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삼전닉스 성과급 파티, 물가 흔든다”...한은이 본 연결고리

반도체 업황 호조로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성과급이 급증하면서 향후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특정 업종에 집중된 고액 성과급이 소비 확대와 임금 상승 압력을 유발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임금 증가세는 IT 업종의 특별급여 확대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1분기 명목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IT 부문 성과급이 기여한 비중은 1.3%포인트에 달했다. 한은은 이를 2012~2025년 임금분포 기준으로 97% 분위 수준의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 IT 업종 특별급여는 전년 대비 60.6% 증가한 반면, 나머지 업종의 특별급여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한은은 내년 초 IT 업종 성과급의 임금 상승 기여도가 과거 사례를 크게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소비에서도 관련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경기지역 카드 사용액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용인·화성·성남 등의 소비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액 성과급을 받은 근로자들의 소비 여력이 확대되면서 지역 상권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서비스업 임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 종사자들의 소비 증가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의 인건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 산업의 특별급여가 동일하게 늘어나는 경우보다 일부 사업체에 고액 성과급이 집중될 때 물가 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분석 결과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확대되면 약 5개월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중간 수준인 상위 40~60% 사업체의 성과급 비중이 증가할 경우 물가 반응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큰 금액의 특별급여(성과급)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돼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이 유의하게 커진다"고 밝혔다. 또한 IT 대기업의 보상 체계가 다른 산업의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타 업종 근로자들이 IT 기업의 임금 수준을 기준점으로 삼아 처우 개선을 요구할 경우 임금 인상 압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 고유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비IT 부문에서 실제 임금 인상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은은 “최근 IT부문 성과급은 매우 이례적인 규모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 그 영향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IT 업종 특별급여 증가가 다른 산업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 또 일회성 성과급에 그치지 않고 정액급여 인상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금융권 풍향계] 하나은행, ‘완도금일해상풍력’ 금융주선 맡는다 外

◇ 하나은행,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 위한 금융주선 맡는다 하나은행이 금융의 실물경제 활성화 및 국가 에너지 대전환 기능 수행을 위해 금융주선 계약을 체결했다. PF 이전 단계에서부터 개발·건설·운영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협업방안을 공동 모색한다. 하나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프로젝트인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금융주선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금융주선 계약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사업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착공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금융과 개발 역량을 결합해 사업 실행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맺어졌다.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시행사인 완도금일해상풍력과 금융주선 계약을 체결한 하나은행은 PF 이전 단계부터 개발·건설·운영 등 사업 전 주기에 걸쳐 사업 구조와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최적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사업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지난 3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통해 조성한 '하나모두성장인프라펀드'를 활용해 '완도금일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인프라 사업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시기인 개발단계 투자를 통해, 향후 사업이 PF 및 착공 단계로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모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민간자본의 사업 참여를 촉진하고 금융주선까지 연계함으로써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사업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생산적 금융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 KB국민은행 “비수도권 청년 금융권 취업 사다리 본격 가동" KB국민은행이 비수도권 청년의 금융권 취업 사다리 기능을 가동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7월 19일까지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비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 청년 취업 지원 프로그램 'KB-Bridge'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17일 밝혔다. 'KB-Bridge' 이름은 청년들의 '내일'과 '내 일'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금융권 취업 역량을 갖춘 디지털 금융 인재 양성을 위해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K-뉴딜 아카데미'의 일환이다. 모집 대상은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의 미취업 청년으로, 직무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 청년 120명을 선발한다. 교육 과정은 금융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무 역량과 AI·데이터 분석 역량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참가자는 5개월간 △금융·디지털 산업 이해 △OA·AI 활용 △Python·SQL 기초 △AI 에이전트 활용 △AI 기반 데이터 분석 등을 학습하며 실무 프로젝트도 수행하게 된다. 교육생에게는 다양한 취업 지원 혜택도 제공된다. 교육 참여 기간 동안 최대 375만원의 훈련수당과 금융 자격증 취득 지원금을 지원하며, 모의면접, 이력서·자기소개서 첨삭, 현직자 특강, 네트워킹 캠프 등 취업 준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 개최한 'K-뉴딜 아카데미 기업·청년 간담회'에 금융권 중 유일하게 참여해 향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 하나은행, 사단법인 온율과 장애인 자산관리 신탁 및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에 맞손 하나은행이 고령층과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안전하게 자산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후견 제도의 이용 기반 마련에 나선다. 사단법인 온율과 2019년부터 이어온 공익 파트너십을 고도화하는 한편 포용금융 실천을 위한 다각적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사단법인 온율과 장애인 자산관리 신탁 및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사단법인 온율은 법무법인 율촌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설립한 공익법인으로, 성년 후견 및 시니어 지원, 공익법률지원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온율과 취약계층을 위한 '범죄피해자지원 후견신탁'을 공동으로 수행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양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장애인, 고령층 등 사회적 취약계층 대상 자산관리 신탁 및 성년후견 제도 활성화에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온율은 장애인의 사후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구조의 유언대용신탁 상품 개발에도 협력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해 장애인의 가족에게 위탁 자산이 안전하게 지급되고 관리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법률·금융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장애인 포용 사회', '치매안심 사회' 구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탕으로, 성년후견, 신탁 제도의 대중화와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해 정기 세미나 개최, 공동 연구 추진 등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인센티브 달라”...금융지주, ‘포용금융 압박’ 당국에 작심발언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포용금융을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한 금융지주사가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현장에서 바라본 포용금융의 리스크를 직격해 눈길을 끌었다. 1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그룹전략부문장(CSO))은 “현재 그룹에서 생산적 금융, 포용금융을 총괄하고 있다"라며 “이 자리는 신한금융을 대표해서 나온 게 아닌 금융그룹,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를 대표해서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최근 집사람이 (저에게) 욕먹으면 오래 산다는데, 당신 오래 살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요즘 은행원만큼 욕먹는 집단도 없다. 저도 말하자면 악의 무리 부두목급 정도 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고 부사장은 “금융은 금융사와 금융기관의 역할이 상존한다"라며 “금융사로서 성장을 통한 투자자, 고객 니즈를 충족해야 하고, 금융기관으로서 양극화 현상 속 소외된 서민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그룹의 가장 큰 미션은 금융회사, 금융기관의 역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주주, 고객에게 칭찬받고, 어려운 분들에게도 더 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부사장은 “그런데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리스크"라며 “포용금융 대출상품의 연체율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을 보면 신용등급 50% 이하, 포용금융 신용대출과 같은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작년 3월 말 1.93%에서 올해 3월 말 2.28%로 0.35%포인트(p) 상승했다. 해당 데이터는 신용평점이 없는 국내 차주까지 포함한 수치다. 이 기간 고신용자 연체율은 0.01%로 변동이 없었고, 일반신용 연체율은 0.01%에서 0.02%로 0.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가계대출 총량 대비 포용금융 비중은 낮은 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한은행 가계대출(145조4000억원) 비중을 보면 주택담보대출 65조8000억원(45%), 전세대출 30조1000억원(20.5%), 기타 담보대출 28조4000억원(19.4%), 신용대출 22조2000억원)(15.1%) 순이었다. 신용대출 가운데 고신용 대출 비중은 5.2%, 일반신용 대출 비중은 6.8%였다. 반면 포용금융 영역의 중저신용 대출은 4조5000억원으로 3.1%에 불과했다. 고 부사장은 “모든 금융그룹은 건전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포용금융 확대가 시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부동산은 영원할 수 없고, 모든 영업에 있어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으로 건강한 비즈니스라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사들도 레드오션인 우량 신용시장 포트폴리오의 의존도를 낮추고, 중저신용자를 잘 끌어올려 주거래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들은 현재 양적 확대, 금리부담 완화, 대안신용평가 강화 등 세 가지 방향으로 포용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포용금융 규모를 늘려 서민 지원과 대출 포트폴리오 편중 완화, 고객 기반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저신용자에 고금리를 적용할 경우 부실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금리부담을 낮춰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고 부사장은 “어려운 분들에게 기존처럼 높은 금리를 받으면, 그분들은 (원금 상환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금융그룹이 거의 노마진으로, 대출금리를 7% 이하로 취급하거나 이자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입장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대안신용평가를 강화하는 것이다. 고 부사장은 “포용금융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신용대출에 부실이 생길 수 있고, 이를 부담하는 것은 결국 금융사의 몫"이라며 “무차별한 대출 지원보다는 같은 포용금융 고객이라도 리스크가 있는 고객,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되는 고객, 성실하게 상환할 의지가 있는 고객을 가려내는 선구안이 생산적 금융뿐만 아니라 포용금융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부사장은 금융당국에 금융사들이 스스로 포용금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달라고 건의했다. 그는 “공부 못하는 애를 때린다고 해서 공부 잘하는 건 아니다. 모든 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라며 “금융사들이 더 신나서 포용금융을 잘할 수 있도록 서민금융 출연금 등의 과감한 인센티브와 다양한 동기부여책을 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에 있어서 담당 부처도 많고, 규제도 엄격하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데이터 가명 처리를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가명결합이 일회성으로만 허용되는 탓에 모형을 개발할 때마다 비효율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자회사 간에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활용하려고 해도, 고객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고 부사장은 “현재 금융위원회 주관 신용평가체계 개편 TF에서 이 부분을 논의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대안신용평가 개발에 있어서 정보공유 특례로 고객 사전동의 없이 사후 통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완화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에서 포용금융 관련 인센티브와 데이터 중심의 규제 완화에 힘써준다면, 금융그룹도 포용금융 잘했다는 소리 들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포용금융은 일회성 민생대책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개혁 과제"라며 “포용금융은 금융의 원칙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융이 더 정확하게 평가하고, 더 일찍 조정하며, 더 낮은 사회적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은 밀실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닌 현장의 질문과 비판 속에서 단단해져야 한다"라며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은 전문가, 시민단체, 현장 실무자까지 폭넓게 참여해 더 넓게 듣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더 깊게 들여다보며, 국민과 시장이 함께 지켜보고 검증할 수 있도록 더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은행 따로 증권 따로 끝”…진옥동, 원앱 ‘슈퍼SOL’ 승부수

신한금융그룹이 은행을 중심으로 증권.카드.보험 등 그룹사 각종 기능을 한 곳에 통합하도록 개편한 원앱 '슈퍼SOL'(이하 슈퍼쏠)을 야심차게 선보였다. 단순 앱 개편을 넘어 각종 금융업을 하나의 앱으로 구현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을 개설한 것으로, 은행 입출금과 주식 투자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계좌를 이용할 수 있고 AI와의 간단한 대화로 대다수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편의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그룹사 CEO(최고경영자)들과 고객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 금융플랫폼 '신한 슈퍼쏠' 언팩 행사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은 “이제까지는 주식을 사려고 하면 먼저 은행 앱에 들어가 증권 계좌로 송금하고, 다시 증권 앱에 들어가서 주식을 주문을 해야 했다"며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모두 금융업인데 경계를 나누는 칸막이가 너무 높았기에 신한 수퍼쏠이 그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슈퍼쏠은 지난 2023년 12월 출시한 신한금융의 통합앱이다. 이날 신한금융은 기존 앱의 '연계' 구조를 '완전 통합' 구조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앞선 버전에선 전체 그룹사 업무의 30%밖에 담지 못해 상세 업무는 별도 앱으로 접속해 실행해야 했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100% 통합으로 전환한 것이다. 전성익 신한은행 고객 플랫폼본부장은 “금융상품 가입부터 주식 거래, 보험 가입까지 앱 하나면 된다"며 “4개의 문을 따로 열 필요 없이 현관문 하나만 열고 들어가면 모든 방이 다 연결돼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홈 화면은 고객이 직접 구성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자주 쓰는 서비스를 상단에 배치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숨기는 식이다. 홈 화면 최상단에 마련된 '오늘' 영역에서는 급여일·카드 결제일·대출 만기일 등 당일 확인이 필요한 정보가 우선 제공된다. AI 에이전트도 본격 도입됐다. 고객의 키워드 입력이나 짧은 대화만으로 각종 업무를 수행하되, 스스로 맥락을 파악하는 게 특징이다. '특정 주식 종목의 동향'을 물으면 증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보험료 이체 계좌 변경' 등 복합질문에 대해 문의하면 은행과 보험을 묶어 안내해준다. “이체 한도 변경해줘"라는 간단한 대화로 가능한 업무는 50가지에 달한다. 상품 영역의 칸막이도 없앰으로써 IRP와 같이 은행과 증권에 나뉘어있는 상품 정보도 한 눈에 제공한다. 비금융 서비스로는 쏠 야구를 통한 스포츠테인먼트, 러닝 콘텐츠를 마련했다. 이용을 통해 제공된 포인트는 현금으로 계좌에 입금하거나 친구에게 선물하기, 쇼핑몰에서 결제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번 개편에선 은행 입출금과 주식 투자 기능을 하나의 계좌에 결합한 하이브리드 상품 '신한 SOL LINK(이하 쏠링크)'도 출시했다. 고객이 은행의 유동성 계좌에 자금을 예치해 두면 이를 실시간 주식 매매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주식 수수료는 0.01%, 해외 주식 수수료는 0.07%로 책정했다. 주식 투자엔 슈퍼쏠의 AI PB의 기능을 통해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양진근 신한투자증권 플랫폼 사업본부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색하고 선별하는 수고를 AI PB가 대신 할 것"이라며 “나의 관심 종목, 보유 종목, 관련 시장의 투자 정보를 찾아 보기 좋게 요약 및 판단에 도움을 준다"고 부연했다. 진옥동 회장은 “이번 변화를 통해 은행·증권·카드·보험의 오랜 경계와 단절을 없애 고객 일상에 꼭 필요한 올인원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신한금융은 에이전틱 금융의 시대를 맞아 그룹의 차별적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생활 전반을 연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융권은 바쁜데 국회는 멈췄다…“원화 코인, 법제화 없인 반쪽 준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금융권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기관 간 협업이 불가피한 만큼 은행, 증권, 카드사, 플랫폼, 가상자산 관련 기업 등 다양한 업권의 금융사들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인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해 업계 움직임을 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법안의 핵심 쟁점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이 먼저 움직이며 '반쪽 준비'란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5대 금융지주사는 물론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증권, 카드, 핀테크 기업, 가상자산거래소 등 다양한 기업이 파트너를 찾기 위해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 간 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코인 발행부터 보관, 유통, 결제 등 전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금융사가 업권별 강점을 살려 함께 코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 간 결합도 필수다. 은행법상 은행은 자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 지분을 15%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은행이 과반 이상 지분(50%+1주)을 보유한 컨소시엄이 발행권이 가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금융당국이 예외 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컨소시엄 1곳에 최소 4개 이상의 은행 참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재 네이버, 두나무, 하나금융그룹 결합은 공식적으로 구체화된 단계다.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합병이 추진되고 있고, 하나금융지주는 두나무 지분을 인수하며 주주로 올라섰다. 삼성 계열사도 최근 두나무 지분을 획득해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강력한 사업자 등장이 예고되며 다른 금융사들의 협력 구축도 바빠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은 토스, 빗썸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와 함께 그룹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카카오도 시중은행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그룹, JB금융그룹 등 지방금융과도 논의 중이다. 이달 1일에는 KB국민·신한·IBK기업은행, 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은행·iM뱅크 등 지방은행과 토스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 성격의 자리였다고 선을 그었으나, 사실상 향후 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겠느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바쁘게 움직이는 금융권과 달리 법안 마련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관심이 집중됐으나 법제화가 지연되며 올해는 오히려 논의 열기가 사그라졌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당초 시장은 이르면 지난해 말까지 법제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법안의 쟁점 사안이 협의되지 못하며 국회는 올해 1분기, 올해 하반기 순으로 예상 입법 시기를 늦추고 있다. 게다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회 기능이 사실상 중단됐던 상황이다. 국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하면 디지털자산기본법 재논의에 들어갈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지분 구조, 발행·유통 체계 등 핵심 설계가 법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회사들이 컨소시엄 논의를 확정하고 공식화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준비 과정을 구체화하기 어렵다"며 “법제화가 지연될수록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카드사 풍향계] 현대카드, 달러·위안화 이중통화 김치본드 발행 外

◇ 현대카드, 달러·위안화 이중통화 김치본드 발행 현대카드가 자금조달 채널을 꾸준히 다각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최초로 미국 달러화-중국 위안화를 결합한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17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번 김치본드는 총 1287억원 규모로, 2000만달러(302억원) 및 4억4000만위안(985억원)으로 구성됐다. 달러화 채권은 1년 만기 단일물로, 금리는 SOFR에 77bp(1bp=0.25%포인트(p))를 가산한 수준이다. 위안화 채권의 경우 2년 만기 단일물로, 발행금리는 2.09%로 집계됐다. 현대카드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중국계 투자자 저변을 넓히고, 신규 투자 수요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를 준수한 점도 특징이다. 조달한 자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와 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 모빌리티 관련 금융 서비스에 활용될 예정이다. ◇ KB국민카드, 포인트리 지역화폐 전환 서비스 실시 KB국민카드가 코나아이와 KB금융그룹의 통합 리워드 '포인트리'를 지역화폐로 전환 가능한 서비스를 실시한다.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KB국민카드 회원과 코나아이 지역화폐 회원은 '경주페이'·'천안사랑카드'를 비롯한 전국 18곳 지방자치단체 앱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환 비율은 1포인트리당 1원으로, 10포인트리부터 1포인트리 단위로 월 최대 10만포인트리까지 전환할 수 있다. 양사는 고객이 보유한 포인트리가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면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골목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우리카드, 제로베이스원 콘텐츠 할인 상품 출시 우리카드가 K-팝 아이돌그룹 제로베이스원 팬덤을 위한 카드상품을 선보였다. 'ZEROSE 우리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커뮤니티 플랫폼 '플러스 챗' 구독형 정기결제 상품 결제시 1만80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K-팝 공식 커머스 엠넷 플러스 머치 이용시 20%(월 최대 2만원) 할인도 가능하다. 카드 디자인은 2종으로, 제로베이스원 6집 미니 앨범 '어센드' 컨셉포토와 지난 3월 변경된 로고가 활용됐다. 연회비는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모두 3만원이다. 우리카드는 팬덤 기반 신규 회원을 늘리고, 콘텐츠 소비 중심의 카드 이용 트렌드를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굿즈 할인 뿐 아니라 구독·콘텐츠 소비를 연결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팬덤의 실제 소비 패턴을 반영해 기획된 상품으로, 제로베이스원을 사랑하는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과 특별한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카드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보험사 풍향계] 삼성생명, 새 종신보험 출시…암 치료 보장 결합 外

◇ 삼성생명, 새 종신보험 출시…암 치료 보장 결합 삼성생명이 사망 보장과 암 치료 보장을 결합한 종신보험 신상품을 선보였다. 갈수록 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점에 착안했다. 17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삼성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무배당, 저해약환급형)' 가입자가 암 진단 후 치료를 받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에 상응하는 만큼 사망보험금을 증액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치료보험금 지급과 무관하게 가입 후 10년 시점부터 10년간 가입액의 10%씩 사망보험금이 체증된다. 갑상선암과 기타피부암을 제외한 암 진단을 받고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직접적인 치료를 위해 △항암약물치료(호르몬치료 제외) △암수술 △항암방사선치료 △특정항암약물호르몬허가치료 등을 받으면 각 치료별 보험금을 연 1회 한도로 지급한다. 삼성생명은 유병자 고객이 가입 가능한 '삼성 간편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도 출시했다. 당뇨·고혈압 이력이 있어도 3개 간편고지 항목에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있다. 삼성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의 가입연령은 만 15~70세, 납입기간은 7·10·15·20년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 삼성화재, 지자체 공유재산에 위험분석 보고서 제공 삼성화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험관리 체계 구축에 나선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위험관리를 수행하는 시설에 인공지능(AI)위험분석 보고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당 보고서는 온라인 설문 기반 위험평가를 토대로 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방정부의 선제적 위험관리 시스템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데이터 상호활용을 통해 지자체의 안전 행정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생명, 장애인 직업재활 포장봉사 실시 미래에셋생명이 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도왔다.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실천'이라는 구호 아래 미래에셋 박현주 재단과 연계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미래에셋생명 임직원들은 서울 우리마포종합복지관에서 성인 발달장애인과 포장 작업을 진행했다. 직업훈련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황병욱 미래에셋생명 홍보실장은 “앞으로 임직원들의 꾸준한 참여를 통해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농협손해보험, 폭염 앞두고 가축 피해 대응책 안내 NH농협손해보험이 전북 김제시 전주김제완주축협에서 '2026년 가축 폭염 사고 예방 캠페인'을 시행했다. 양돈 농가 150곳에 사료첨가제를 전했고, 폭염 피해 발생시 대응요령 및 사고 처리 절차가 수록된 안내장도 배포했다. 농협손보는 전국 농·축협을 통해 가축재해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는 돼지와 닭을 비롯한 가축 16종과 축사 사고를 보장하는 것으로, 정부가 보험료 절반을 지원한다. 지자체에 따라 추가 30%까지 지원 가능하다. 송춘수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돼지나 가금류는 땀샘이 없어 고온에 매우 취약하다"며 “환기시설 점검과 충분한 음수 공급 등 사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카카오페이손보, 실종 반려동물 찾기 지원사격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길 잃은 반려동물이 빠르게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한다. 펫보험 가입자들에게 실종견·묘 정보를 공유하고 제보를 받는 알림 서비스 '같이찾개'를 운영하는 중으로, 유실동물 구조지원 단체 지해피독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실종 반려동물 정보 확산 및 수색·구조로 이어지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카카오페이손보 펫보험 가입자와 지해피독 이용자가 실종 동물 정보를 제보하면 카카오페이손보가 해당 정보와 위치 정보를 토대로 카카오톡에서 실종 알림을 확산한다. 지해피독은 현장 수색과 구조 활동에 나선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B금융지주, ‘빅데이터’로 소상공인 살린다

KB금융지주가 금융 데이터를 중심으로 통신, 상권 데이터를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17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는 이달 16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서울신용보증재단, SK텔레콤과 '빅데이터 기반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KB금융의 금융 데이터를 중심으로 통신·상권 데이터를 연계해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 경영 환경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자 진행됐다. 참여 기관은 각 기관의 보유 데이터와 분석 역량을 결합한 빅데이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데이터 표준화·정합성 관리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상권 분석·정책효과 분석을 제공하는 데이터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실무협의체도 운영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축적된 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와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KB상권활성화지수'를 통해 지역 상권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등 데이터 기반 포용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 데이터는 지역 경제와 상권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소비·통신·상권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분석·지원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KB금융은 공공·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확대해 데이터 기반의 포용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개미들에 돈 빌려주려고”...빚투 불장에 증권사 차입도 급증

주식 투자 열풍이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재원 확보에 나섰고, 이 영향으로 금융권의 금융·보험업 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1조126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평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잔고도 36조원을 웃돌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가운데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최근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었고, 금융당국도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신용융자 증가 현황과 레버리지 투자 리스크를 점검한 바 있다. 늘어난 신용융자 수요는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등 단기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실제 금융·보험업에 대한 금융권 대출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예금취급기관의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은 180조4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9조8000억원가량 증가해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대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단기 운영자금 수요에 집중됐다. 올해 1분기 운전자금 대출은 137조866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4% 늘어난 반면 시설자금 대출은 42조6227억원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증권사의 신용공여 확대와 자체 투자 수요가 운전자금 중심의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금융·보험업 대출 잔액은 90조342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조601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크다. 전체 금융·보험업 대출 가운데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1%로 높아졌다. 해당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2024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는 새마을금고, 신협,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이 포함된다. 한국은행은 신탁계정의 할인어음 매입 확대가 비은행권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 활용을 늘리면서 비은행권 자금 수요도 함께 확대된 결과로 보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슈&인사이트] 고환율이 짓누르는 민생의 현실과 대책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물가와 월세, 카드값을 마주하는 서민의 일상에서 고환율은 이미 하나의 생활고로 체감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고환율을 단순한 일시적 충격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이에 비해 동결을 지속해온 한국의 통화정책은 한·미 금리차를 크게 벌려 놓았다. 자본은 이자율이 높고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결과적으로 원화 자산의 매력은 떨어지고, 글로벌 자금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며 원화 가치는 구조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게 되었다. 외화 수급 구조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한국 경제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환전하는' 패턴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 대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연기금과 금융기관의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 개인의 해외주식·부동산 투자까지 겹치면서 달러는 밖으로 나갈 채널이 늘어났다. 여기에 미·중 갈등, 지정학적 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요인이 결합했다.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전 세계 자금이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고, 그 여파는 원화와 같은 신흥시장 통화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고환율은 물가를 통해 민생을 압박한다. 에너지와 식량,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서 환율 상승은 곧바로 기름값, 전기·가스 요금,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장바구니 물가만 치솟는 상황에서 고환율은 실질임금 삭감과 다름없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자영업과 중소기업에도 고환율은 구조적인 부담이다. 대기업 수출업체는 일정 부분 환헤지와 공정 자동화 등으로 원자재 비용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수입 원재료와 부품을 쓰는 영세·중소업체는 오른 원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한, 고환율로 인한 영향은 계층·세대별로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해외 자산을 충분히 보유한 고소득층이나 글로벌 기업은 환차익을 누리거나 피해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생활 기반이 묶인 서민·청년층은 생활비 상승과 실질소득 감소를 회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고환율의 악영향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환율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보다 정교한 통화정책이 요구된다. 고환율과 물가 불안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과제가 되고 있다.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충분히 인상하지 못하면, 환율과 물가가 동시에 불안해지는 '이중 불안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 특히, 한국처럼 가계부채가 많은 경제에서는 금리 인상의 부작용만을 우려해 통화긴축을 주저하기 쉽지만, 물가와 환율에 대한 신뢰를 잃는 순간 증시하락, 소비부진 등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과 환율 기대를 확실히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외환시장 제도와 헤지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고환율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주체와 그렇지 못한 주체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점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제공하는 환변동보험과 같은 수단이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중소 수출·수입업체에도 실질적인 안전망이 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고환율은 더 이상 외환시장에만 존재하는 숫자가 아니다. 마트 영수증, 전기·가스요금 고지서, 전세·월세 계약서에 직결된 생활 변수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의 변동이 민간 소비, 자영업·중소기업의 비용 구조, 실질임금과 소득분배,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환율이 실물·금융 변수에 미치는 파급경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합 환율 영향지수(가칭)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런 통합 지표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환율과 물가뿐 아니라 민간 소비, 자영업·중소기업, 금융안정에 대한 '부담의 분포'를 동시에 고려하게 해 주고, 정책 결정 과정과 결과를 국민에게 설명할 때도 설득력 있는 근거 자료로 기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고환율은 한·미 금리차 확대, 외화 수급 구조 변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며, 그 부담은 물가 상승과 내수 위축, 금융 불안 형태로 민생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정기적으로 생활물가·가계부채·중소기업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앞으로의 환율·통화 정책은 수출지표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을 기준으로 설계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bienn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