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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비용’…우리금융지주, 무거워진 재무 부담

우리금융그룹이 동양·ABL생명 편입 후 각종 재정적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확대나 이자이익 비판 등 은행권의 수익성이 위축된 환경에서 재무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매끄럽게 조직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동양생명 노조 측과 만나 교섭을 진행했다. 동양생명 노조 측이 매도자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매각 위로금을 받지 못하면서 우리금융이 대신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동양생명 노조 측은 사측에 월급의 1200%에 해당하는 매각위로금(약 1021억7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로금 외에도 특별 성과급 지급과 유니온숍 등을 제시한 상태다. 이에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편입 후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무 부담에 놓였다.우리금융이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으나 교착 상태로 협상이 지속될 시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금융이 노조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재정적 타격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 직원 수인 912명의 평균 월 급여(933만원)를 1200% 수준으로 책정해 단순 계산하면 1021억원 수준의 규모가 산출된다. ABL생명 직원까지 포함하면 1000억원 후반대에 달하는 일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반드시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화학적 결합'이라는 실제 융합 작업이 중요한 만큼 노조 측 요구를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도 처음 합을 맞춰가는 단계에서 원만한 융합을 원할테고, 노조 측은 협상의 키로 위로금을 쥐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금융도 일부 재정적 손실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과징금도 우리금융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동양생명에 1400억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상태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고객의 동의를 받지 않고 신용정보를 자회사 GA(대리점)에 넘긴 점에 대해 신용정보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당초 증자 없이 가용한 방안을 총동원해 자본비율을 관리하겠다는 우리금융의 계획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 1400억원이라는 규모의 과징금은 이번 인수가격의 10%를 상회하는 액수이자 동양생명 연간 순이익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금융은 당초 지주 차원의 추가 증자는 필요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판단했으나 거액의 과징금이 내려지면서 자본비율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금융에 긴장감을 키우게 됐다. 예고된 과징금이 전액 확정될 시 동양생명 자본비율 악화로 인해 자본확충 부담이 지주에 전가될 수 있다. 과징금은 즉각 동양생명 재무제표에 계상되며, 이는 우리금융 연결재무제표에 손실로 반영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은행권을 둘러싼 지출이 많아 동양생명에 추가로 재무적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많지 않은 상태다. 현재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규제와 상생금융 기조, 배드뱅크 분담금 문제와 교육세 인상 등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양생명 인수 후 생각지 못한 각종 복병이 나타나자 자본비율 관리를 두고 고민이 커질 것이란 평가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의 서울 본사 사옥과 연수원·지점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최근 행보도 그룹 차원의 자본 효율화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런 와중 단기적인 동양생명의 수익성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동양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1641억원) 대비 47.1%(773억원) 급감한 86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모두 약세를 보인 결과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편입 후 방카슈랑스나 자산운용 일임 등 일부 교차판매가 시작되면서 비은행 수익 비중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나 과징금 등 비용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고 조직 안정과 투자 여력이 확보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사 갈등이나 재정적 부담이 지속될 경우 실질적 인수 성과 창출은 내년까지 지연될 전망이다. 계열사간 교차판매나 요양 자회사 설립 등 신사업 진출이 실질적인 성과를 기록하려면 올해 회계상 손실 반영이 끝나고 수익성에도 드라이브가 걸려야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자회사 편입에 따른 수익 기여를 당장 기대하기보다 그룹 내 안착과 안정화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도 그렇지만 계열 보험사들도 우선 그룹사에 안착하고 경영안정성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조직 정비를 우선 시행한 뒤 자회사와의 시너지는 장기적 전략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리스크 떠안을라”…중대재해 여신 심사, 은행권 속앓이

정부가 금융권 대출 심사에 '중대재해 리스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꺼냈지만 은행권은 현실화를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신용평가 체계 확립에 있어 모호한 점이 남아있거나 기업 자금 조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며 '생산적 금융'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다. 안전 강화라는 명분과 금융권의 운용 현실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여신·정책금융·자본시장 등 금융권 전 부문에서 중대재해 리스크를 심사에 반영하는 방안을 본격화했다. 정부는 여신 부문에선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 과정에서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을 따져 금리와 한도를 조정한다. 재해 이력이 있으면 불이익을 주고, 예방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에는 대출 확대와 금리 우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대출도 약정 변경 시 한도 축소나 인출 제한을 둘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본다. 정책금융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심사나 시장 안정 프로그램에 안전도를 평가 기준으로 넣고, 자본시장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공시·ESG 평가에 반영해 투자자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결국 '안전 관리 성과가 금융 거래 조건을 좌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중대재해에 대한 행정제재와 처벌이 강화되면 중대재해 발생기업의 신용·투자리스크가 확대되므로 금융부문은 건전성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곧장 중대재해 리스크를 평가요소로 명시하는 데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여신 심사 반영에 앞서 신용평가 체계를 검토해야 하는데, 아직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남아있거나 체계적이고 합리화된 틀이 존재하지 않아 시스템 적용에 애매한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재해 사고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지우는 책무를 은행이 떠안게 된다는 점이 곤란한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 심사 과정에 은행의 평가 과정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물리적인 업무도 늘지만, 안전이나 재해이력 평가가 기업에 곧바로 재무적 영향으로 직결되기에 새로운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셈이다. 안전이나 사고 요인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와 관련해선 제3기관에 분석을 의뢰하고 보고서를 받아보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후 과정에서 은행의 판단과 평가가 들어가기에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기업이 대출 심사 결과에 불복하거나 문제삼을 시 소송 과정에 대한 손실 요소는 은행이 감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법적 공방이 패소로 이어질 경우 소송비용을 포함한 추가 비용 문제도 떠안게 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스템 반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사고 원인과 기업 책임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하는 과정에서 단순 사고인지, 하청업체의 문제인지 등 기업의 책임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며 “재해 이력이 실제 재무 안정성이나 신용도에 얼마나 반영되어야 하는지도 모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정면으로 상충할 수 있는 부분도 고민거리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자금 지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되레 대출 위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리스크를 피하고자 제조업이나 건설업과 같은 특정 업종에 대한 대출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거나 꺼리게 되면 결국 기업 투자와 일자리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정부 정책에도 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출 제한이 과도한 신상필벌로 여겨질 경우 작은 기업에겐 치명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인센티브와 같은 '당근'도 쓰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론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중대재해를 기업 여신심사에 반영함으로써 재무 요건이 충족하는 기업이라도 안전관리 이력에 따라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미 은행은 여신 심사에서 비재무적 요소를 통해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행 ESG 경영이나 법규 준수 여부를 살펴보는 단계에 중대재해 리스크 요소를 별도로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되면 기업으로선 중복 규제로 느껴질 수 있고,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가이드가 없어 최종적인 강도는 알 수 없지만 앞서 중대재해 근절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내달 결정을 앞두고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도 도입은 피할 수 없지만 은행권 우려를 반영해 점진적인 시행이나 입체적인 심사 제도가 확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보험사 풍향계] 삼성화재, ‘AI의료심사’ 도입···심사 속도·정확성 강화 外

◇ 삼성화재, 'AI의료심사' 도입···심사 속도·정확성 강화 삼성화재가 암 진단 및 수술급여 심사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1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한 'AI의료심사'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서·검사결과지·수술기록지 등의 의료문서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배타적 사용을 위해 지난 19일 특허출원도 완료했다. 광학 문자 인식(OCI)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해 기존 수기 검토 과정을 단축하고, 심사 결과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것도 강점이다. 암 진단 보험금 지급을 위해서는 단순히 의사의 진단서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고, 조직검사·미세침흡인검사 등 병리학적·임상학적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에는 심사자가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직접 판독해야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사 소요 시간 편차가 발생하는 한계가 있었다. 김기평 삼성화재 장기보상AI추진파트장은 “AI가 대체판단을 수행함으로써 암 심사건의 인력 검토 비중이 약 55% 감소하는 등 정확도 향상·업무 효율성·사업비 절감이라는 3가지 효과가 있었다"며 “향후 AI 적용 범위를 암 외 다양한 질환과 진단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KB손해보험, 승일희망재단과 중증·희귀질환 환우 돌봄 지원 나서 KB손해보험이 승일희망재단과 손잡고 중증·희귀질환 환우와 가족을 위한 돌봄 지원에 나섰다. 승일희망재단은 古 박승일, 로션김 공동대표가 2011년 루게릭병 환우를 돕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루게릭 병 등 중증근육성 희귀질환 환우를 위한 승일희망요양병원을 개원했다. KB손보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승일희망재단과 루게릭병을 비롯한 중증·희귀질환 환우와 가족들을 위한 돌봄 지원 및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치료제와 치료방법이 없는 루게릭병과 같은 중증·희귀질환 환우들이 안정적인 치료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중증·희귀질환 환우와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안정 지원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사회적 연대 문화 확산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구본욱 KB손보 사장은 “희귀질환 환우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눠야 할 과제"라며 “앞으로도 돌봄과 포용의 가치를 실천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손길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 DB손해보험, 우수고객 자녀초청 농구캠프 진행 DB손해보험이 지난 11일부터 2박3일간 강원도 원주시에서 우수고객 자녀 100명을 초청, DB프로미 농구선수단과 함께하는 농구캠프를 시행했다. 이 캠프는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선수단과 연계한 농구 클리닉 등 농구 관련 체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매년 여름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선수단과 함께하는 농구 클리닉 및 선수단 연습경기 관람, 주니어 프로미 농구 아카데미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DB손보 관계자는 “우수고객 자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업계에서 유일하게 농구선수단과 연계하여 농구캠프를 운영하고 있어 캠프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수고객과 그 자녀들에게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이 됐기를 바라며, 학생들이 농구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AIA생명, LLM 기반 AI OCR 솔루션 도입…소액청구 신속 지급 AIA생명이 보험금 청구 서비스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 인공지능 광학문자인식(AI OCR) 솔루션을 도입했다. 고객의 입원·수술·골절에 대한 보험금 지급 소요 시간을 줄이기 위함이다. AIA생명은 1년에 걸쳐 시스템을 개발했고, 진단서·입퇴원확인서와 같이 정형화된 문서는 물론 진료소견서 등 문장 형태의 비정형 문서도 청구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정확히 인식해 자동으로 입력이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AIA+ 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병원 서류 촬영만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심사의 신속성 및 정확도 측면에서도 보험금 청구 유형 및 금액, 진단 코드, 계약 조건 등을 간편하게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입원·수술·골절 부문 보험금 청구건에 대한 영업일 기준 1일 이내 지급 비율이 전년도 평균 64.9%에서 이달 초 83%까지 개선되는 성과도 거뒀다. 전체 청구 건 기준 신속지급비율도 97.8%로 향상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한라이프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 배타적사용권 6개월 획득

신한라이프가 외화보험의 환율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개발한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이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6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21일 신한라이프에 따르면 이 특약은 외화(달러)연금 상품에서 연금수령 전에 고객이 기준점이 되는 지정환율을 설정하고 연금수령 시점의 환율에 따라 연금수령 또는 거치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연금지급일의 환율이 지정환율 이상일 경우 지급시점 환율에 따라 원화로 연금을 지급하고 지정환율 미만이면 연금지급 대신 달러로 거치하며, 이후 연금지급일에 지정환율 도달시 거치기간에 따른 이자와 함께 원화로 연금을 지급한다. 거치연금·이자는 고객이 원할 경우 거치기간 중 달러로 수령 가능하다. 연금수령 하루 전까지 지정환율 변경이 자유로운 구조로 개발돼 고객 니즈에 따른 맞춤형 연금 전략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의 일률적인 연금수령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직접 설정하는 기준에 따라 연금이 지급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신한라이프는 다음달 1일부터 판매되는 '무)신한SOL메이트달러연금보험'에 이 특약을 탑재해 환리스크에 대응 가능한 달러연금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안정적인 노후 소득 보장과 자산의 환리스크 분산이라는 달러연금보험의 본연적 가치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금융시장 상황과 환율변동에 따라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을 활용, 노후 자산 설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격”...권대영, 석화업계 안일한 인식 질타

금융당국과 국내 주요 은행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채권금융기관 공동협약을 통해 기업의 자금 수요를 지원하되 철저한 자구노력과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전제로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석유화학 산업 현황과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고, 금융 지원의 기본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석유화학 기업에 “자기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권에는 “석유화학업계가 사업재편 의지를 밝힌 만큼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함께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특히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며 지역경제와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어려움에도 배려를 부탁했다. 권 부위원장은 또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웨덴 말뫼 조선업체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지만, 더는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대형 크레인을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넘긴 '말뫼의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사업재편의 기본 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 분담, 신속한 실행을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석유화학업계 일각에서 정부의 '선(先) 자구노력, 후(後) 정부 지원' 방침에 대한 불만과 관련해 “물에 빠지려는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라는 격"이라며 “안일한 인식에 정부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금융권은 기업과 대주주의 자구노력과 사업재편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 협약'을 통해 금융 지원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업이 협약에 따라 지원을 신청하면 기존 여신은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수준은 기업과 채권은행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나이스신용평가가 '석유화학산업 현황과 이슈점검'을, BCG컨설팅이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위한 사업재편 방향'을 주제로 각각 발표하며, 향후 구조조정 과정의 주요 고려사항과 전략을 공유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기준금리 결정에 노동계 인사가?…“통화정책 중립성 충돌”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노동계 입장을 반영하는 금통위원을 포함하는 내용의 법안이 여당에 의해 발의됐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노동 친화적 정책 강화 기조와 맞물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에도 노동 관련 인사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금통위가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위원이 포함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금통위에 노동계 입장을 대변할 위원직을 신설하고, 추천 절차는 노동후보추천위원회에 일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24일 발의했다. 금통위가 금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체지만, 현재 인적 구성은 서민을 포함한 노동계층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금리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노동계층의 이해와 목소리를 전달할 위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은 금통위는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한은 총재와 부총재는 당연직으로 참여하며, 기획재정부 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이 1명씩 추천한다. 정부와 산업계, 은행권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된 것이다. 이 중 한은 측 위원이 3명으로 과도하게 반영된 구조를 조정해 한은 부총재 자리 대신 노동계 위원 1명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이번 개정안은 이재명 정부의 노동 친화적 정책 강화 기조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정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했다. 강성 노동운동 위원장 출신의 장관 탄생은 정부가 노동계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경제계의 우려 속에서도 여당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입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원청사업자로 확대하고, 쟁의 행위로 인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등 노동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근로시간 단축, 중대재해 기업 책임 강화 등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번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금통위 구성 변화를 다룬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은 이미 몇 차례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현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6년 금통위에 기획재정부 장관 추천 위원 대신 노동조합이 추천하는 위원을 둬야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서형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노동계와 소비자단체 대표 추천 인물을 금통위원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당시 노동계 인물이 금통위에 들어가면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금리 정책이 포퓰리즘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거시경제나 통화정책의 전문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회의론도 거셌다. 이 법안들은 국회에서 심사가 지연되며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이번 한은법 개정안 역시 한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동계 추천 인사의 금리 결정이 단순히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이 거시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특정한 집단을 대변해 결정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지속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동계 추천 인사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할 수 있어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노동자 입장만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통위에 정치·이념적 이해가 개입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계 의견은 별도의 자문기구나 협의체를 통해 반영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통위에는 경제적인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들어가 기준금리를 판단해야 하는데, 노동계 추천 인물이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을지, 또 금통위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도 금통위는 노동시장을 포함한 실물경제, 금융시장 전반의 상황을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며 “금통위 구성은 통화정책 자율성이나 중립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DB손해보험, ‘기본자본 킥스’ 앞두고 건전성 강화 승부수

금융당국이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기본자본 기준 신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비율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DB손해보험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다음달 초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비조건부)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채권의 만기는 30년으로, 상황에 따라 1조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 기본자본 확충을 위한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보험사들은 그간 킥스 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한 보완자본을 대규모로 발행했다. 당국이 150% 수준을 권고했을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건전성 지표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완자본은 부채 성격이 강한 까닭에 이자부담이 커지는 등 '자본의 질'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발행에 성공해도 기본자본 기준 킥스 비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 DB손보가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스텝업 조항(일정기간 이후 금리가 높아지는 조건)을 삭제했다. 발행기관이 이자지급에 대한 완전한 재량권을 갖고 있고, 감독규정상 보완자본증권 대비 후순위성을 갖는 것도 특징이다. 10% 한도 내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는 이유다. 단순계산으로는 500억~1000억원이 기본자본에 더해진다는 의미다. 규제 대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올 3월말 기준 DB손보의 기본자본 기준 킥스 비율은 74.4%다. 당국이 해외사례(50~80%)를 참고해 제도를 설계할 경우 '안정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제도의 상한선을 7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평가는 3월말 기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를 밑도는 5개사의 부담이 매우 크고, 50~70% 수준인 곳들도 자본관리를 위한 추가적인 완충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를 고려해 당국이 70% 이내로 권고치를 설정하면 DB손보의 조달 부담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DB손보는 이번 채권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RBC하의 신종자본증권과 동일하게 보험금지급능력 평가등급(AAA) 보다 2등급 낮은 단계다. 이번 채권에 AA등급을 부여한 한신평은 DB손보가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보유한 국내 2위권의 손보사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장기보험 분야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상위권에 위치한 것과 높은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도 언급했다. 올 상반기까지 최근 3개년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A) 평균이 3.37%로 업계 평균(2.53%)을 상회하고, 보험수익성이 10% 이상을 유지한 것도 호평했다. 운용자산이익률(약 3.78%) 역시 업계 평균(3.18%)을 웃돌았다. 또한 6월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이 13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보험부문 수익성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킥스 비율도 213.3%에 달하는 만큼 이번 증권의 이자지급 안정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DB손보의 13·25회차 보험 계약 유지율은 업계 평균 보다 높다. 괌을 필두로 하와이·캘리포니아·뉴욕에서 미국 지점을 운영하고, 중국과 베트남 현지 손보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도 영업기반을 확대할 요소로 봤다. 다만 △시장지위 하락 △운용자산 부실 위험 확대에 따른 자산건전성·손익안정성 저하 △경과조치 미적용 킥스 비율이 200%를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등 자본적정성이 저하 등의 요인이 발생하면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 등 업황 부진으로 이익잉여금을 늘리기 어렵고 유상증자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기존에도 발행이 어려워 후순위채에 집중됐던 점을 고려하면 비조건부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건 대형사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금감원, 삼성생명 ‘일탈회계’ 관련 비공개 간담회 21일 개최

금융당국이 삼성생명 계열사 주식의 회계처리 방식에 대해 회계업계 관계자·교수들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21일 오후 생명보험사들의 계열사 지분 회계 처리를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으로 유지하는 것의 타당성 등을 주제로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번 간담회는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 취임 일주일 만에 열리는 행사다. 2023년 도입된 IFRS17 회계제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51%을 처분할 경우 유배당 보험 가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은 보험부채로 처리해야한다. 삼성생명은 1990년대 초반까지 해당 상품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관련 배당재원을 계약자지분조정 항목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한 바 있다. 올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의 계약자지분조정 규모는 8조9458억원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크게 찬반으로 엇갈린다. 예외 허용을 인정하는 측은 삼성생명 뿐 아니라 다수의 다른 생보사들도 재무제표 이용자들의 오해를 막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채용했다는 입장이다. 신 회계제도 도입이 급작스럽게 이뤄진 특수성도 고려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탈회계의 구성요건 중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유럽의 경우 감독제도가 도입된 이후 회계제도에 변화가 이뤄졌지만 우리는 동시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회계기준원 등은 이같은 '일탈회계'의 해외 사례가 극소수일 뿐더러 일시적으로 적용됐다며 반론을 펴고 있다. 글로벌 회계 투명성 향상이라는 IFRS17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체계를 갖춰야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들은 삼성생명이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화재 지분에 대해 지분법을 적용해야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IFRS에서 규정하는 '유의미한 영향력' 행사의 기준인 20%에는 미달하지만, 주주구성 등을 보면 지배력이 있다는 것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퇴직연금 의무화’ 시대 온다…은행권 “핵심수익원 기회 잡자”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를 전 사업장에 의무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도입이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수백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연금 시장에서 핵심 수익원으로써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적립금 43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으로 전환하기 위해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퇴직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받게함으로써 모든 근로자가 연금을 통해 노후 보장을 두텁게 하려는 취지에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퇴직연금 제도 개선 방안을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현실화할 경우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가 함께 운용되는 현재의 방식이 종료되고 퇴직연금이 의무화되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은행으로선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도입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고령화로 연금 수령 대상자가 늘고있는데다 1인당 수령액 자체가 최소 억 단위로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금시장이 현재보다 매우 크게 확장되기에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382조4000억원)에서 1년 만에 약 13%(약 49조3000억원) 늘었다. 2050년경 국민연금 규모를 추월할 전망이다. 2024년 퇴직연금 가입률이 53.0% 수준인 점을 보면 47%가량은 가입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인 310만원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향후 퇴직연금 가입자가 늘어날 경우 적립금이 매년 18조~19조원에 달할 수 있다. 퇴직연금 미가입 근로자들이 쌓아둔 퇴직급여를 퇴직연금에 추가로 적립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이미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보훈연금 등 공적연금 시장은 은행권의 주요 타깃 시장이다. 업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연금 고객은 2022년 359만명 수준이었지만 2023년 378만명으로 증가했다가 작년에는 400만명을 넘어선 415만6073명에 달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연금 고객은 433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공적연금에서도 시니어 고객을 유입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연금 수급 계좌를 특정 은행으로 설정할 경우 골드바나 포인트를 증정하는 리워드 이벤트 펼치거나 연금을 유치하는 통장에 추가로 금리를 주는 방식이다. 다만 퇴직연금 시장에선 강점을 보이는 상품과 수익률이 업권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부터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원리금이 보장되는 퇴직연금 자산의 수익률 부분에서 증권사가 앞서는 상황이다. '원리금 보장 DC형 상품'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증권사가 3.7%로 은행(3.12%)을 앞서고 있다. DB형 수익률도 증권사(3.71%)가 은행(3.26%)보다 0.45%p 높다. 원리금 보장형의 경우 상당 부분이 정기 예금에 들어가는데, 상대적으로 증권사에 고금리 상품이 많은 영향 등에 따른 것이다. 제도 도입을 기회로 인식한 증권사와 보험사 등 타 업권에서도 연금 유치경쟁이 활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만의 전략도 필요하다. 은행권에선 중소기업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여신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 현재 퇴직연금 제도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중소기업 부담'이 꼽히는 만큼 신용보증기금의 특별출연이나 이차보전 대출 등을 기업에 제공해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IT를 기반으로 한 수익률 상승 서비스나 퇴직연금 전담 시스템·인력에도 추가적인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을 강화해 증권사나 보험사로의 머니무브를 방지하는 방어전략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도가 실제로 시행되면 연금계좌 유치와 운용자산의 확대를 통해 고객 락인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장기적인 수수료 수입과 대출 등 금융상품으로의 부수적 기회도 노릴 수 있어 섬세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연금자산의 투자나 관리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커지는 데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 기존 저수익 예금형 상품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정부가 연금공단 설립을 추진하는 만큼 민간 금융사인 은행 입장에서는 계좌나 수수료 수익폭이 줄어들 수 있어 시장지배력 유지에 집중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편,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려야하는 점은 모든 업권의 과제다. 2024년말 퇴직연금 적립금의 전체 10년 평균 수익률은 2.31%로 같은 기간 정기예금 금리가 3%를 웃돈 점과 비교하면 예금보다 못한 운용 성과였다. 관계자는 “연금시장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금 관리의 디지털화와 수익률의 전문성 강화, 특화상품 개발 등 전방위적 역량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은행권 풍향계] KB국민은행, 신보와 ‘혁신 스타트업 금융지원 업무협약’ 체결 外

◇ KB국민은행, 신보와 '혁신 스타트업 금융지원 업무협약' 체결 KB국민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혁신 스타트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성장 잠재력을 지닌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다. 이번 협약에 따라 KB국민은행은 10억원을 보증료 지원금으로 출연하며, 이를 통해 약 710억원 규모의 보증서 대출을 공급한다. 지원 대상 기업은 2년간 매년 0.7%p의 보증료를 지원받게 된다.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대상 보증상품 보증료율이 통상 0.7% 수준임을 감안하면, 수혜 기업은 최초 2년간 보증료를 전액 면제받는 효과를 얻게 된다. 이로써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스타트업의 금융비용 경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원 대상은 신용보증기금의 '혁신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 대상 기업 등으로 △A(Ai/인공지능) △B(Bio/바이오헬스) △C(Contents/디지털콘텐츠) △D(Defence/국방기술) △E(Energy/신재생에너지) △F(Factory/스마트제조) 등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국가전략산업군 전반을 포괄한다. 이번 지원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과 연구 개발을 촉진해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원이 스타트업 성장 기반 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갈 중소기업들이 기술 주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 하나은행, 대전·충청 지역 중소기업 대상 생산적 금융 지원…기술보증기금 '맞손' 하나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지난 19일 '충청권 기술 중소기업 대상 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대전·세종을 비롯한 충청 지역 소재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활동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충청권 지역 경제의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을 발굴·육성코자 마련됐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10억원을 특별출연해 2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또한, 기술보증기금의 보증비율 우대(100%) 혜택이 적용된 보증서와 보증료 감면(0.2%p)을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유동성 부족 해소와 금융비용 경감에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기술보증기금의 기술보증 요건을 충족하는 대전·세종·충남·충북 소재 기술 중소기업으로, 최대 3억원까지 운전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동열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대전·충청 지역 내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위한 생산적 금융 확대에 앞장서겠다"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의 성장 활력 제고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신한은행, 배재대학교와 대학주도 지역상권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신한은행은 지난 19일 배재대학교와 대학주도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권 최초 대학·지역상권·학생·공공배달앱 연계 상생 모델 구축 사례다. 이번 협약을 통해 배재대학교는 '헤이영 캠퍼스' 내에서 '땡겨요' 서비스를 연동해 학생들에게 도마시장, 한민시장, 대학상권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할인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상생 모델 구축은 대학이 직접 주도해 인근 지역상권 소비를 촉진하는 전국 최초의 사례다. 배재대학교 RISE사업단이 학생 전용 쿠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실질적인 혜택 제공으로 학생들의 생활비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학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헤이영 캠퍼스'에 배재대학교 전용 가맹점 카테고리를 구성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2만원 이상 2회 주문시 1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땡겨요 만렙! 1만원 무한 보상' 이벤트를 통해 기존 할인 혜택과 더불어 추가 혜택을 제공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전국 최초로 대학·지역상권·학생·공공배달앱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헤이영 캠퍼스와 땡겨요가 함께하는 첫 시도인 만큼 앞으로도 대학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대표 상생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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