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해상운임이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을 중심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재격화한 중동전쟁의 여파까지 겹치며 해운업계 시황을 밀어올리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주 3662.18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또 한번 경신했다. 직전 주(3590.05) 대비 2.0% 상승한 수치로, 지난 7월 4주차(3062.95) 이후 7주 연속으로 증가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 주 운임 강세의 주요 원인이었던 미국향(向) 물량 성수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태풍의 영향으로 물류 혼잡이 지속되는 중국 항만의 일정 지연이 상방 압력으로 동반 가세했다. 특히 상하이·닝보 등 중국 주요 항만에서 시작된 항만 물류 차질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역내 환적망으로 확산하며 운임 상승을 주도했다. 유조선 운임 상승폭은 훨씬 가파르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 14일 발간한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 따르면, 중동-중국 노선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하루 운임(TCE)은 지난주 98만2072달러(13억3000만원)로 전 주 70만4025달러(9억6000만원) 대비 39.5% 급등해 100만달러선에 근접했다. 이는 중국계 정유사들의 조기 선복 확보 경쟁이 심화한 데 더해,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항로인 후자이라(아랍에미리트)·오만만 선적 화물이 집중 유입된 영향이라는 게 해진공 측 설명이다. 심화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유조선 운임 전반에 영향을 미친 가운데, 원유선인 수에즈막스급(서아프리카-유럽)·아프라막스급(중동-싱가포르) 선박 운임이 각각 전 주 대비 106.42%·39.5% 뛰었다. 이 밖에 석유제품을 운반하는 대형 선박 LR2도 해상에서 원유를 환적하는 STS(Ship-to-ship) 투입 등 영향으로 가용선복이 급감하며 중동-일본 노선 기준 TCE가 전 주보다 45.2%나 급등했다. 이 같은 고운임 환경은 최근 급격히 악화한 중동 정세와 맞물리며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란 후티 반군의 홍해 장악 시도로 수에즈 운하 통항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압박을 받는 데 더해, 유가마저 급등세에 진입하며 선박의 통항 거리와 유류비 증가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증가분 일부는 긴급유류할증료 등을 통해 선종별 일정 시차를 두고 운임에 반영되는 만큼, 운임 상승을 한층 가속화할 수 있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3시 기준 뉴욕상업거래소(CL)의 10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1.6% 오른 103달러(배럴당)를 기록했다. 고운임 환경이 지속되며 국내 해운업계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연결기준 HMM의 영업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5550억원과 영업이익 6015억원으로 제시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4%·102.6% 증가한 수치다. 팬오션도 3분기 컨센서스로 매출 1조7490억원과 영업이익 1768억원이 제시돼 전년 동기보다 37.8%·4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운임 강세가 지속되면서 우호적인 시황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압박 우려나 지정학적 변수 등 불확실성이 높아 미래를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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