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방카슈랑스(금융기관 보험대리점) 규제 완화가 한 단계 더 넓게 적용되면서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가 현재보다 훨씬 쉬워지게 된다. 그러나 이는 생명보험사 업권 내에서 대형사 쏠림 현상이 짙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수수료 수익 확대를 노린 은행권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촉발제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내년부터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 비율을 완화한다. 현행은 특정 보험사 상품을 33%까지 판매팔 수 있지만 50%로 확대해 적용하는 것이다. 손해보험사의 규제 비율은 50%에서 75%로 넓힌다. 다만 방카슈랑스에선 저축성보험 등 생명보험사 상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생보 업권에 대한 직접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에선 보장 규모 등 상품설명이 까다로운 손해보험보다 은행 예·적금 상품과 비슷한 저축성 보험을 주력해 판매한다. 금융위는 지난 4월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 방카슈랑스 판매 규제 비율을 33%로 한 차례 완화했다. 이에 은행 창구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는 이른바 '25% 룰'이 2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 도입 2년차인 내년엔 해당 비율을 50%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규제 비율을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만큼 현실화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데 규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이를 차단하려는 취지다. 소비자가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의 가입을 원해도 은행이 인위적으로 판매를 제한하거나 다른 상품을 권유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은 것도 긍정적으로 보는 요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방카슈랑스의 불완전판매 비중은 0.009%로 법인보험대리점(GA)의 비중인 0.026%보다 훨씬 낮았다. 그러나 규제 완화를 앞두고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거나 인기가 많은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게 되는 대형사의 경우 실적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지만, 그 외 보험사는 별다른 혜택이 없어 양극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서 당국이 판매 규제 비율을 처음 완화하던 당시에도 크게 반발하자 당국이 우선 33% 판매 비율에 그치도록 했다. 생보업계는 현재의 경쟁이 수수료와 상품 차별화를 위한 출혈 경쟁으로 심화하는 한편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대형사 쏠림 현상이 강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에서 판매 경쟁을 위해 인기 상품 위주로 물량을 더 싣는 방식을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33%로 판매 비율이 완화된 이후 교보생명·KB라이프 등 상위사 위주로 은행 창구 물량이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형 생보사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려 안정적인 단기 현금 흐름을 확보하게 되며, 이는 자본관리가 중요한 보험사에 또 다른 차원의 격차를 불러올 수 있다. 저축성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수익 지표상 선호되지 않지만 최근 당국이 자산·부채 종합관리(ALM)를 강조하고 있어 저축성보험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뒤 단기자산 위주로 자산운용에 나서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수수료, 상품 소싱, WM 인력 확보 등의 경쟁이 다방면으로 강해질 공산이 크다. 보험사 간 수수료 경쟁이 붙으면 은행권 내부에서도 수수료 이익 증가를 노린 '방카 채널 키우기'를 본격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2521억원으로 전년 동기(1814억원) 대비 39%나 늘었다. 다만 금융지주의 '계열사 몰아주기'를 막기 위한 규제는 유지된다. 당국은 내년에도 금융지주가 계열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의 비중은 25%로 제한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보험사와 은행 모두 대형사 위주로 방카슈랑스 채널이 재편되면서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테일 고객 기반이 크고 WM 브랜드가 강한 시중 대형은행이 인기 보험사와의 협상에서 절대 우위를 가지게 되면, 지방·중소형 은행은 수수료나 상품 라인업 격차로 인해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대형 시중은행에서 선택받지 못한 중·소형 보험사도 같은 문제에 처할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이 연금과 저축성보험 상품을 묶어 판매하는 등 점차 WM을 강화하는 추세로, 보험판매가 강한 은행이 예금부터 투자 등 상품을 아우르는 플랫폼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흐름이 보험사간 경쟁에 영향을 주는 수준으로 짙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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