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이 개인사업자·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과 은행들의 기업대출 확대 기조가 맞물리며 개인사업자에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이 은행권에 도입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약 1조8000억원의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에 SCB 등급을 활용하는 시범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SCB는 “소상공인을 위한 별도의 신용평가 모형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 중소벤처기업부, 신용평가사(CB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소상공인은 국내 전체 사업체의 95%인 약 780만개, 종사자 수는 전체 고용인구의 46%인 1090만명으로 집계된다. 내수경제의 핵심 축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는 대표자 이력 중심의 신용평가와 보수적인 대출 심사 관행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의 약 90%가 담보·보증대출 중위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SCB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매출·상권 분석, 사업 지속성, 근로자 수, 고객 인지도, 플랫폼 성장 지수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한다.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기타 서비스업, 기술업종 등 업종별로 나눈 후 업종·상권 내 지위, 절대·상대적 매출 성장률, 지속가능성·회복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예를 들어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돼 SCB 상위 등급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기존보다 상향 조정돼 대출 조건에서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도 이런 변화의 필요성이 공감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경우 매출이 늘어나더라도 현금 확보 유입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신용평가에서는 이를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은행에서도 성장성과 기술력 중심의 평가를 확대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주은행은 더존비즈온과 협력해 전사적자원관리(ERP) 뱅킹인 'DJ뱅크'를 론칭하기도 했다. ERP 데이터와 다양한 대안정보를 결합해 기존 신용평가사 중심의 단일 평가 체계를 정교화한 것이 핵심이다. 폐업률이 높은 취약 업종 등 소상공인에 대한 포용금융 확대에도 초점을 맞춘다. 금융당국은 금융권이 SCB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관련 규정과 함께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한다. 면책제도 도입, 성과평가 반영 등 'SCB 이용 가이드라인'도 배포한다. 올해 하반기 시범운영을 실시한 뒤 내년 하반기 시범운영 결과 평가 등을 바탕으로 CB사와 금융사별 특화된 SCB 구축을 추진한다. 2028년 상반기부터는 금융권 SCB 활용 실적을 순차적으로 점검하고, 전 금융권이 인센티브 구조에 기반한 소상공인 신용평가체계를 운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SCB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연간 약 70만명의 소상공인에게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대출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약 845억원 규모의 금리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한편 은행권은 기업대출 강화와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올 들어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5조468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36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감소폭(1조1893억원)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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