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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이 한국 부동산시장 망쳐”…거세지는 폐지론

한때 서민 주거 복지 수단으로 칭송받던 전세대출 제도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갭투기를 부추기는 바람에 지나친 집값·임대료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가계부채 증가, 자산 양극화 심화, 실물 경제 위축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도덕적 해이로 인해 전세사기로 악용되면서 수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해 천문학적 국고가 낭비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정부도 전세대출 보증 한도 축소와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자인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빨리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분간 제도적 보완을 통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특유의 주택 임대 시스템인 전세 및 전세대출 제도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왜곡이 심각하다. 전세는 비교적 거액의 보증금을 집 주인에게 맡기는 대신 별도의 임대료는 내지 않는 방식이다. 소액의 보증금과 주간·월간 단위로 임대료를 내는 다른 나라의 주택 임대 제도와 차이가 있다. 전세 세입자는 한꺼번에 거액을 마련해야 하지만 나중에 이사갈 때 돌려받아 주택 구매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별도의 임대료를 내지 않아 주거 비용이 절약된다. 집 주인도 주택을 구매할 때 전세를 낄 수 있어 적은 금액으로도 가능해진다. 전세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 사다리'로 인정받으면서 전세대출 제도 탄생으로 이어졌다. 사적 금융거래임에도 정부가 별도의 담보도 없이 보증을 서주고 금융권이 100% 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전세계에서 유례없는 시스템이 생겨난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집값·임대료 등에 거품이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0%로 국민은행이 2022년 11면적으로 시세 조사 표본을 확대 개편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7% 올라 10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6.18%로 3배 가까이 높았다 대출로 전세자금 조달이 쉬워진 만큼 세임자들은 더 많은 전세금을 감당할 수 있게 됐고, 집주인들도 전세가격을 올리는 경향이 생겼다. 특히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를 유발했다. 전세대출 때문에 집값과 전셋값이 인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굳어졌다. 결국 가계부채 폭등과 금융시장 불안, 자산 격차, 깡통전세 및 역전세, 월세 전환 가속화,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기회 감소, 저소득층 주거 불안 심화 등으로 이어졌다. 실제 국토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세대출 보증이 3.8% 증가할 때 전세값은 연간 8.21%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공시 가격의 150%까지 대출을 가능하게 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을 서면서 부동산과 가계부채가 폭등했었다. 소득이 없음에도 소득을 인정해주는 '인정소득' 제도까지 생기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오르자 대출을 활용한 갭투기로 이어지면서 집값이 순식간에 몇 배로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유주택자 전세대출을 가능하게 해 갭투기판을 키웠다. 도덕적 해이가 심해지면서 전세사기가 횡행하게 됐고, 피해금 변제를 위해 국고가 낭비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사인간 금융거래를 담보도 없이 보증해 주고 있는 HUG의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4조4896억원이나 됐다. 대신 물어준 돈도 전년보다 12.4% 늘어난 3조994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HUG의 전세대출 보증 규모는 2019년 16조8291억원에서 지난해 32조9397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부는 최근 보증 한도를 축소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전세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차주의 소득, 기존 대출 등 상환능력을 반영해 HUG의 보증 한도를 산정하기로 했다. 소득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많은 경우 한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들도 전세 대출 심사 기준을 높이고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한도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 폐지론자인 서동기 전 한국감정평가협회 회장은 “장기적으로 전세대출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며 “빚을 지고 전세를 살라는 것인데, 당장은 좋을 수 있어도 결국에는 독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을 많이 해주니 집값이 올라간 것이고, 집값이 오르니 전셋값도 올라간 것이다. 그만큼 거품이 많이 껴있었다는 것"이라며 “전세대출을 줄이면 집값은 따라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 당장은 힘들 수 있어도, 전세대출을 규제하면 집값은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세대출제도가 그간 서민의 주거 사다리로 역할을 해왔으며, 주거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는 만큼 당장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망치 않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대출제도를 당장 없앨 수는 없다. 대출 액수의 한도 및 보증 한도를 줄이면 이로 인한 사고율이 줄고 시장 또한 안정될 것이다. 전세대출을 차근차근 줄여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수수료 아끼려다 사기 당해”…부동산 직거래플랫폼 가이드라인 나왔다

당근마켓 등 직거래플랫폼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자 정부가 허위매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운영 가이드를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당근마켓 등 직거래 플랫폼을 통한 부동산 매매 사례가 늘어나면서 허위·사기 정보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증가함에 따라 한국부동산원, 한국인터넷광고재단 등과 협의해 운영 지침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국회에 따르면 당근마켓을 통한 부동산 직거래 건수는 2022년 7094건에서 2023년 2만3178건으로 226.7% 급증했다. 지난해 1~7월에는 3만4482건을 기록하며 2023년 총 거래 건수를 이미 뛰어넘었다. 중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용률이 급증하는 추세다 문제는 매도인이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요구한 뒤 잠적하는 등 소비자 피해가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아닌 제3자가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성격상 실명인증도 하지 않고 수십억원대의 매물을 올릴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국토부는 이번 가이드를 통해 플랫폼 운영사업자와 광고게시자, 소비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과 플랫폼 운영사업자와 모니터링 기관이 상호 협력해야할 사항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광고게시자가 매도인, 임대인 등 권리가 있는 자가 아닌 경우 소유자와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광고게시자가 주요 정보를 정확히 기재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개선하고, 허위매물 및 신분을 속이고 게시한 글을 자체 신고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광고게시자는 소비자에게 매물종류, 면적 등 부동산의 주요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 대금 지금 방법과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및 인도 시기 등 거래 방식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성실하게 협의해야한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가이드 이행 여부를 지속 점검할 계획이며 사기 등을 목적으로 허위매물을 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청, 지자체 등과 협조하여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소비자들도 부동산 직거래 시 광고게시자와 등본상 소유자가 일치할 때 당근마켓에서 부여하는 '집주인 인증' 여부를 확인해 거래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쇠락한 ‘K-패션 1번지’ DDP일대…도심 랜드마크로 탈바꿈

서울시가 침체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 체계적인 마스터플랜 수립을 수립하고 새로운 공간으로의 재편을 추진한다. 시는 오는 3월부터 'DDP 일대 정비예정구역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재지정된 정비예정구역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 DDP 일대가 직·주·락이 갖춰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용역은 내년 연말 마무리될 계획이다. DDP 일대 지역은 의류 도소매 중심지로 시작해 1990년대 '패션 1번지'로 불리며 국내 패션산업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유통시장 다양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상권이 침체되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통해 기존 도시조직의 특성과 추진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간 구조를 구상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시는 용역을 통해 DDP 인근에 위치한 훈련원공원과 곳곳에 산재하고 있는 녹지공간을 연계해 녹지생태도심을 구현하는 한편, 산업·상권을 활성화하고 도심공동화를 막기 위한 주거 도입 등의 내용 또한 담을 예정이다. 이번 용역을 통해 정비계획이 수립되면 DDP 일대에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신규 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남준 시 도시공간본부장은 “DDP 일대가 세계적인 디자인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 활력을 이끌어 줄 상권 전반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쇠퇴하고 있는 DDP 일대에 신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동대문 일대를 도심권 최대 랜드마크로 성장시키기 위한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강남 291개 아파트 토지거래허가구역 즉시 해제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이날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으며, 조정안은 오는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다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아파트 14곳(1.36㎢)에 대해서는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로 지정을 현행과 같이 유지한다.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중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설립 인가까지 끝낸 6곳에 대해서도 '즉시' 지정을 해제했다. 시는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설립 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 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구역, 투기과열지구 내 신속통합기획 14곳, 공공재개발 34곳 등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등 투기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해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 구청장의 허가 없이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할 수 있으며, 재건축 및 재개발사업 또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부동산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는 과거 부동산시장 안정화와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운영해 온 토지거래허가제도를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 거래량 감소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재건축 이슈가 없는 일부지역에 대해서는 해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조남준 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중 사업추진 상황에 따라 해제시기를 규정해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는 내용의 규제완화를 단행하게 됐다"며 “앞으로 부동산시장 안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투기 등 부동산시장 투기행위 발생 시엔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로또’ 무순위 청약, 유주택자는 못한다

앞으로 유주택자는 '로또 청약', '줍줍' 등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없게 된다. 11일 국토교통부는 그간 비판받던 무순위 청약을 청약제도 취지에 맞게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부양가족의 실거주 여부를 보다 실효적으로 확인해 위장전입 유인을 원천 근절할 수 있도록 서류 징구 및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우선 과열 양상을 빚던 무순위 청약의 신청자격을 무주택자로 한정한다. 지난해 7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동탄역 롯데캐슬' 1가구 모집에는 약 294만명이 접수하면서 역대 최고 경쟁률이 기록됐다. 인근 단지와 비교해 1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가 지역별 여건, 분양상황 등에 맞게 거주지역 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시세차익이나 분양 경쟁이 큰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청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위장전입 단속도 강화한다. 일부 인기단지에서 부양가족수 가점을 더 높게 받기 위해 위장전입이 만연한 현실을 개선한다. 부양가족 점수 산정 시 실거주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ㆍ초본 등 외에 부양가족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병원ㆍ약국 등 이용내역)을 추가로 확인한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무순위 청약제도 개선은 '무주택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청약제도 본래 취지에 맞게 개편한 것"이라며 “지자체가 지역 여건 등을 고려해 거주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하도록 허용하면 청약제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변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올 상반기 중에 규칙을 개정해 위장전입 등 부정청약 근절을 위해 건강보험 서류제출을 의무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주택 임대차거래 신고 지연, 벌금 30만원으로 낮춘다

앞으로 주택 임대차거래 신고를 늦게 했을 때 내는 과태료가 기존 10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하된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의 주택 임대차거래 신고제 관련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12일부터 40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2021년 6월부터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정보 비대칭 극복을 위해 계약시 당사자가 기간, 임대료 등을 신고하도록 했다. 특히 거래 후 30일 이내에 신고하지 않았을 때 계약금액과 지연기간에 따라 최소 4만원부터 최대 1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국토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거짓 신고가 아닌 단순 지연 신고의 경우 과태료를 30만원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주거 취약층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고 고의성이 짙고 시장 질서를 더 훼손하는 거짓 신고와 같은 수준의 처벌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수용해서다. 국토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 지연 신고한 경우에는 과태료 상한액을 최대 30만원으로 낮추고, 거짓 신고한 경우에는 현행 과태료 부과 기준인 100만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또 지연 신고를 방지하기 위해 임대차 신고 대상임을 자동 안내하는 알림톡 발송 체계를 상반기 내 구축한다. 공인중개사협회와 연계한 공인중개사 대상 교육 실시, 상반기 중 온라인·오프라인 집중 홍보 등의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부실·사고 벌써 잊었나?…서울시, 직접시공 규제 축소 논란

서울시가 부실 시공·안전 사고 빈발을 이유로 도입했던 건설 공사 직접 시공 규제를 대폭 축소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10일 이같은 규제 철폐를 포함해 모두 10건(13~22호)의 제도 개선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달부터 경기 침체 대응 및 민생 회복을 명분으로 부동산·도시계획 관련 규제를 대대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시는 이날 이같은 규제 개혁 시리즈의 13번째로 건설공사 50% 직접시공 의무화 방안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공사장 붕괴 사고가 일어나자 과도한 하도급 시공을 '부실 시공과 안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한 후 시행한 직접 시공 확대 조치를 3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뒤집은 셈이다. 시는 2022년 4월 3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입찰시 직접 시공 비율을 점수에 포함시켜 50% 이상일 때 최고점을 주기로 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신림-봉천터널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현장의 안전 문제가 대부분 하도급에서 생기고 있다. 직영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시는 그러나 부실시공·안전 사고, 하도급 비리 등 직접 시공 확대의 명분이 됐던 현실이 딱히 개선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업계 부담' 가중, 건설경기 악화, 공사비 급증에 따른 대규모 공사 유찰 반복 등 최근 상황만을 핑계로 돌연 직접시공 확대 관련 규제를 축소하기로 했다. 대신 입찰 시 '직접시공 비율평가'를 적용한다. 30억원 이상 적격심사 및 종합평가낙찰제 대상 건설공사에 대한 직접시공 비율을 평가하는 제도다. 20% 이상 직접 시공하면 만점을 줄 계획이다. 또 불법하도급 단속과 직접시공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부실 공사 예방·안전 관리 등에 나선다. 공공발주 공사비도 현실화한다.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한 소규모·도심지 공사비 할증 적용 강화, 발주부서 및 계약심사부서간 협력을 통해 적정 공사비 산정, 설계 단계부터 원가 반영을 위한 교육과 컨설팅 실시, 특성을 고려해 공사비 할증 적용을 강화 등도 실시한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교통정리원에 대해선 기존 노무비 뿐만 아니라 보험료도 법정 경비에 반영(15호) 해준다. 디지털 신기술이 산업에 적용되는 것을 방해하는 각종 행정 규제를 폐지하는(16~19호) 내용도 담았다. 2008년부터 15년 이상 머물러 있는 공유재산 취득·처분·관리 기준 가격도 상향(17호)한다. 건설업계 한 안전 전문가는 “시가 직접 시공 규제를 강화했던 시기와 지금이 부실 시공, 안전 사고 등에서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민의 안전과 재산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규제가 행정 당국의 간단한 판단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전세대출 200조 돌파…소득·기존 대출 감안해 보증 한도 줄인다

정부가 전세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기존 제도가 집값과 전셋값 상승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이다. 전세대출 잔액이 200조원을 돌파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올 1분기부터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갚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비율이 100%에서 90%로 하락한다. 하반기에는 소득을 비롯한 상환능력에 따라 보증 한도에 차등을 둔다. 기존 대출이 많아도 전세대출 가능 금액이 축소될 수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차주의 소득과 기존 대출 상환 능력 등을 반영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대출 보증 한도가 산정된다. 세입자는 HUG·주택금융공사·서울보증보험 중 한 곳에서 받은 보증을 기반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주택이라는 담보 없이도 전세대출을 해줬다. HUG는 세입자 소득을 고려하지 않고 임대보증금의 80% 이내에서 수도권 4억원, 지방 3억2000만원까지 대출금 100%를 보증하고 있다. 지난해 HG과 HUG의 전세대출 보증 규모가 각각 52조5914억원·32조9397억원으로, 2019년 총 57조1584억원에서 급증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특히 HUG 보증규모는 같은 기간 2배 치솟았다. 정부는 HUG와 서울보증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HF 수준으로 낮추고, 수도권의 90% 이하로 축소하는 것도 검토한다. 보증한도 축소시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전세대출 보증 3.8% 증가시 전셋값이 연간 8.21%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증 축소로 전세대출 금리가 일부 높아지면 이자 부담이 불어나고, 다세대·연릭 주택을 포함한 빌라 전세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서울 장기전세주택, 임대 끝나면 신혼부부에게 준다

서울시, 저출산 대책' 차원 2027년 이후 연간 400여가구 이상 공급 전망 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 임대 의무 기간 종료 이후 반환되는 물량을 신혼부부를 위한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하겠다고 6일 밝혔다. 2007년 도입한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오는 2027년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된다. 의무 기간 종료에 따라 2027년부터 5년간 연평균 400가구 이상이 반환돼 신혼부부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중산층이 집을 매입하지 않고 주변 시세 80% 안에서 최장 20년 간 거주할 수 있는 제도다. 시는 인구감소 위기 등 저출생 심각성을 고려해 장기전세주택 법정 임대 기한이 끝난 후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 끝에 이를 기존 거주자가 아닌 신혼부부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장기전세주택Ⅱ(SHift2)-미리 내 집'의 경우 출산 또는 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와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저출생 대책의 일환이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총 1022가구를 공급했으며 일부 단지는 최고 3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는 장기전세주택 만기 물량을 활용한 미리 내 집에 입주한 뒤에 아이를 더 많이 낳은 신혼부부에게는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현행은 장기전세주택 입주 후 2자녀 이상 출산한 경우 거주 10년 차에 넓은 평형으로 이주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입주 후 3자녀 이상 가구가 3년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가 가능해진다.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조건도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한 가구에게 10년 거주 후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조기 제공한다. 시는 올해부터 '미리 내 집' 공급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기존 신축 아파트 공급만으로는 신혼부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비(非)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축 아파트를 포함해 올해 3500가구, 내년부터는 연간 4000가구를 목표로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시가 보유한 한옥을 활용해 '한옥 미리 내 집'을 공급한다. 기존 공공한옥 중 협약이 종료되는 가회동 한옥 등 올해 3개소를 시작으로 매년 2~3개소씩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지난해 신혼부부 간담회 등을 통해 미리 내 집이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결혼 및 자녀 계획을 하는데 큰 용기를 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미리 내 집을 더욱 파격적으로 확대해 신혼부부가 마음 놓고 출산과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주택 공급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해제 검토’에 집값 들썩…토허제 해제 논란 거세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투기 제한을 위해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해당 지역 집값이 신고가 행진을 하는 등 들썩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도(토허제) 폐지 후 투기 재현 등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시가 지난달 규제 철폐 차원에서 토허제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곳곳에서 호가가 급등하며 신고가가 발생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최근 27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22억원 수준이었던 동일 면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이 커지며 약 1년 만에 5억원 이상 상승했다. 같은 현상은 양천구 목동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229만원이었던 목동의 3.3㎡(평)당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 1월 6595만원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서울로 번지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선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실제 지난 1월 셋째 주 기준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는 4주째 보합(0.00%)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둘째 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곳은 7곳이었는데 지난달 셋째 주 기준으로는 14곳으로 확대돼 한 달 사이에 두 배 증가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하락 안정화 상황 속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집값만 오른 것은 해제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기 때문이다. 잠실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토허제 폐지 소식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고 최근에만 가격이 1~2억원 올랐다"며 “최근 문의가 엄청나게 몰리고 있는데 진짜 토허제가 폐지된다면 가격이 더욱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허제 폐지 기대감은 대상 지역의 경매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 경매로 거래된 아파트들의 평균 낙찰가율은 104%로 집계됐는데 이는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93.3%)은 물론이고, 강남구 평균(102%)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일각에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고, 토허제가 그동안 풍선 효과 등으로 제역할을 못했으며, 과도하게 재산권을 억제하는 등 부작용이 심한 만큼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것과 관계없이 해제가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는 “물론 토허제를 폐지하게 되면 가격 상승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은 토허제 폐지 기준요건에 충족한다"며 “토허제는 말 그대로 토지에 대해 적용해야지 주택거래를 통제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섣부른 토허제 폐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시가 낡고 좁은 단독주택 지역의 재개발을 촉진하겠다고 해서 도입한 모아주택 사업도 일부 지역에선 투기 세력들의 먹잇감이 됐다"면서 “여전히 부동산가격이 오르고 있는 서울 최고 핵심 지역에서 토허제까지 폐지되면 또 다시 투기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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