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주택정책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주비 대출 완화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등 규제완화를 연일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10·15 대책 기조를 고수하며 움직이지 않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정책 줄다리기가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 사업지를 찾아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크게 축소되면서 이주를 앞둔 주민들이 대출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주비 대출에 한해 LTV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거나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화2동 구역은 사업시행인가 직전 단계로 이주가 시급하지만, 다수 조합원이 대출 한도 축소에 막혀 발이 묶여 있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10·15 대책에 따르면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LTV 상한이 기존 70%에서 40%로 일괄 축소됐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도 신규 규제지역 지정 이후 실행되는 이주비 대출에 동일한 40% LTV 규제가 적용된다. 중화2동 모아타운처럼 관리처분·사업시행인가 직전 구역의 조합원들도 종전보다 훨씬 줄어든 한도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 시장이 “이주 예정 단지에 한해 LTV와 지위양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오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제333회 정례회에서도 “서울 전역 토허구역 해제를 신중히 검토할 시점"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금융 규제가 서민 주거 사다리를 끊고 있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와 국토부가 최근 정책 조율을 위해 실무협의를 시작한 직후 나와 더 주목된다. 오 시장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오찬 회동에서 주택공급·규제완화 전반을 논의했고, 이후 21일 첫 실무회의가 열려 양측이 제안과 요구사항을 교환했다. 시는 10·15 대책 보완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국토부는 유휴부지·그린벨트 활용 등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협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심 공급·토허제 등 완화 요구를 계속 건의하고 있으나 지금 단계에서 가능성을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역시 “시가 제도 개선을 요청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협의 내용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국토부가 시장 안정·규제 유지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는 반면, 시는 공급 차질과 주민 불편을 이유로 규제완화를 압박하고 있어 정책 기조 자체가 충돌한다는 분석이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양측의 이해관계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오 시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정비구역 224곳 중 착공은 2곳뿐"이라며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의 실효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오 시장 재임 기간 인허가·착공 실적은 전임 박원순 시장 때보다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고, 천준호 의원은 “과도한 서울시 심의가 병목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서울시에 집중돼 병목이 생긴다"며 중소 규모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갈등이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와 국토부는 애초에 정치적 기반도 다르고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도 다르다"며 “서울은 서울 중심으로, 국토부는 전국 단위에서 판단해야 하니 조율 속도가 붙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정치적 계산이 앞서 좋은 해법이 나오기 점점 어려워진다"며 “지역·국가보다 정당의 입장을 먼저 따지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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