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이 iM뱅크(옛 DGB대구은행) 행장 겸직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본격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iM뱅크)으로 전환한 첫 해였던 데다,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DGB금융의 성적도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주와 은행의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iM뱅크 중심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금융지주 사명을 iM금융지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iM 브랜드 구축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iM금융센터에서 '2030 그룹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디지털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온리(Only) 1 하이브리드 금융그룹'이라는 새로운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단계별 로드맵을 실행할 것을 강조했다. 올해는 iM뱅크가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후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시기라 DGB금융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며 DGB금융의 향후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 회장은 지난해 연말 iM뱅크 행장 임기를 1년 더 부여받았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던 만큼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며 조직을 안정화시킬 인물로 낙점됐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 행장을 겸직하는 것은 황 회장이 유일하다. 올해 황 회장은 무엇보다 DGB금융과 iM뱅크의 시너지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시중은행 전환의 첫 해였던 데다, DGB금융 입장에서는 iM증권의 PF 부실에 대응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실적 면에서는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iM뱅크의 원화대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 줄었다. DGB금융의 3분기 말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나 감소헀다. 작년을 기점으로 iM증권이 PF 부실을 모두 털어낸 만큼 황 회장은 iM뱅크 중심의 그룹 성장을 추구할 전망이다. iM뱅크는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면서도 시중은행 영업점을 확대하는 온라인-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을 통해 자산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DGB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실현을 위해 은행과 비은행 간 자산 재분배에도 나선다. 밸류업 확대 기준인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은행의 고RWA 자산을 줄이고 은행의 저RWA를 늘리며 자본비율을 관리하겠다는 것이 DGB금융의 구상이다. 특히 가계대출을 확대하며 기업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계획인데, 주택담보대출 등의 가계대출은 위험가중치가 낮아 자본비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DGB금융의 사명을 iM금융으로 바꾸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재 그룹 계열사의 이름을 모두 iM으로 변경했는데, 금융지주도 이름의 통일성을 높여 시중 금융지주로 이미지를 더욱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iM금융으로 이름을 전환하는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DGB금융의 입장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은 증권 비용 부담이 거의 일단락되며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향후 이익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본비율과 실적 관련 불확실성은 아직 있지만 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3배로 절대 기준 가장 저평가 상태며 올해 대폭적인 이익 증익 폭과 향후 주주환원율 확대 추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