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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출시 책임론에 해킹까지…이찬진, 국감서 집중 난타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책임과 금융권 해킹 사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위험 금융상품의 출시 과정에서 사전 위험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한 보안 감독이 실효성을 갖췄는지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19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투자자 손실, 금융회사들의 사이버 보안 체계, 전산사고 대응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일부 사안에서 감독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자료 제출과 추가 점검을 약속했다. ◇ 단종레 출시 과정·투자자 손실 책임 공방 이날 국감에서 가장 큰 쟁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였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상품 출시 이후 국내 증시의 급격한 변동성과 투자자 손실을 거론하며 이 원장에게 사전 대응 책임을 물었다. 김 의원은 이 원장이 지난 6월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왜 들어누워서라도 막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 원장은 “이미 정책이 발표돼 확정된 상태였고 당시 출시를 앞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예상돼 경보를 울리기 위해 강한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증시 변동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해 2월 업무계획에서 금융시장 안정성과 사전 예방적 소비자 보호를 강조했지만 실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출시 절차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통상 한국거래소 예비심사와 금감원 심사를 거치는 ETF 상장 과정에서 거래소 예비심사가 끝나기 전에 금감원 심사가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방식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중순 금융위에서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어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발주한 연구보고서에 상품의 장기 보유 손실 위험과 개별 종목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담겼지만 이 원장이 7페이지 분량의 요약문조차 읽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이 원장은 관련 보고서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의원들은 1월 13일 대통령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상품 도입이 논의된 경위와 참석자들의 발언, 위험성 검토 자료 등을 요구하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문제 삼았다. ◇ 금융권 해킹 확산…보안 감독 실효성 도마 금융권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점검 결과에서는 16개 금융회사에서 약 1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 등에서 피해가 확인된 가운데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당시까지 관련 정보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은행의 차이를 물으며 우리은행의 다중 인증 체계와 농협은행의 외부 대출 모집인용 시스템 미운영 사례를 언급했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은 기본적인 통제와 다중 인증 체계를 갖췄고 농협은행은 외부에 노출된 접점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 측 설명을 실제로 검증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금융회사 전산망에 새로운 업무 시스템과 외부 연계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공격 접점이 확대된 점을 지적하고 보안 체계와 실제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점검한 554개사 가운데 130개사(23.4%)에서 보안상 미흡한 점이 확인된 만큼, 미흡 판정을 받은 회사뿐 아니라 나머지 회사의 취약점도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원장은 외부 노출 접점에 대한 전수조사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버그바운티 제도도 개선 대상으로 거론됐다. 한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분기별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금감원과 금융보안원은 연 1회 운영하고 참여 기업과 신고·인정 건수, 포상금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KISA 수준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업무보고에서 최근 침해사고로 인한 국민 우려가 큰 만큼 원인 규명과 보안 취약점 보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기반 공격에 대응하는 방어 역량을 높이고 보안 취약점 분석·평가와 IT 자산 식별·관리, AI 기반 침투를 포함한 모의해킹 훈련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금융회사의 보안 예산과 인력 투자를 늘리는 방안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검토할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정무위 국감 휩쓰는 단종레…“왜 드러누워 막지 않았나” [2026 국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단종레 출시 이후 검은 월·화·수·목·금요일 모두 있었다"며 “왜 (발언한 것처럼) 드러누워서 막지 않았냐"고 질타했다. 이 원장은 '드러누워서라고 견제해야 했다'는 발언 보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했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 깊게 입장을 관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정책이 확정된 상태였다'는 이 원장의 답변에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없냐"고 반문했다. 지난 2월9일 업무계획에서 “흔들림 없는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지난달 15일 코스피와 코스닥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되는 등 코스피가 고점 대비 41% 급락한 것을 들어 자문자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했지만, 증권사 10곳에서 확정된 개인 손실이 2조3242억원에 달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같은당 최은석 의원은 금감원 발주로 만들어진 단종레 관련 연구보고서를 이 원장이 읽어봤는지 추궁했고, 이 원장은 7페이지 분량의 요약문도 읽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장기 보유시 발생 가능한 손실 위험 및 개별 주식의 변동성 증폭 가능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금융위원회 어떤 관계자와 무슨 내용을 협의했는지 질의했으나, 이날까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신동욱 의원은 △개인 투자자의 순손실 추정액 △상품별 손실액 △월말 기준 연령대별 투자자수 추이와 보유잔고 및 매수금액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기관들이 금감원에게 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을 들어 이 원장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 ◇'깜깜이 회의'·절차 논란 김 의원은 “(단종레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수조원의 손실을 입었는데도 청와대가 주재한 회의록 한 장이 남아있지 않다"며 “누가 처음 제안했고, 어떤 논의와 위험성 검토를 거쳐 결정에 이르렀는지 깜깜이"라고 힐난했다. 실제로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1월13일 대통령실 비공개 간담회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서면답변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자본시장연구원 발제자료와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 제출자료에도 관련 제안 내용이 없었고, 참석 임원들도 직접 제안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청와대 요청으로 참석한 민간 금융사 5곳의 사전 의견서에서도 도입 요구가 확인되지 않았다. 최 의원도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 어떤 관계자와 무슨 내용을 협의했는지 질의했으나, 이날까지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송언석 의원 역시 김용범 전 정책실장 주재 비공개 간담회 이후 출시 예정일이 급하게 바뀌었다며 의문을 표했다. 박성훈 의원은 김 전 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하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일갈했다. 박대출 의원은 변칙적 심사 절차를 문제로 봤다. 심사 단계를 줄이는 병행심사가 사상 처음으로 이뤄졌고, 상장 신청도 이뤄지기 전에 상장이 예고됐다는 이유다. 해당 상품의 상장 신청일은 5월19일이지만, 금융위원회는 나흘 앞서 27을 상장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지방선거에 맞춰 시간표를 세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까닭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금융은 믿음을 사고 파는 산업이고, 금감원은 시장경제의 문지기인데 단종레는 성급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손보사 3분기 전망, 예상 보다 ‘흐림’…투자손익↓

손해보험사들의 올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수익성 향상을 뒷받침하던 사업부분의 상승세가 꺾였다는 이유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의 예상 당기순이익은 1조2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높다. 4사 모두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권가에서는 이를 하회하는 수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투자손익이 발목을 잡으면서 1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낮은 실적을 냈다는 것이다. 보험손익 부진을 투자손익으로 상쇄했던 전분기와 다른 양상이 펼쳐진 셈이다. 금리 상승이 중장기적으로는 신규 투자이원의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보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증시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식과 출자금 △구조화채권 △대체투자 △채권형 펀드를 비롯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 자산의 상당부분에서 평가처분손실이 발생하고, 금리 상승으로 보험금융비용도 커졌다고 추정했다. 보험손익은 악재와 호재가 뒤섞인 상황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계약 물량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선진화가 보험료 상승과 사업비 통제를 야기하면서 영업 현장의 온도가 추워진 탓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사 합산 월평균 신계약이 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일명 '1200%룰'이 법인보험대리점(GA)로 확대 적용된 것도 신계약 창출을 어렵게 만든 요소다. 기업들도 보험계약마진(CSM)의 양적 확대 보다 질적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도입되는 등 이익잉여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만큼 이익전환력이 높은 고수익 상품 판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속채널 육성 과정에서 사업비 예실차 압박도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업계의 전속설계사는 총 15만573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명 가까이(14.7%) 증가했다. 그러나 보험금 예실차가 크게 개선되면서 장기손해보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독감 대유행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으나,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된 것이 악재를 이겨낸 원동력이다. 신장분사치료 관련 보험금 청구가 많아지는 등 이학요법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손의료보험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이 대폭 줄었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손보사 5곳(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의 8월 도수치료 관련 보험금 청구액(19억3400만원)이 전년 동월 대비 96.0%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적자를 냈던 자동차보험은 할인특약 축소를 비롯한 마진 방어 전술이 펼쳐지는 중으로, 보험료 인상 효과도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입차를 비롯해 가액이 높은 차량의 보급이 늘어나는 점과 정비수가 상방 압력이 자보를 위협하는 만큼 향후에도 실적 개선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수리비용이 증가하면 보험금 지급 규모도 불어날 수 있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최근 도입된 일명 '8주룰'의 영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뇌진탕 등 상해등급 11급 진단을 받는 환자 수의 변화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보험은 쿠팡 인천 물류센터 화재를 비롯한 악재에 직면했다. 재보험사로 위험을 이전한 덕분에 손실을 줄일 수 있었으나, 거제 집중호우로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수익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이 있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2분기 일회성 환입 소멸 등으로 3분기 기대치가 낮아지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계절성·연말 유병자보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추가 반영시 4분기 실적 모멘텀이 소멸되고,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축소되는 점은 기업가치를 저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융권 ‘해킹 연쇄 폭탄’ 다음은 어디…보안 관리 강화 시급

금융권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에서 시작된 공격이 저축은행과 캐피탈,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가상자산사업자 등으로 확산한 데다 전 금융권 보안 점검에서도 다수 금융회사의 관리상 허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잇따른 침해사고와 보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체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 사고에 대한 사후 조치뿐 아니라 취약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공격 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집계한 금융권 인공지능(AI) 해킹 침해사고 점검 결과 현재까지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총 16곳이다.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당국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보안 점검에 나선 가운데 추가 신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해킹 피해가 알려진 곳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등 은행권 4곳과 예가람저축은행·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였다. 이후 OK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중앙회, 온투업체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모우다 등으로 침해사고가 확대됐다. DB저축은행과 산은캐피탈, 브라이트픽스,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와 프라뱅에서도 사고가 보고됐다. 사고가 여러 업권으로 번지면서 금융회사별 보안 관리 수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는 AI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 정황까지 확인되면서 새로운 위협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 체계도 점검 대상이 됐다. 이번 해킹 사고에서 주목되는 점은 공격 대상이 금융거래 핵심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영업지원 시스템 등 금융회사의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에서도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핵심 거래 시스템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외부에 노출된 업무용 시스템의 취약점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금융회사별 피해 양상도 다르다.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예가람저축은행에서도 4만여명의 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서도 직원용·영업지원 시스템과 관련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개인정보 유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가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름과 연락처, 소득정보 등 여러 정보가 결합하면 금융회사를 사칭한 피싱이나 맞춤형 금융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 계좌번호나 카드번호 등 부정결제에 직접 활용되는 정보의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유출된 고객정보가 다른 정보와 결합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에서 기본적인 관리상 허점이 다수 확인된 점도 부담이다. 당국이 전 금융권 555개사를 대상으로 보안 체크리스트를 점검한 결과 130개사에서 미흡 사항이 보고됐다. 최신 보안패치를 적용하지 않거나 기술지원이 종료된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고 24시간 보안관제 체계를 갖추지 못한 금융회사도 있었다. 외부 시스템의 인증·인가 절차가 미흡하거나 중요 서비스에 다중인증(MFA)을 적용하지 않은 사례도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융회사 보안 체계와 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전산시스템의 접점을 파악하고 시스템별 인증 절차와 접근 권한을 명확히 관리하도록 하는 한편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등의 책임 범위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보안 점검의 범위와 빈도를 확대하고 금융회사 간 위협정보 공유 체계도 개선한다. 중소형 금융회사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AI 기반 공동 보안관제 등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해킹 사고가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여러 업권으로 확산하고 있어 금융회사들의 보안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외부와 연결된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예방하는 한편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예금족 웃고 차주는 운다…은행 정기예금 ‘4% 시대’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최고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증시 공포에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들의 수신 확보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수신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는 만큼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고 연 4% 금리를 주는 '슈퍼SOL 웰컴 정기예금'을 5000만원 한도로 판매하고 있다.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 연 3.6%에 우대금리 0.4%포인트(p)를 준다. 가입 기간은 6개월과 1년 중 선택할 수 있고, 6개월 만기 상품은 연 3.3%의 기본금리를 제공한다. 가입금액은 5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NH올원뱅크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최고 연 3.9%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예금 'NH올원뱅크 10주년 기념 예금'을 판매 중이다.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3.65%에 우대금리 0.25%p를 더해준다. 이달 13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총 5000억원 한도로 판매되며, 가입금액은 10만원부터 최대 10억원까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3~3.65%까지 높아졌다. 전월 취급 평균 금리는 연 3.06~3.29%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예금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0.25%p씩 총 0.5%p 인상해 연 3%까지 끌어올렸다. 시장금리도 상승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 7월 1일 3.780%에서 이달 16일 4.003%로 0.223%p 높아졌다. 여기에 최근 증시 불안에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가 지속되며 은행들이 수신 금리 경쟁에 나서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016조5229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4358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부터 6개월 연속 늘어난 것으로, 이 기간 총 79조3395억원이 늘었다. 예금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 상품 금리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3%로 전월 대비 0.25%p 상승했다. 2024년 6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6~6.29%로 이미 연 6%를 넘어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반영된다"며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지금과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국민 편의 넓히는 은행권…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경쟁 본격화

은행권이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고 금융거래와 일상생활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국민의 이용 선택권이 넓어졌다. 은행들은 앱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인증 방식과 보안 기능을 적용하는 한편 생활밀착형 서비스와의 연계에도 나서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은 각사의 모바일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부의 모바일 신분증 민간개방 사업에 참여하는 은행이 늘면서 국민은 기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네이버, 카카오뱅크, 토스, 삼성월렛 등에 더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대하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4개 은행이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 평소 이용하는 금융앱에서 신분증을 발급받거나 제출할 수 있어 이용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 앱 접근성 높이고 인증 방식 다양화 은행들은 각자의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통합 금융 플랫폼 '신한 슈퍼SOL'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은 IC 신분증을 활용하거나 발급기관이 제공하는 QR코드를 촬영해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받은 신분증은 이를 지원하는 은행의 금융업무뿐 아니라 편의점 성인 인증과 관공서 본인 확인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객이 신분증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슈퍼SOL 초기 화면에 위젯 기능을 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신분증 화면에는 현재 시간과 움직이는 배경 이미지를 적용해 화면 캡처 등을 통한 부정 사용을 방지하도록 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체계도 적용했다. 분산신원증명기술을 기반으로 PIN(인증비밀번호)과 안면인증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으며 안면인증 특징정보는 분산 저장하고 암호화해 관리한다. 고객의 단말기 환경에 따라 삼성월렛과 연동하는 '안전지갑'과 슈퍼SOL 앱 내 '전용지갑' 방식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서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외국인등록증, 장애인등록증 등 모바일 신분증 5종의 발급과 조회 기능을 제공한다. 금융거래 과정에서 신분증을 제출할 수 있으며, QR과 푸시(PUSH) 인증 등 다양한 제출 방식도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신분증을 금융거래뿐 아니라 병원과 공항, 편의점, 관공서 등 온·오프라인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오는 11월에는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활용 범위 확대 은행들은 모바일 신분증을 금융앱의 활용도를 높이는 수단으로도 주목하고 있다. 계좌 조회와 송금 등 전통적인 금융 기능에 신원 확인 서비스를 더해 고객이 일상생활에서 앱을 이용하는 접점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향후 의료기관과 모빌리티, 유통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와 연계해 모바일 신분증 활용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고객의 이용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편의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운영과 보안 관리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신분증 이용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은행 간 서비스 경쟁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객이 평소 사용하는 앱에서 신분증을 발급받고 제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인증 체계가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바일 신분증이 일상생활 전반으로 확산하려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보안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앱이 신원 확인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는 만큼 편의성과 보안성을 함께 강화하는 것이 향후 서비스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中 D램 공습”에 던진 삼전닉스...월가는 ‘양산 능력’ 따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8~9거래일 만에 동반 반등했지만 반도체주를 짓눌렀던 중국발 악재의 실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차세대 D램 개발 발표가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 약화 우려를 키웠으나, 월가에서는 기술 공개와 실제 양산 경쟁력은 별개라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62% 오른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한 것은 9거래일 만이다. SK하이닉스도 0.79% 상승한 127만2000원에 마감해 8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두 종목 모두 장중에는 상승폭을 크게 키웠다. 삼성전자는 장중 22만2500원까지 올라 상승률이 5.95%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한때 132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4.9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장 막판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각각 23.9%, 31.5% 하락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 행진을 이어온 가운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28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적으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46억원, 6833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만 놓고 보면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1219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의 순매도 규모도 8303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이 업종에서 150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800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소각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점도 이날 수급을 해석할 때 살펴볼 대목이다. 최근 반도체주를 흔든 재료 중 하나는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개발 소식이었다. CXMT는 셀 면적을 줄여 메모리 집적도를 높이는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램을 연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해당 구조의 양산 목표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업체가 기술 전환에서 한국 기업을 앞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제품 출시 계획만으로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CXMT는 제품의 구체적인 용량과 성능은 물론 양산 일정과 수율 등 상업적 경쟁력을 판단할 핵심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설계 구조를 발표하는 단계와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하는 단계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미국 증권사 로젠블랫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CXMT의 신기술 발표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제품 개발과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안정적인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캐시디는 CXMT의 공정 수준을 고려하면 새로운 4F² 셀이 경쟁사들이 사용하는 기존 6F² 셀보다 오히려 약 34% 더 큰 면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 구조를 바꿨다는 사실만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고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는 CXMT의 계획을 '종이호랑이'에 비유하며 실제 시장 판도를 바꿀 정도의 위협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공지능(AI) 시장의 수요 구조도 이런 반론의 배경이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수년 전부터 수립하는 만큼, 관련 D램 수요는 과거보다 장기적인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캐시디는 CXMT의 발표가 메모리 수급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미즈호의 조던 클라인 기술·미디어·통신(TMT) 전문가도 CXMT의 제품 발표를 삼성전자의 양산 목표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검증된 수율과 전체 제품 사양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 시점만으로 기술 경쟁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거론된 제품이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니라 일반 서버용 D램이라는 점도 짚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4F² 구조를 개발하고 있어 중국만의 독자적인 기술 도약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단, 중국의 추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제프리스는 CXMT가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AI 투자에 대한 우려와 별개로 중국발 공급 확대 가능성이 D램 투자심리를 압박할 수 있다고 봤다. 클라인도 CXMT와 중국 낸드플래시 업체 YMTC의 움직임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의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블록체인 금융, 전통 금융과 결합 본격화…토큰화 자산 391억 달러”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서비스가 기존 금융시장과 결합하고 있다. 탈중앙화금융(DeFi)과 토큰화 자산이 금융회사와 연결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개인투자자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회사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DeFi·토큰화 자산, 전통 금융과 온체인 금융의 연결'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위에서 성장해 온 DeFi와 토큰화 자산이 기존 금융회사와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개인투자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맡는 역할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초 토큰화 자산 시장은 약 391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토큰화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현재 토큰화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머니마켓펀드(MMF)와 기업대출 같은 신용 상품이 전체의 약 61%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자산의 토큰화가 가능하지만 아직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거나 담보로 활용하기 쉬운 상품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토큰화 기술은 기존 금융상품을 작은 단위로 나눠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모든 투자자가 자유롭게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상품 특성과 각국의 규제에 따라 투자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되는 토큰화 미국 주식의 상당수는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소유하는 대신 주가 등락에 따라 손익을 정산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토큰화 국채나 펀드 상품도 일정 자격을 갖춘 투자자에게만 판매돼 접근성에 제약이 존재한다. DeFi 시장도 전통 금융기관과 접점이 확대되고 있다. DeFi는 은행 등 기존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프로그램을 이용해 돈을 빌리거나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외부 DeFi 서비스인 모르포를 활용해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코인베이스에서 대출을 이용하지만, 실제 대출 기능은 외부 서비스가 처리한다. 이처럼 블록체인 기반 금융기술이 금융 플랫폼에 접목되며 개인 고객과 접점을 가진 금융회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상품 개발과 운용은 전문 사업자가 담당하더라도, 개인투자자는 기존에 이용하던 금융 앱을 이용해 이 같은 상품을 접할 수 있어서다. DeFi와 토큰화 자산이 더 많은 투자자에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상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새로운 금융상품과 기존 금융서비스와 결합이 확대될수록 투자자 보호와 위험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 토큰화 자산은 상품에 따라 투자자가 보유하는 권리가 다를 수 있다. DeFi 또한 프로그램 오류나 외부 서비스 운영 문제로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회사는 이런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현만 토스인사이트 전략컨설팅팀 리더는 “DeFi와 토큰화 자산은 블록체인 안의 실험을 넘어 기존 금융회사의 서비스와 결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는 이미 이용하는 금융 앱을 이용한 이런 상품을 접한다"며 “금융회사가 어떤 상품을 어떻게 안전하게 제공할지 판단하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GA업계, 커진 몸집 토대로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박차

보험 시장 내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여러 기업의 상품을 비교하며 최적의 보장과 합리적 보험료를 찾으려는 수요가 업계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으로, 업계는 숙원사업인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6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보험GA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설계사 500명 이상인 GA는 73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한 곳 많아졌다. 설계사 수는 총 28만1580명으로 13.0% 증가했다. 대형사 1곳당 평균 설계사 수는 약 3460명에서 3857명으로 늘어났다. 기업별로 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2만8161명으로 1위를 지켰고, 인카금융서비스(2만4724명)·지에이코리아(1만8891명)는 각각 2만5000명·2만명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글로벌금융판매(1만4919명)는 1만5000명, 프라임에셋(9769명)과 케이지에이에셋(9383명)은 1만명을 향해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 대형사들의 수입보험료는 8조9811억원에서 10조4518억원으로 16.4% 확대됐다. 수입수수료는 보험계약과 직접 관련된 모든 수수료와 수당을 합한 것으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각각 5조7314억원·4조7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생명보험(4조5918억원)이 손해보험(4조3893억원)을 소폭 웃돌았으나, 1조원에 달하는 격차가 생긴 것도 특징이다. 생명보험사들이 건강보험과 '700 종신보험' 판매에 매진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GA들이 원수보험사와 완전판매 문화 정착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기울인 노력도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불완전판매율은 0.027%에서 0.023%로 0.004%포인트(p) 낮아졌고, 13회차 유지율은 87.81%에서 88.15%로 개선됐다. 25·37회차 유지율도 각각 72.16%에서 75.85%, 55.31%에서 61.54%로 높아졌다. 보험GA협회는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을 계기로 계약유지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위해 의견수렴과 정책적 협력을 강화하고, 제도화에 필요한 준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GA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설계사 전문성을 끌어올리고, 보험계약 체결에서 유지관리와 보험금 청구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등 새로운 보험판매채널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내부통제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대형 GA 32곳이 받은 제재는 42건으로, 매년 10건 이상을 기록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른 모집종사자의 명의를 이용한 보험모집 △실제 명의인이 아닌 자의 보험계약 모집 △부당 승환계약 체결 △보험상품 설명의무 위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가 올 6월 인카금융에 경고하고, 53억원 규모의 과태료를 의결하기도 했다. 33명의 설계사가 659명의 명의를 도용, 보험계약 1890건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GA에도 보험회사에 준하는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책임이 작동하도록 감독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고,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거나 계약을 이관해 제재를 회피하는 구조까지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농협 개혁에 ‘장악 vs 쇄신’ 충돌…직선제 수용한 강호동, 사퇴는 거부 [2026 국감]

16일 진행된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 개혁안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개혁안이 정부의 농협 장악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농협의 내부 비리 등 문제가 개혁을 자초했다고 반박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회장 선거의 조합원 직선제 전환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외부 감사기구 신설에 대해서는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강 회장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농협중앙회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중앙회장 선거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고, 독립이사제 도입과 퇴직자 재취업 제한 등 농협의 자체 대전환 방안을 정관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 회장을 둘러싼 횡령·금품수수 의혹과 농협의 내부통제 부실, 방만 경영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나서 농협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은 개혁안의 주요 내용인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현재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조합장 약 1110명이 참여하지만, 직선제가 도입되면 조합원 약 187만명으로 선거인단이 확대된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에서 협동조합인 농협에서 회원인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동의 없이 강 회장 혼자 직선제 도입을 결정할 수 있는지 물었다. 강 회장은 “저 혼자 결정한 것이 아니고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 등 60여명과 이사 18명이 함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있고 여기서 나온 방안"이라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조합원 직선제로 바뀌면 기존 조합장들의 자격이 사라지는데 조합장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인지 반문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 개정안을 농협해체법, 농협장악법이라고 언급하며 “개혁이란 명분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농협법 개정안의 궁극적 의도는 농협을 정부 입맛대로 장악하고 해체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강 회장이 직선제를 전격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200만 조합원의 수장인 회장의 결기를 느낄 수 있을까 의심된다"며 “지금 농협법 사태는 방송통신위원회 해체 때와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직선제 도입으로 중앙회장 선거가 정치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직선제가 도입되면 조합원들이 중앙회장이 되는 시대가 끝나는 것"이라며 “농협중앙회장 자리가 정치 바람을 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명 정치인들이 출마를 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정치 영역으로 중앙회장이 온다는 것은 결사 반대해야 한다"고 했다. 외부 독립 감사 기구 설치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독립 감사 기구는 경영 효율성 측면을 따지기 때문에 농민들을 위한 환원 사업이 끝난다"며 “중앙회가 나서서 독립감사 기구를 두면 안 된다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을 정부 산하 기관으로 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정부 산하 기관이 되면 체계적으로 관리는 되겠지만 업무 처리가 느려진다. 농협은 자율 조직이어야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독립 감사 기구 설치 시 우려되는 부분을 강 회장에 질의했다. 강 회장은 “농협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관한 부분이 가장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1000억~15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감사 인력과 전산 시스템은 따로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 개혁의 출발점은 정부가 아니라 농협 자신"이라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중앙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의혹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질타를 받았다"며 “농축협에서 지난 5년간 발생한 금융사고는 961억원에 이르며, 횡령 절반은 자체 감사가 아닌 외부 제보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부른 것은 정치가 아니라 농협 스스로 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회장 직선제와 독립 감사 기구가는 수년간 논의됐다며 갑작스럽게 등장한 개혁 과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농협 조직을 장악하려는 목적이라면 187만명의 조합원에게 권한을 돌려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농협이 지난 65년간 잘못된 부분도 있었고, 저로 인한 1년 이상 사법 리스크가 이어오면서 (개혁의) 물꼬가 트인 것 같다"며 “회장으로서 잘못된 부분은 사법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또 “농협을 개혁해 하나 되는 농협을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안을 만들어 신뢰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사퇴 요구엔 선을 그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회장직을 사퇴하고 자연인 신분에서 경찰 수사받을 용의가 있냐"고 질문하자 강 회장은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신 의원은 또 회장실과 부회장실로 2억4000만원 상당의 고가 기념품이 들어갔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지시·공모하거나 방조한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강 회장은 “없다"고 부인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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