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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계정 공유 금지’에 업계·이용자 불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이 내달 2일부터 가족 외 계정 공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하지만 이용자와 업계 반응이 싸늘해 이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최근 가입자들에게 계정 공유를 가입자 본인과 동일 가구 구성원에게만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이용자는 티빙을 이용하는 스마트 TV나 셋톱박스를 '기준 기기'로 등록해야 하며, 해당 기기에서 접속하는 경우에만 동일 가구 구성원으로 간주된다. 만약 다른 IP 주소에서 접속할 경우, 별도의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용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계정을 공유할 수 없다. 티빙의 이번 조치는 지속적인 적자로 인한 수익성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티빙은 지난해 약 7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당초 웨이브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으나 협상이 지연되면서 독자적인 수익 모델 개선이 시급해졌다. 이에 따라 티빙은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금지를 통해 유료 가입자 증가 효과를 본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 이후 글로벌 가입자가 15~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티빙이 넷플릭스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이미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추가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계정 공유 금지를 시행한 것"이라며 “반면 티빙은 유료 가입자가 약 500만명에 불과해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플랫폼이다. 충성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시점에서 계정 공유 금지는 오히려 이용자 이탈을 부를 수 있다. 시기상조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정책 시행 전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실효성을 검증한 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했다. 반면 티빙은 해외 가입자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만 즉시 적용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하기 몇 년 전부터 이를 예고해 왔지만, 티빙은 갑작스럽게 시행한 느낌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1만원 요금제를 친구와 나눠 내던 이용자는 이제 2배 이상의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공지 없이 갑자기 메일로 통보하는 게 황당하다", “친구랑 같이 보려고 결제했는데 이제 못 쓰게 됐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OTT 서비스 변화에 대한 이용자 반응: 계정 공유 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계정을 공유받는 이용자의 63.7%는 공유가 불가능할 경우 해당 OTT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를 고려하면 티빙의 이번 정책이 기대만큼의 유료 가입자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티빙 관계자는 “공정한 이용 환경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계정 공유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의선 회장 “4년간 美에 31조원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 현지에 약 3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에 새로 제철소를 건립하는 동시에 기존 공장의 생산 설비를 늘리고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행하는 관세 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 결과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추진헸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서 자동차와 부품,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의 투자다. 정 회장은 “이 약속의 핵심은 철강,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6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하는 것"이라며 “특히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만들어 미국에 13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대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조지아주에 투자해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의 완성을 기념하는 이 순간이 트럼프 대통령 2기의 임기 시작과 맞물려 더욱 특별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면,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현지 생산에 대한 관세 면제론으로 화답했다. 그는 이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관세는 없다"며 “과거엔 미국에 진출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수많은 기업과 공장이 들어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집행한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의 생산 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한다. 또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의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설비의 현대화, 효율화 등 보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와 부품사 사이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와 동반 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총 61억 달러(약 9조원)를 집행한다. 메타플랜트의 생산 확대에 맞춰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도 추진한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도 건설한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를 만들어 고품질의 자동차 강판을 현지에서 조달, 관세 위험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약 9조3000억원)가 집행된다. 자율주행, 로봇, AI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여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미국 투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도전과 혁신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핵심 기술 내재화, 국내외 톱티어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미래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르포] 한화에어로 직원 “기습 유증에 나도 물렸다”… 주주 설득이 과제

“3조6000억원 유상증자 소식에 저희도 물려있는 상태예요. 그래도 운영 자금으로 쓰는 거니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9시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 56분, 주총이 열리는 3층 대강당에는 40여석이 있었지만 이미 만석이었다. 1층에서 안내를 담당하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 직원은 “거의 다 회사 주식을 가진 직원들"이라고 귀띔해줬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직원이 아닌 경우도 있었지만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하며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70대로 보이는 한 주주에게 유증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겨우내 한마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만원대부터 들고 있던 주식인데 사고 팔고를 반복하다보니 이 만큼(24일 종가 67만5000원)이나 올라서 별 생각이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한편 서울 영등포에서 주총장까지 찾아온 30세 김지호 씨는 주주 확인을 거친 후 취재진이 몰려들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영진에 대해 거침없이 불만을 쏟아냈다. 김 씨는 “주총 이후에 유증 계획을 발표했더라면 큰 불만을 가지지 않았을 것인데, 모든 이들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시장과의 소통 없이 밀실 선언한 것이 굉장히 불편하다"며 운을 뗐다. 그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아니라 왜 유증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유증 규모를 줄이거나 철회하는 게 (소액) 주주들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방적인 유증 결정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는 “국내 증권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의 '방산 블록화'와 미국의 해양 방산과 조선·해양 산업 복원에 대응하기 위해 유증을 통해 확보한 3조6000억원으로 해외 방산 거점과 조선소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김 씨는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 가까이 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3년만 버티면 충분히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텐데, 유증은 주주들의 돈을 빼앗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아쉽다"고 했다. 또 “미국의 조선·해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의문이 들어서 한화오션 지분 1조30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것에도 부정적인 편"이라고 부연했다. 주총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대규모 투자를 단기간 내에 집행할 계획을 세우다 보니 자금 마련 계획에 애로가 있었다"며 “차입을 통한 투자 계획을 고민해봤지만 회사 부채 비율을 급격히 증가시키는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방산 제품은 일반 상용품과는 달라서 한 번 구매하면 최소 30년 이상을 사용하기에 구매 국가들은 공급 회사에 신용 평가와 재무 정보 제출을 요구한다"며 “사업을 하게 되면 단기간 내 부채 비율 급등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되는데, 경쟁 입찰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어 이를 감안해 유증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점을 혜량해달라"고 요청했다. 주총 종료 직후 나온 손 대표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하겠다"며 황급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이후 한상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IR 담당 임원(전무)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동관 대표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은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해 달래기 차원에서 각각 약 30억원, 9억원, 8억원 등 작년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소액 주주들의 고혈을 짜내 이들이 입은 피해 규모만큼이나 고점 대비 낮아진 가격에 쓸어담은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3조6000억원에 비해 48억원은 동전 수준인데, 누구 코에 붙이라는 거냐"고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이에 한 전무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희석되는 등 충격이 있었지만 전날 주가가 대폭 반등했고, 특히 지난 21일 외국인 순매수 종목 3위를 기록했고, 어제는 2·3위 대비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찍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사 시가 총액은 독일 라인 메탈의 30%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70~80%까지 왔으니 저평가된 상황이고, 직수출하는 모델이 많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장기적 비전 뿐만 아니라 단기 실적이나 수주 전망도 여전히 유효해 시장에서 분명 펀더멘탈 밸류를 보고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방식이나 자본 배분 계획 측면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전무는 “증권 신고서에 자금 사용 목적을 공시했듯, 분기별로 최신화 한다"며 “투자 항목이 구분되지 않는 특성이 있긴 하나, 한화오션 지분 취득을 했기에 그 부분은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주주들을 위한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환원 계획은 현재 없으나, 지난 5년 간 주가가 매년 2배씩 오른 건 주주들이 가장 원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원들도 회사의 성장률을 보면 주식을 매수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넥슨 야심작 ‘카잔’ 출격 임박…“완성도에 집중, ‘던파’ 아성 이어가겠다”

“원작 '던전앤파이터(던파)'의 경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뒀다면, 카잔의 타겟은 글로벌 시장 전체입니다. 기존 이용자들에겐 새로운 해석을, 신규 이용자들에겐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미디어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넥슨의 개발 자회사 네오플은 개발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오는 28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던파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을 계승했으며, 다중 우주를 배경으로 주인공 '카잔'의 복수극을 처절하게 그려낸다. 플레이 타임은 약 80시간이다. '던파 유니버스' 선봉장으로 꼽히는 카잔의 임무는 명확하다. 장르·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던파의 게임성과 세계관을 확장하고, 서구권을 비롯해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가 지난해 제시한 '종적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IP 기반 신작과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초현지화)으로 기존 IP 세계관을 지속 확장해 장기 성장 토대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차세대 IP를 발굴·육성하는 것을 횡적 확장과 투트랙으로 병행해 블록버스터급 IP 생태계를 넓히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좋은 게임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이를 위해 게임 퀄리티를 어떻게 높일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네오플엔 던파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정말 많다. 이들이 생각하는 건 던파의 게임성뿐 아니라 스토리나 세계관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그런 마음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3차원(3D) 셀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활용한 카툰풍 렌더링이다. 던파 IP 중 어두운 세계관을 계승한 만큼 복수극이라는 특성에 맞게 음울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극적 연출과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세밀히 표현해 주인공 '카잔'의 서사와 게임 스토리라인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게임 숙련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며 성장하는 방식으로 설계한 게 특징이다. 다양한 스킬로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정립할 수 있도록 구성해 성장의 쾌감을 극대화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확보한 아이템·스킬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와 전투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액션성이 강조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전투'란 개발 철학 아래 직관적인 조작감과 즉각 반응을 통해 보스전의 패턴을 분석하며 공략하는 재미를 더했다. 보스별로 서로 다른 패턴을 지녔을뿐 아니라 사용하는 무기의 종류와 공격 속도 등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 있도록 구성해 스토리 몰입도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는 “이용자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숙련도가 상승할 것이고, 그에 맞춰 도전과 성취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특정 보스를 클리어한 후 비슷한 플레이 패턴을 지닌 새 보스를 만났을 때, 조금씩 다른 스타일로 격파하면서 차별화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빠른 판단과 섬세한 콘트롤이 요구되는 소울라이크 장르인 만큼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생존을 위해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역경을 극복하며 강해지는 도전적 플레이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런 만큼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 중요한 장르다. 게임 난이도가 '일반'과 '쉬움'으로 구분된 이유다. 일종의 조절 옵션을 제공해 초반 진입장벽을 개선했다는 취지다. 대신 쉬운 난이도를 선택한 후 일반 난이도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게임의 핵심 요소인 도전적 재미를 깨지 않기 위해서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선 밸런스 추가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디렉터는 “난이도는 플레이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무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공략하기 쉬운 보스가 있고, 특정 패턴을 빠르게 간파할 수 있는 스킬도 있다"며 “난이도를 바꾸기 전에 이용자가 스스로 고민하도록 설계했다. 자유자재로 난이도를 바꿀 수 있다면 게임성 제공 측면에서 올바르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쉬운 난이도도 충분히 도전적이라고 생각하며 이 게임의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수준으로 세팅해놨다"며 “오픈을 하고 나서도 정말 문제가 되면 재검토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할만하고 재밌는 수준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의 성과 목표나 향후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윤 대표는 “스토리 확장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도, 후속작도 만들어보고 싶지만 현재로썬 뚜렷한 계획이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판매량과 같은 수치적인 목표는 현재로썬 없다. 론칭 버전에 모든 개발력을 기울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마 예측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좀 더 보여주고픈 내용을 담은 게임 개발 모드를 선보이거나, 재미를 높일 수 있는 게임 요소를 추가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카잔은 발매 이후에도 게임을 지속 업데이트할 계획이며, 5~6월 신규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카잔이 유저들의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며 “언제라도 또 하고 싶은 게임이자, 향후 던파 IP를 활용한 게임이 또 출시됐을 때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LGU+ 정기주총 화두는 ‘AI’…홍범식 “미래먹거리 확보 집중”

홍범식 사장 취임 이후 처음 치러진 LG유플러스의 정기 주주총회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자체 핵심 기술 역량을 높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인공지능전환(AX) 컴퍼니로 도약하는 게 골자다. 홍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U+는 25일 서울 용산사옥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4개 안건을 원안 승인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홍 사장은 올해 추진할 사업 전략으로 AX 중심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고객 가치 창출 △AI 기술·플랫폼 기업 협력으로 AX 생태계 구축 △데이터 기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단계적 성장 △품질·보안·안전 확립으로 요약된다. 홍 사장은 “올해는 AX 중심 사업 전략을 토대로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원 재배치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투자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빅테크와의 협력 체계를 통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홍 사장은 “파트너십 기반 생태계 구축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고객맞춤형 AI 기술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구글과 협력을 통해 향후 3년간 최대 5000억원 규모 AI 사업을 진행 중이고, 중동 자인그룹·일본 KDDI 등과도 AI 협력을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가치·주주가치 제고 의지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회사는 지난해 연간 주당 배당금을 650원으로 확정했으며, 배당 성향은 59.1%이다. 이미 배당한 중간배당 250원을 제외한 400원은 다음달 지급된다. 홍 사장은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가치 발굴·창출에 주력할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주주 환원율을 중장기적으로 최대 60%까지 확대하고, 올해 자본구조와 잉여현금흐름 수준을 고려한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장,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하고 2021년부터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 중인 권봉석 부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는 남형두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재선임됐다. 홍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도 가결됐다. 회사 관계자는 권 부회장 선임 이유로 “다양한 산업 및 기술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의사결정과 경영 활동에 기여하고,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지속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남 교수 선임 이유에 대해선 “방송통신·미디어·콘텐츠·플랫폼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를 토대로 사업 전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 의견을 제시,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사위원으로서 회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감시·견제 업무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사의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50억원으로 최종 승인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조주완 사장 “美 빌트인 공략 강화해 ‘LG, 가전 1위’ 지위 굳힐 것”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미국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해 '가전 1위' 지위를 굳히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조 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제23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회사가 미국에서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빌트인 시장엔 아직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사장은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밸런스 유지가 필요하다"며 “기존사업 성과 극대화는 미래 성장을 위한 현금창출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빌트인 시장 등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구독 서비스도 더욱 업그레이드해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중점을 둬 추진하겠다는 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경쟁사에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분야인지 우선 판단해 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보유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필요하다면 파트너십 체결 등을 고려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B2B 분야는 외형을 더욱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조 사장은 “B2B 사업 핵심은 공조시스템(HVAC)과 자동차부품 사업"이라며 “작년 기준 각각 10조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2030년 20조원 규모까지 키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HVAC 분야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2% 가량 성장했는데 기후, 건축방식, 주거행태, 규제 등을 감안한 '현지 완결형 체계 구축'이 그 비결"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R&D)부터 판매까지 현지에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0조원 규모 누적 수주를 확보해둔 자동차부품사업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여 인포테인먼트 분야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2B쪽 차세대 먹거리로는 스마트팩토리를 꼽았다. 조 사장은 “그동안 그룹 내부 고객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작년 사업조직을 새로 구축하고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도 수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며 “전자를 넘어 과학산업, 제약, 반도체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의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한 사업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조단위 사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날 주총 개회 이후 30여분간 마이크를 잡고 회사 경영성과와 향후 계획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종료 행사 이후에는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 부회장은)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라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미국발 '관세전쟁' 관련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 공장에서 다양한 가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은 구축해놓은 상태"라며 “다른 국가보다는 멕시코 관련 불확실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LG전자는 이날 주총을 '열린주총' 콘셉트로 진행했다. 이에 따라 주주가 아니더라도 주총장에 입장해 경영진들이 회사 비전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외국인 주주를 위해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주총 안건인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은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로 인해 조주완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고 권봉석 부회장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임기를 이어가게 됐다. 사외이사로는 류충렬 KAIST 경영대학 교수가 재선임되고 강성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새로 합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종희 별세에 ‘리더십 공백’ 비상 걸린 삼성전자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총괄하던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삼성전자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 단순한 인사 변동을 넘어, 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조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평가다. 한 부회장이 총괄하던 DX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세트 사업의 핵심축으로, 스마트폰, TV, 가전 등 소비자 대상 제품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부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2021년 말부터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이끄는 전략적 조타수 역할을 맡아 왔다. 사용자의 '디바이스 경험'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하드웨어 중심 사업에서 플랫폼·서비스 중심 생태계로의 전환을 주도해왔다. 그의 부재는 DX부문 리더십 공백을 야기함은 물론, 당분간 의사결정 속도와 전략 일관성 확보에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AI, 로봇, 메디컬테크(메드텍)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 라인에 대한 전략적 연속성이다. 한 부회장은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했고, AI 특화 스마트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디바이스, 스마트홈 기반 UX 통합 등 다양한 미래 전략의 설계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현재 추진 중인 AI 하드웨어 중심 전략과 가정용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의 진행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후임 인선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다. DS(반도체) 부문이 사업부별 사장을 구성해 상대적으로 명확한 리더십 구조를 갖추고 있는 데 반해, DX부문은 부문장 중심의 단독 리더십 체계였다. 이에 후임자를 내부 승계할 지 외부 발탁할 지에 따라 조직의 안정성과 변화의 폭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일 DS 중심으로 경영 무게추가 이동할 경우, 반도체 중심 체제가 재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와 주주 리스크 측면에서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한 부회장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탁월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매년 주주총회에 참석해 경영 전략을 직접 설명해왔다. 그는 불과 엿새 전인 19일에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재와 기술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며, M&A를 포함한 미래 성장 전략을 가시적 성과로 연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별세는 시장에 전략적 불확실성을 남겼으며, 향후 대형 의사결정의 지연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중점 육성 중인 신사업별로도 리더십 공백에 따른 리스크 요인은 뚜렷하다. AI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한 부회장이 주도하던 통합 UX 전략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며, 로봇 사업의 경우 아직 B2C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위험도 존재한다. 메드텍 사업 역시 헬스케어 플랫폼 기획 단계에 있어 조직 드라이브 약화 시 일정 지연 우려가 나온다. 이 외에도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반의 홈 IoT 전략, M&A 추진 계획 등 한 부회장이 깊이 관여해온 영역들은 후속 리더의 판단과 추진력에 따라 향후 방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전자에게 단기적인 충격을 넘어, 미래 성장 기반 전반을 재검토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후임 리더의 조속한 선임과 함께, 전략의 연속성을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지금 삼성전자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종합] ‘신사업 전략가’ 한종희 부회장 별세…삼성 리더십 큰 타격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총괄하던 한종희 부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63세. 삼성전자에 따르면 한 부회장은 지난 22일 가족 행사 중 갑작스러운 심장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후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나 관련 내용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 부회장은 천안고와 인하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에 입사했다. 이후 LCD TV 랩장,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며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세계 1위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 2021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 부회장은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장을 맡아 TV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제품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국내외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 그는 삼성의 신사업 전략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최근까지도 활발히 경영 일정을 소화해왔다. 실제로 지난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주주들과 소통했다. 당시 그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재와 기술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며 “M&A를 포함한 미래 성장 전략을 가시적으로 성과로 연결하겠다"고 밝히며 의지를 드러냈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삼성전자는 핵심 경영진의 공백을 맞게 됐다. 업계는 그의 부재가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과 사업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회사의 방향타 역할을 해온 최고위 인사의 부재는 사업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한 부회장이 주도해온 AI, 로봇, 메드텍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 전략의 연속성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향후 일정과 경영 공백 대응 방안을 추후 공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정의선 회장, 트럼프에 큰 선물…4년 동안 美에 31조원 투자 약속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약 3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 새로 제철소를 건립하는 한편 기존 공장의 생산 설비를 늘리고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서 자동차와 부품,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가 지난 198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의 투자다. 정 회장은 “이 약속의 핵심은 철강,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60억 달러(약 9조원)를 투자하는 것"이라며 “특히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에 제철소를 만들어 미국에 13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대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조지아주에 투자해 8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의 완성을 기념하는 이 순간이 트럼프 대통령 2기의 임기 시작과 맞물려 더욱 특별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는 위대한 기업"이라며 “인·허가와 관련해 문제가 있으면 날 찾아오라"고 화답했다. 현대차그룹은 구체적으로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투자를 집행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총 86억 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36만대)과 기아 조지아공장(34만대)에 이어 올해 조지아주에 친환경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30만대)를 완공해 현재 100만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메타플랜트의 생산 능력을 총 50만대로 확대한다. 또 앨라배마공장, 조지아공장 등 기존 공장도 고품질의 신차를 지속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설비의 현대화, 효율화 등 보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부품·물류·철강 부문에서는 완성차와 부품사 간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현대차·기아와 동반 진출한 부품·물류·철강 그룹사들이 총 61억 달러(약 9조원)를 집행한다. 메타플랜트의 생산 확대에 맞춰 설비를 증설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도 추진한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도 건설한다.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제철소를 만들어 고품질의 자동차 강판을 현지에서 조달, 관세 위험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서는 63억 달러(약 9조3000억원)가 집행된다. 자율주행, 로봇, AI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미국 여러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다이나믹스, 슈퍼널, 모셔널의 사업화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원자력,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는 데도 투자가 집행된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간주에 소형 원전 모듈(SMR) 착공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동차 기업들과 전기차 초고속 충전 서비스 연합체인 '아이오나'를 구성해 충전소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미국 투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도전과 혁신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핵심 기술 내재화, 국내외 톱티어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 등을 통해 미래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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