 기존 발전소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충남도, 석탄화력특별법 제정 국정과제 반영 요청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공공기관 이전 등 핵심 지역 현안을 새 정부 국정과제에 반영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충남도는 8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국정기획위원회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주관한 충청권 시도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국정기획위원회가 국가균형발전 정책 제안과 대통령 지역공약에 대한 시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충남도에서는 전형식 정무부지사가 참석해 지역 과제를 설명했다. 충남도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과제로 석탄화력발전 폐지 지역의 지역경제 붕괴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행정 체계 대개편 및 권한 이양, 오염된 연안 하구 생태 복원 등도 건의했다. 공약과제로는 공공기관 제2차 이전, 충청내륙철도 건설, 보령∼대전 고속도로 건설,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제2중앙경찰학교 충남 설립 등 충남 7대 광역 공약을 중심으로 요청했다. 도는 지역 여야 국회의원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더 많은 충남 현안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형식 부지사는 “새정부 국정과제에 반영된 지역 현안은 조속한 추진을 기대할 수 있고, 정부예산 확보에도 유리하다"며 “국정과제 반영을 통한 충남 현안 해결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유기적으로 공조하며 국정기획위원회에 총력 대응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책공약집을 통해 충남에 대한 7대 정책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수도권 1시간 생활권 교통인프라 확충,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국방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육성, 백제고도·금강권역 명소화를 통한 역사문화생태관광도시 조성 등이 포함됐다. 또한 충남 친환경에너지 핵심거점 조성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폐쇄 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 지원, 서해안권 해양생태복원을 통한 명품해양관광벨트 구축, 충남의 공공의료 및 치료체계 강화, 지역 경쟁력 있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국토균형발전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김민석 총리 “IMF급 경제위기, 정면돌파”…10X3 플랜 공개

김민석 국무총리가 8일 '10×3 플랜'을 공개하면서 민생·경제·공직사회 전반을 속도감 있게 정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폭염과 호우 등 재난 대응에 총력할 것"이라며 이같은 직무 수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한 민생 핵심과제를 '안전·질서·생계' 3대 축으로 재정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취임 첫 10일은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재난안전, 자살예방, 산업재해 대응 등을 우선순위에 뒀다. 이어 두 번째 10일 동안은 공직사회의 '내란 후유증'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무능한 폭군정치의 상처를 공직사회에서 걷어내겠다"며, 내부 토론문화 회복과 성과주의 공직 모델을 강조했다. 총리실 브리핑도 더 자주, 더 투명하게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10일은 정책 점검 기간이다. 각 부처의 국정 기획안을 현실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민생물가 대응과 사회적 대화 기반 구축을 추진한다. 특히 김 총리는 “직장인을 위한 든든한 점심밥 정책" 등 일상 밀착형 대표정책을 개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총리는 “공직사회가 열심히 뛰어야 국민이 편안하다"며, 직급을 넘어 창의적 제안과 적극행정을 장려하겠다고 했다. 세종시 집중근무 '세종주간'도 도입해 충청중부권 균형발전을 실현할 방침이다. 또 하나의 축은 경제위기 진단이다. 김 총리는 “12.3 불법계엄이 남긴 총체적 위기 속에서 IMF 수준의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라며 현실을 국민과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주가 상승 등 긍정적 심리효과만으론 부족하다"며 경제 상황을 초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광복 80주년 국가 미래전략 수립, AI·바이오 초고급 인재 확보 등 대통령이 직접 요청한 중장기 국정 과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각계의 주도적 참여를 강화하는 한편, 특히 10대~40대 미래 주도세대의 정책 발언권을 높이겠다는 복안도 포함됐다. 김 총리는 “가능한 것부터 당장, 나부터, 다 같이"라는 '가나다 실천정신'을 앞세우면서 총리실을 “응원단장이자 정책조율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신연수 칼럼] 이재명의 경제정책, 출발은 좋은데…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분배…. 민주당의 단골 메뉴였던 이런 용어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공약에서는 사라졌다. 대신 성장이 경제정책의 맨 앞에 나왔다.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달 펴낸 '새 정부 성장정책 해설서'에서는 박정희의 산업화, 김대중의 정보화에 이어 이재명 정부가 제2의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했다. 분배보다 성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반영하지만, 그만큼 우리 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였고 지난 1년간 폐업한 사업자 수는 사상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수출과 내수가 모두 침체에 빠져 글로벌 대기업부터 골목상권까지 안 어려운 데가 없다. 문제는 이런 불황이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깊어진다는데 있다. 저성장이 이대로 굳어진다면 모든 사람에게 기회의 창은 점점 좁아질 것이다. 정부가 성장의 불꽃을 다시 피우는데 집중하기로 한 것은 옳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재명 정부가 선택한 것은 첫 번째가 인공지능(AI)이고 두 번째가 에너지전환 관련 산업이다. AI는 기술을 넘어 문명의 전환을 가져올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 2019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집중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일본의 수출 보복, 부동산 가격 폭등 같은 힘겨운 현안들 때문인지 AI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제라도 AI를 강조하게 되어 다행이다. 에너지전환 역시 탄소중립이 세계 경제의 표준이 되고 있는 만큼 적절한 목표 설정이다. 탄소 배출이 많은 한국의 제조업을 탄소제로 기술로 업그레이드해야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세계적 추세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축소하고 전력망 확충에 소홀했던 만큼, 서둘러 쫓아가야 할 분야이기도 하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30여 일. 시작은 좋아 보인다. 한 달 만에 코스피가 14% 오르며 세계 주요 국가들 가운데 최고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재정 확대를 통해 AI, 바이오, 방산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상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개선한 것이 효과를 봤다. '이재명 랠리'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띄고, 꿈틀대던 서울 집값은 한 번의 대출규제 발표로 숨을 죽였다. 그러나 어쩌면 좋은 것은 여기까지일 지 모른다. 계엄과 탄핵으로 경제활동이 얼어붙고 윤석열 정부의 아마추어 같은 국정운영으로 사회 전체가 엉망진창이었기에, 이재명 정부는 기저효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비용 청구서가 날아들 일만 남았다. 새 정부의 성장 정책 방향은 옳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풀어야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AI에 100조 원을 투자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으나, 100조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줄여서 매년 세수 펑크를 냈고 재정적자도 늘렸다. 이재명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이 싫어할 '증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에너지전환의 경우 에너지고속도로 건설만 얘기하고 전력시장 구조개편 같은 논란이 첨예한 사안들은 빼놓았다. 공약 단계에서는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할 수 있지만, 실제로 정책을 집행하는 단계에 들어서면 재원조달이나 구조개혁 같은 험난한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나와야 진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나눠주고 증시를 띄우는 것은 일시적인 방편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경제 정책이 될 수 없다. 실물경제 회복 없는 주가 상승은 부동산에 이어 주식시장마저 투기장으로 만들 뿐이다. 한국 경제는 대내외적 전환기에 있다. 밖으로는 자유무역체제가 위협받고 안으로는 혁신이 고갈되고 있다. 미국과의 슬기로운 관세협상으로 수출 산업을 지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워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한국의 미래 30년이 달렸다. 신연수 기자 ysshin@ekn.kr

[이슈&인사이트]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공정한 동행은 가능한가

최근 더본코리아는 '빽햄' 원산지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비자는 '햄'이라는 이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기대했지만, 실제 제품은 기계분리육(MDM)과 전분이 주재료였다. 단순한 원재료 논란을 넘어, 신뢰의 상징이던 백종원 대표와 브랜드 이미지 간 괴리가 소비자 실망을 키웠다. 더본 측은 대표의 방송 하차와 전국 할인전을 통해 위기 수습에 나섰지만, 이러한 조치가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 동시에 피자헛은 가맹점주와의 법적 분쟁에서 2심 판결로 약 210억 원의 차액가맹금 반환을 명령받았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제품을 유통·공급하면서 붙이는 마진인데,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이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구조가 계약서나 정보공개서에 투명하게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법원은 본사가 이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고, 가맹점 수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만약 대법원까지 판결이 확정된다면, 유사한 구조를 가진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대대적인 수익구조 개편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가맹점은 명목상 독립된 사업자지만, 정보의 비대칭성과 협상력의 격차는 본사의 우월적 지위를 제어할 수 없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 가맹점주는 본사의 유통 이익구조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 결정을 내리고, 이후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가맹사업법을 통해 정보공개서 제도, 분쟁조정제도, 계약서 사전 교부 의무 등을 통해 보호장치를 마련해 왔다. 하지만 실효성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정보공개서 상 차액가맹금 항목은 2018년 개정으로 공시가 의무화됐지만, 소비자나 가맹점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정직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1년 헌법재판소는 정보공개서에 포함된 차액가맹금 항목은 “단순 유통이익일 뿐 본사의 핵심 영업비밀은 아니며, 따라서 공개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맹 희망자들이 “이 회사가 유통마진을 얼마나 붙이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싶다"는 요구를 충족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제는 단순한 제도 보완이 아닌, 본질적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과 협력업체를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구매협동조합을 통한 공동구매, 공정 수익 분배 모델, 자율분쟁조정기구(ADR) 설립 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한다. 또한 프랜차이즈 수익모델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차액가맹금은 투명하게 공개되며, 대다수의 본사들이 매출에 연동된 '러닝 로열티'를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는 가맹점 매출 확대가 곧 본사 이익으로 직결되기에 상호 성장 유인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공정위는 '차액가맹금에서 러닝 로열티로 전환 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많은 가맹점주들이 매출 공개 자체를 꺼리고, 로열티 납부에 대해 극도로 반감을 갖고 있다. 본사는 백마진을 포함한 간접 수익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일괄적 전환은 어렵고,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러닝 로열티를 도입한 브랜드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거나, 정보공개서의 표준양식을 단계적으로 개편하는 방식 등 '스틱 앤 캐럿'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동시에 로열티 전환은 브랜드 신뢰도가 낮은 업체나 리스크 회피성 전환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평가 기준과 로드맵이 병행되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연간 120조 원의 시장 규모, 12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거대한 생태계다. 그렇기에 공정성과 투명성,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단지 가맹점주의 이익을 넘어, 산업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다. '갑을' 관계로 유지되던 프랜차이즈 구조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이야말로 본사가 진정한 파트너십의 자세로 돌아가야 할 때다. 소비자는 진실한 브랜드에 반응하고, 점주는 공정한 계약에 충성한다. 가맹본부가 이 단순한 진리를 실천할 때, 진정한 상생은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박주영

세종시-중국 산시성, 우호협력 10주년 맞아 교류 확대 합의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세종시와 중국 산시성이 우호협력 10주년을 맞아 양 지역 간 교류를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문화예술과 청소년 교류를 중심으로 한 실질적 협력 방안이 구체화됐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7일 시청에서 천춘지앙(陈春江) 산시성 부성장을 단장으로 한 샨시성 대표단과 만나 이같이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10년간의 교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지속가능한 협력 방향을 모색했다. 산시성은 중국 고대 문명의 발상지로 진시황릉과 병마용으로 유명한 실크로드의 출발점이다. 세종시와 산시성은 2015년 우호협력협정을 체결한 이후 청소년 교류, 문화 행사, 친선 체육경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왔다. 양 지역의 우정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더욱 깊어졌다. 세종시가 방역물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산시성이 대량의 방역물품을 긴급 지원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이날 회담에서 세종시는 오는 9월 개최되는 '제14회 시민체육대회' 개회식에 산시성 문화예술단의 공연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산시성 측은 내년 5월 개최 예정인 '실크로드 국제박람회'에 세종시를 공식 초청했다. 최민호 시장은 “고대 중국의 수도였던 산시성과 미래 대한민국의 수도 세종시는 수도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한다"며 “9월 시민체육대회에 샨시성 공연단이 참여해주면 매우 감사하겠고, 청소년 공연과 교류를 통해 중국과 더욱 깊은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천춘지앙 부성장은 “올해는 세종시와 산시성 간 우호협력 1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양 도시 간 교류 강화에 깊이 공감하며, 청소년 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9월 세종시에 샨시성 공연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종시가 내년 5월 실크로드 박람회에 공식 대표단으로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산시성의 실크로드 박람회 초청에 대해 “내년 5월 참석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세종시는 이번 산시성 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도시 간 교류를 더욱 강화하고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산업부 “트럼프 서한은 협상 연장…합의 도출 노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한국시간 8일 새벽), 한국에 대해 25%의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서한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부는 즉각 입장을 내고 “8월 1일까지 관세 발효는 사실상 유예된 상태이며, 남은 기간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된 공식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는 “8월 1일부터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이는 지난 4월 트럼프 측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안'에서 한국에 최초로 책정된 수치와 동일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한 공개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실질적으로 8월 1일까지 관세 발효가 연기된 것으로 판단하며, 그 전까지 상호 이익이 되는 합의 도출을 목표로 협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갈조했다. 이어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후 짧은 시간 안에 국익 중심의 협상을 이어왔으나, 모든 쟁점에서 합의를 끌어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관세 부담으로 인한 산업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1차관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업종별 영향 평가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관세 유예 종료 시점이 당초 7월 8일이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8월 1일'로 부과 시점을 정한 만큼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 산업부와 외교부는 백악관 및 미 통상대표부(USTR)와의 접촉 채널을 가동해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동시에 미국 측의 관심사로 알려진 △무역수지 균형 △제도·규제 개편 △핵심 산업 협력 강화 등을 중심으로 양국 간 통상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과 연계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5%의 관세율은 미국 내 보호무역 재정비 조치의 일환으로, 유럽연합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무역국을 일괄 대상으로 지정한 상태다. 중국은 별도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세종시 “행정수도·한글문화도시 완성 전폭 지원” 요청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7일 임기근 신임 기재부 차관을 만나 행정수도 완성과 한글문화도시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현안 사업이 2026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승원 경제부시장은 기재부 제2차관 임명에 축하 인사를 전하고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려면 정부예산 편성과정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한글·한류 문화 및 학습 수요에 대응하고 한글문화도시로 지정된 세종시의 상징성을 설명하면서 이와 관련된 현안 사업의 지원을 건의했다. 특히 한글과 한류문화가 세계속으로 확산·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거점시설인 '국립한글문화단지' 조성 사업의 국비 반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2행정지원센터 건립과 관련해서는 예타면제 신청 등 관련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내년도 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의 포화 문제를 해소하고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따른 대규모 회의·행사 수요 대응을 위해 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데 따라서다. 또 도심 내 단절된 국지도 96호선 구간을 연결하고 향후 건립될 국회세종의사당 등 주요 시설과의 교통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제천 횡단 지하차도 건설사업의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비 지원을 건의했다. 이 밖에도 세종지방법원·검찰청 건립 예산과 시민 편의 증진과 안전교육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운전면허시험장 건립 예산의 국비 반영도 강력히 요청했다. 이승원 경제부시장은 “이번 면담은 정부 추경이 마무리되고 내년도 본예산 편성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 시 현안 사업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전달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에 발맞춰 주요 사업들이 예산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김명기 횡성군수 “횡성을 대한민국 미래차 산업의 메카로 …”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김명기 횡성군수는 7월 현재 민선 8기 100대 공약 이행률 64%를 달성하며 미래차 산업 기반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김 군수는 7일 오전 횡성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횡성 미래모빌리티 거점특화단지 내 경상용 특장시작차 제작지원센터에서 민선 8기 출범 3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이 자리를 미래 모빌리티 거점 특화단지에서 마련한 이유가 있다. 도시 미관을 저해해 온 것은 물론 지역 개발의 족쇄가 돼온 군부대 부지가 군미의 품으로 돌아와 눈부힌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명기 횡성군수는 “횡성은 강원도의 7대 전략산업 중 하나인 미래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횡성군은 총 2196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국내 유일의 미래차 원스톱 전주기 기업지원 생태계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거점특화단지의 청사진을 소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특화단지는 2030년까지 25만평 규모로 3단계에 걸쳐 조성된다. 현재 1단계인 '이모빌리티 연구·실증단지'가 본격화됐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연구, 시험, 인증, 평가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특히 “KCL, 도로교통공단,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협력해 전국에서도 유례없는 수준의 자율주행 실도로 평가 검증단지, 배터리 안전성 평가센터 등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설계부터 개발, 생산, 재사용까지 미래차의 전 과정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단계와 3단계 계획도 밝혔다. “2단계에서는 경형 특장차 개발지원센터, 일자리 지원센터,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만들어 기업 유치와 인력 양성에 힘쓸 것"이라며 “3단계에서는 군수·방위산업 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자율비행드론 싫증구역과 스마트팜 등으로 산업과 주민소득을 함께 살리다"고 강조했다. 군은 오는 9월 국토교통부 투자선도지구로 지정 고시되면 미래 모빌리티 거점 특화단지 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에 원형지수의 매각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조세 및 부담금 감면 등 세제지원도 이뤄져 우량기업 이주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래차 산업기반 구축의 주춧졸이 될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군수는 “갑천고등학교를 강원 모빌리티 특성화고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11일 강원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며 “지역소멸 해법으로 면 단위 작은 학교를 살리고 지역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인재를 육성해 나가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군수는 “군민과의 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피력하며 “둔내면 도시재생, 두곡버들습지 복원, 횡성복합아트센터, 국립횡성호국원 등 관광문화보훈 분야에서도 차질 없이 추진해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며 “어르신과 아동, 여성, 장애인까지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한 복지도시를 만들고, 대학생 등록금 지원과 청년 일자리 정책을 강화해 청년들이 꿈을 펼치는 도시도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한우 농가를 위해서도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이번 두바이 출장에서 현지 유통·공급업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과 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횡성한우의 가치를 세계 속에 알리고 농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김명기 횡성군수는 “우리가 마주한 오늘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무수한 고민과 선택의 어제가 모인 결과다. 앞으로 1년, 민선 8기 횡성군의 군정 방향은 군민행복과 횡성발전이라는 점에 변함이 없다"며 “오늘 또 이 한걸음에서 횡성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군민 여러분과 함께 희망으로 달려가며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충남도, 친환경·수출·방송 신인프라로 반전 모색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산업 전환과 정주 여건 개선, 대외 교섭력 강화를 통해 지역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7일 실국원장회의에서 최근 기업 투자 유치와 방송 개국, 수출 네트워크 확장 등 주요 현안의 후속 조치 이행을 각 실국에 강하게 주문했다. 김 지사는 먼저 지난 6월 23일 HD현대오일뱅크와 체결한 '대산항 청정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협약을 언급하며 “2032년까지 수소·바이오 연료 기반 복합시설이 조성되면 정유·화학산업의 신성장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관련 부서에 연계사업,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 실증센터 추진에 속도를 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대한제강과의 5500억 원 규모 스마트팜 협약에 대해서도 “석문간척지 인근에 폐열 활용형 스마트팜 231만㎡를 조성해 연간 냉난방비를 60% 줄이고, 청년농 유입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며 인허가, 정책자금, 문화·주거 시설 연계 확대까지 종합적으로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김 지사는 7월 1~2일 천안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직접 거론하며 “11개국 110개 바이어와 도내 250개 기업이 6600만 달러 규모의 상담·계약을 맺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해 상담회 이후 기업별 애로사항을 정기 모니터링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7월 8일 개국한 TBN 충남교통방송에 대해서는 “지상파 방송사가 없던 충남에 첫 지역 방송국이 생긴 의미 있는 일"이라며 “재난과 교통 정보는 물론, 도민 생활 전반의 정보를 제공하는 대표 매체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정부 예산안 반영을 위한 대응도 빠뜨리지 않았다. 김 지사는 “7월은 정부 예산안 초안 확정 시기"라며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예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재부 심의 단계부터 부처와 협력해 충남의 주요 프로젝트가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김 지사는 추경 재원 확보, 산업단지 태양광 확대, 관광가로수 상품화, 기업 주4일제 도입 확대, 관광객 체류형 인프라 확충, 저출산 극복 데이터 확보 등 다수의 현안 과제도 부서별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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