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서 시작된 공격이 저축은행과 캐피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가상자산사업자 등으로 확산한 데다 전 금융권 보안 점검에서도 다수 금융회사의 관리상 허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잇따른 침해사고와 보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 사고에 대한 사후 조치뿐 아니라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공격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집계한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침해사고 점검 결과 현재까지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총 16곳이다.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당국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보안 점검에 나선 가운데 추가 신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해킹 피해가 알려진 곳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등 은행권 4곳과 예가람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였다. 이후 OK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중앙회, 온투업체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모우다 등으로 침해사고가 확대됐다. DB저축은행과 산은캐피탈, 브라이트픽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와 프라뱅에서도 사고가 보고됐다. 사고가 여러 업권으로 번지면서 금융회사별 보안 관리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는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새로운 위협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 체계도 점검 대상이 됐다. 이번 해킹 사고에서 주목되는 점은 공격 대상이 금융거래 핵심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영업지원 시스템 등 금융회사의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에서도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핵심 거래 시스템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외부에 노출된 업무용 시스템의 취약점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금융회사별 피해 양상도 다르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예가람저축은행에서도 4만여명의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직원용·영업지원 시스템과 관련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가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름과 연락처, 소득정보 등 여러 정보가 결합하면 금융회사를 사칭한 피싱이나 맞춤형 금융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등 부정결제에 직접 활용되는 정보의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유출된 고객정보가 다른 정보와 결합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에서 기본적인 관리상 허점이 다수 확인된 점도 부담이다. 당국이 전 금융권 555개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크리스트를 점검한 결과 130개사에서 미흡 사항이 보고됐다. 최신 보안패치를 적용하지 않거나 기술지원이 종료된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고 24시간 보안관제 체계를 갖추지 못한 금융회사도 있었다. 외부 시스템의 인증·인가 절차가 미흡하거나 중요 서비스에 다중인증(MFA)을 적용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 보안 체계와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전산시스템의 접점을 파악하고 시스템별 인증 절차와 접근 권한을 명확히 관리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의 책임 범위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보안 점검의 범위와 빈도를 확대하고 금융회사 간 위협정보 공유 체계도 개선한다. 중소형 금융회사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공동 보안관제 등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해킹 사고가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여러 업권으로 확산하고 있어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외부와 연결된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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