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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2030년 419만대 판매 목표…5년간 42조원 투자

기아가 2030년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미래 사업에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밝혔다. 기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기아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2만대이며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를 달성해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 56%)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가운데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차(PBV), 픽업트럭 중심의 신차종 성장 전략도 밝혔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늦어진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2030년 PBV 판매 목표는 총 25만대로 제시했다.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이다. 기아는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올해 출시할 타스만의 연평균 판매 규모는 8만대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향후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연 9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목표로 전년 실적 대비 4.1% 늘어난 321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9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액 중 미래 사업 투자는 19조원으로,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향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직면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휘청이는 테슬라에, 배터리 업계 中 웃고 韓 긴장

글로벌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의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참여로 인한 불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매월 감소하는 판매량까지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 여파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테슬라의 빈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이 전망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은 '테슬라 리스크'라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9일 SNE리서치 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19만대를 판매하며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3, 모델Y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38%, 북미 시장에서는 2% 감소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이미지 악화까지 겹쳤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에 반발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엔 미국 전역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과 회사의 윤리 문제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발생했다. 테슬라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중국에서 차를 생산해 현지를 비롯해 한국 등 여러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게 관세를 매기면 테슬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 브랜드 불매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것이고, 미국에서 중국으로 공급하는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겹악재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폭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초 이후로 40% 이상 하락했다. 월가의 최대 테슬라팬으로 불려온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마저 목표주가를 43% 낮출 정도다. 테슬라의 하락세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웃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판매가 없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데, 테슬라의 중국 및 글로벌 판매량이 휘청이니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는 상황이다. BYD 등 중국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국 기업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상승하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BYD는 81.0%(21.9GWh)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9.7%(49.6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2월 테슬라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했다. 그나마 폭스바겐 ID 시리즈, 기아 EV3, GM의 얼티엄 기반 모델들의 판매 호조로 전체 납품량은 8.5% 증가했지만 테슬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1분기 LG엔솔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추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의 빈자리를 현대차나 GM, 포드 같은 기존 고객사가 메울 수도 있지만, 최근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이 수요가 중국쪽으로 넘어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YD는 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이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스위스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이 경우 배터리 수요 역시 자연스럽게 중국 내 CATL, BYD 같은 현지 기업에 쏠리게 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흔들림은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요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윤석열 파면] 통상 리스크 대응 이제는 가능해지나…조기대선을 기회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정부의 리더십 공백이라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다만 산업권에서는 오히려 올해 하반기부터 대외 통상 리스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복귀했더라도 정국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 대선을 통해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새로운 대통령이 통상 현안에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진단에서다. 당장 지난주 발표된 고강도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 등에 대한 관세 조치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 미국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국 혼란으로 손 놓고 있었던 통상 대응 체계를 새로운 정부가 조속히 복원하고 실리 중심으로 재정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부 부처는 이달 들어 통상 관련 대책 회의를 연달아 진행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가 내려졌던 지난 4일에도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전·디스플레이·기계 업종 기업들과 대책회의를 열었다. 참석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대미 수출 감소 등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베트남·태국 등지에서 생산된 제품의 대미 수출 피해, 제3국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 등을 우려하며 수출바우처, 긴급경영자금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 2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동차와 철강 등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이후에도 국내 정부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7일 석유화학·섬유·이차전지 분야 기업들과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통상당국 관계자들과 경제사절단이 지난 2월부터 워싱턴 DC를 찾았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돌아왔다. 이달 1일 들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대응을 논의했지만 미국과의 협상이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진행하고 있는 관세 전쟁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일정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에도 모든 미국향 수출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책정됐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도입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철회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미국 수출 시 대규모 관세 폭탄은 물론 현지에서 생산설비를 건설할 때 미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던 보조금이 축소 혹은 폐지될 수 있어 부담이 대폭 커졌다. 국내 정부가 미국의 통상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나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즉각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 정상과 통화한 후 이들 국가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반면 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단 한 차례의 통화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 부재로 인해 대미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동안 미국 측이 한국 당국자들을 협상 대상으로 받아들일지도 불확실해 구체적인 협의가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돼 국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는 6월로 예정된 조기 대선 결과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 문제로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확고한 리더십을 갖춘 새 대통령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복귀했더라도 정국 혼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를 감안하면 조기 대선을 통해 확고한 리더십을 보유한 새로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이끄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발표 직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점은 아쉽지만 새로운 대통령이 미국과 협상을 이끌어간다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필수적인 조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협상의 카드로 활용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주간 신차] 스타일과 효율 다 잡았다…아르카나·베뉴·BMW S1000RR 출시

4월 첫째 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 스타일과 성능을 모두 잡은 다양한 신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르노코리아는 최상위 트림을 추가한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를, 현대차는 연식 변경과 안전사양 강화를 거친 '2025 베뉴'를, BMW 모토라드는 슈퍼 스포츠 모터사이클 '뉴 S 1000 RR'을 각각 출시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4월부터 2026년형 '르노 아르카나'를 공식 판매한다. 새로운 '에스프리 알핀(esprit Alpine)' 트림이 최상위 모델로 추가됐으며, 내외장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전면 업그레이드한 점이 특징이다. 2026 아르카나는 △E-Tech 하이브리드 △1.6 GTe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특히 E-Tech 하이브리드는 르노그룹의 F1 머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도심 연비 최대 17.5km/l(17인치 타이어 기준)의 우수한 효율을 자랑한다. 전기모터 2단과 엔진 4단 기어를 조합한 멀티모드 변속 시스템으로 부드럽고 민첩한 주행이 가능하다.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은 F1 팀 '알핀'의 디자인 DNA를 이식받아 스포티한 감성을 강화했다. 새틴 어반 그레이 외장 컬러, F1 블레이드 범퍼,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 리어 스포일러, 블루 스티치 시트 등 전용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이 트림은 출시 기념으로 290대 한정 리미티드 넘버 플레이트도 제공한다. 가격은 E-Tech 하이브리드 기준 △테크노 2849만9000원 △아이코닉 3213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3,401만 9천 원이다. 1.6 GTe는 △테크노 2300만원 △아이코닉 264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는 대표 엔트리 SUV인 베뉴의 2025년형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가장 큰 변화는 엔트리 트림 '스마트'를 새롭게 도입한 것으로,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스마트' 트림에는 가죽 스티어링 휠, 버튼시동, 스마트키 원격 시동 등 인기 사양이 기본 적용되며, 기존 주력 트림인 '프리미엄'에는 전방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 및 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안전 기능을 대거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대폭 강화했다. 가격은 △스마트 1926만원 △프리미엄 2212만원 △플럭스 2386만 원(개소세 3.5% 기준)이다. 현대차는 베뉴 출시를 기념해 출고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고든밀러 세차 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BMW 모토라드는 자사의 대표 슈퍼 스포츠 바이크 '뉴 S 1000 RR'의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3세대 모델의 두 번째 부분 변경 버전으로, 디자인과 공력성능, 안전사양, 전자제어 시스템까지 모든 면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윙렛(Winglet) 추가로 다운포스를 최대 35%까지 증가시켜 고속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전륜 휠 커버에는 브레이크 냉각 덕트가 통합돼 제동력까지 강화됐다. 엔진은 999cc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210마력, 최대토크 11.5kg·m, 최고속도 303km/h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면서도 유로5+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0→100km/h 가속은 단 3.2초다. 전자 제어 시스템도 한층 강화됐다. 기본 탑재된 '라이딩 모드 프로'는 트랙션 컨트롤, ABS 감도, 엔진 브레이크 등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세팅할 수 있고, '오토 힐 스타트', '다이내믹 브레이크 컨트롤', '브레이크 슬라이드 어시스트' 등 고급 사양도 기본 장착됐다. 국내 판매 모델은 △블루스톤 메탈릭 '스타일 스포츠' △M 모터스포츠 데칼 적용 'M 패키지' 두 가지이며, 가격은 3230만~3310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르포] 슈퍼카 사라진 자리, 최첨단 친환경차의 전쟁터 변신

국내 최대 자동차 행사 '서울모빌리티쇼'가 막을 열었다. 슈퍼카, 클래식카 등 볼거리는 다소 부족했지만 향후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갈 '미래 자동차'들을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 '2025서울모빌리티쇼'가 3일 언론공개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1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된다. 국내 유일 수소차 넥쏘의 후속모델, 기아의 미래 먹거리 PBV, 메르세데스-벤츠, BMW, BYD 등의 친환경 신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프레스 행사를 통해 수소 콘셉트카 '이니시움'의 실모델 '디 올 넥쏘'를 최초 공개했다. 디 올 뉴 넥쏘는 2018년 3월 출시 이후 7년만에 선보이는 완전 변경 모델로 수소차 답게 물줄기와 등장했다. 새로운 넥쏘는 기존 모델보다 더 미래차스러운 디자인을 자아냈다. 이어 현대차는 새로운 아이오닉6를 공개했다. 기존 아이오닉6에서 더 향상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더 뉴 아이오닉 6와 더 뉴 아이오닉 6 N Line의 디자을 공개했다. 현장 반응에 따르면 기존 아이오닉6보다 디자인이 더 낫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기존 아이오닉6가 좀 투박한 디자인이었다면 신형 모델은 보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아이오닉6 뒤엔 캐스퍼 일렉트릭 기반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가 전시됐다. 캐스퍼의 귀여운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마치 F1 전용차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가미해 보는이의 흥미를 돋웠다. 다음 찾은 곳은 기아다. 기아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PV5'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브랜드 첫 정통 픽업 '타스만'의 위켄더 콘셉트 모델과 EV4 등 다양한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였다. 기아가 가장 선두에서 밀어붙인 전시품은 PV5다. 이 차량은 기아가 미래 먹거리로 꾸준히 밀고 있는 목적기반차량(PBV)를 실현한 첫 번째 모델이다. 이 차량의 특징은 이름처럼 자동차라는 플랫폼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엔 스타리아 같은 RV처럼 보이지만 내부 활용도를 최대화해 택배차, 푸드트럭, 캠핑카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이다. 정원영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올해 총 14종의 PV5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V5존을 지나치면 화제의 신차 '타스만'이 기다리고 있다. 타스만은 기아 브랜드 최초의 픽업 모델이다. 특히 이번 모빌리티쇼에 전시된 차량은 특별 콘셉트 모델 '타스만 위켄더'다. 본체의 디자인도 충분히 액티비티하고 역동적인데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부품이 장착되니 당장이라도 짐을 싣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스 오른쪽엔 기아의 듬직한 전기차 라인업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국내 전기차 최강자 EV3를 비롯해 최근 출시된 EV4,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EV6, 9까지 그간 기아가 내놓은 전기차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어 방문한 곳은 BYD의 부스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름잡고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인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BYD는 주요 브랜드 대표 모델 8종을 출품했다. 지난 1월 출시한 아토 3와 금일 출시를 발표한 전기 세단 씰,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7'을 필두로 내세웠다. 또 부스 측면에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의 대형 SUV U8과 전기 슈퍼 스포츠카 U9, 고급 브랜드 덴자의 7인승 플러그인하이브리드 MPV D9과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 세단 Z9GT, 전문 개성화 브랜드 포뮬러 바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BAO 5를 전시해 두터운 라인업을 자랑했다. 특히 BYD는 이 자리서 두가지 희소식을 공유했다. 우선 보조금 미확정으로 출고가 지연되던 아토3의 보조금 확정-출고 시작 소식을 알렸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그간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너무 개운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BYD는 아토3의 다음 출시작인 '씰'의 출시를 밝혔다. 중형 세단 씰은 아직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4750~5200만원 사이로 책정될 예정이다. 다음 찾은 곳은 수입차 1등 BMW다. BMW는 친환경차 전시에 특히 집중했다. 고성능 전기 모델 뉴 i4 M50 xDrive 그란 쿠페와 뉴 iX M70 xDrive을 필두로 더 뉴 MINI 쿠퍼 컨버터블, 더 뉴 MINI JCW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MINI 최초의 순수전기 전용 모델 더 뉴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을 선보였다. 더불어 BMW 모토라드 뉴 S 1000 RR까지 총 13종의 모델을 전시했다. BMW 부스는 서로 다른 매력의 BMW와 미니 차량이 대조를 이루고 있어 다채로움을 자아냈다. 한쪽엔 귀여운 매력의 미니를, 다른 한쪽엔 당장이라도 아우토반을 내달릴 것만 같은 BMW 고성능 모델을 선보여 흥미를 자극했다. 더불어 모빌리티쇼 참가 완성차기업 중 유일하게 모터사이클까지 전시해 풍요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부스는 브랜드 명성답게 화려했다. 마치 백화점 명품관과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부스 입구엔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G바겐'이 전시됐다. AMG G 63, G 450 d,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등 지난해 국내 시장에 출시한 G-클래스의 전 라인업을 만나볼 수 있다. 차량을 직접 만지고 타볼 수 있어 G바겐을 드림카로 삼은 소비자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듯했다. 뒤로 넘어가면 패션 브랜드 몽클레르와 협업해 제작한 'G-클래스 패스트 투 퓨처'도 볼 수 있다. 이 모델은 1990년대 스타일을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새롭게 재해석해, 시대를 초월한 브랜드 아이콘으로서의 G-클래스를 표현한 모델이다. 이외에도 벤츠는 고성능 2-도어 쿠페 '메르세데스-AMG GT'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스포츠카의 정수를 보여주는 모델로, 강력한 퍼포먼스와 함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또 하이브리드 모델도 공개했다. AMG E 53 하이브리드 4MATIC+ 에디션 1은 AMG E-클래스에 차별화된 내외관 디자인 요소 및 소재를 적용해 독특한 매력을 선사하는 한정판 차량이다. 또 벤츠는 브랜드 고유의 '최고급 차량 개인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마누팍투어'도 소개한다. 마누팍투어는 특별한 외장 색상 및 고품질 인테리어 소재를 고객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차별화된 디자인 옵션이다. 이처럼 이번 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브랜드들은 최소 1대의 친환경차를 들고 왔다. 여전히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이 꽉 잡고 있지만 결국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가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확신이 담겨있는 모습이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BYD 아토3 보조금 145만원 확정해 고객 인도…‘씰’도 사전예약 개시

BYD코리아가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서 2가지 희소식을 발표했다. 3달째 미뤄지던 아토3의 보조금 확정 및 출고 소식과 후속 모델 씰의 사전예약 돌입 등이다. BYD코리아는 3일 일산 킨텍스 제 1 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에서 승용 브랜드의 두 번째 모델인 BYD 씰을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토3의 보조금이 확정돼 내일부터 고객 인도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아토3는 BYD의 첫 한국 출시 모델로 보조금 포함 200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당차게 국내 시장에 들어온 모델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전기차 보조금 산정 및 환경친화적자동차 고시 등재에 실패하며 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다. 이에 사전예약을 해놓은 소비자들도 등을 돌리는 등 악재가 이어졌는데 이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대표는 “어제부로 아토3의 환경부 인증이 끝났다"며 “아토3 고객 인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발혔다. 이어 BYD는 두 번째 출시작 '씰'을 공개하며 사전예약도 개시했다. 씰은 스포티한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 지능형 하이테크 DNA를 모두 갖춘 퍼포먼스 중형 전기세단으로 BYD 브랜드의 새로운 가치를 선보이는 모델이다. 씰은 BYD 전기차 라인업 중 최초로 셀투바디(CTB) 기술이 적용돼 e-플랫폼 3.0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CTB 기술의 핵심은 배터리팩의 상단 커버를 차체 바닥과 완전히 일체화하는 혁신적인 구조에 있다. 이 기술은 배터리를 단순한 에너지원에서 벗어나 구조적 요소로 기능하게 함으로써,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충돌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40,500 N•m/degree에 달하는 탁월한 비틀림 강성을 제공해 차량의 안전성과 주행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여기에 82.56kWh의 BYD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사용해 1회 충전 시 최대 520km(WLTP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20~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최대 150kW의 DC 충전을 지원한다. 파워트레인은 전면부 160kW, 후면부 230kW의 각각 다른 성능의 2개의 모터를 탑재해 최대 390kW(530PS)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며, AWD 기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8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BYD 씰은 △모터타입과 구동방식의 파워트레인과 △전자식 차일드락 등 편의사양에 따라 RWD(후륜구동)와 AWD(사륜구동)의 2가지 트림으로 구성되며 판매 가격은 4750만원에서 5250만원 사이(보조금 미포함)로 결정될 예정이다. 차량 인도 시기와 최종 차량 가격은 인증이 완료되고, 전기차 보조금 산정 및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가 완료된 후 확정될 예정이다. 조인철 대표는 “씰은 BYD 브랜드의 기술혁신과 미래를 향한 방향성이 여실히 녹아 있는 차량"이라며 “유려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성능, 프리미엄급 인테리어를 모두 갖춘 BYD 씰은 브랜드 강화를 위한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일상에 녹아든 모빌리티…자율주행·AI·로보틱스 등 기술융합 방점

세계 최초 공개된 신차와 자율주행 레벨 4+ 기술, 지속가능 모빌리티부터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미래 이동 혁신이 한데 모였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기업들이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 혁신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3일 국내 최대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인 '2025 서울모빌리티쇼'가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이번 전시회는 총 451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으며, 4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Mobility, Everywhere'다. 이는 모빌리티 기술이 육상은 물론 해상과 항공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일상 속 모든 순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분야에는 50개 기업이 참여해 자율주행, AI, 로보틱스 등 핵심 기술과 융합 사례를 선보이며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는 108개 기업이 참가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최초 공개(월드 프리미어) 5종을 포함해 총 21종의 신차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아시아 프리미어 2종, 코리아 프리미어 14종도 포함돼 관람객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미래 디자인 비전을 담은 콘셉트카도 다수 전시된다. 자율주행 테마관에서는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이 주최하는 성과공유회가 마련됐다. LG전자, SK텔레콤 등 총 265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이곳에서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과 소프트웨어, 전장부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 콘텐츠도 한층 강화됐다. 전시장 외부에서는 현대차, BYD, 롯데의 신차 및 자율주행차 시승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실내에는 레이싱, 튜닝, 캠핑 등 모터스포츠 문화 콘텐츠가 전시돼 가족 단위 관람객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날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과 미래 혁신 등에 방점을 뒀다. 기아는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더 기아 PV5'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더 기아 PV5'은 기아가 처음 선보이는 전용 PBV 모델로, 차량·소프트웨어·제조 혁신을 결합한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의 구심점이다. 기아는 PV5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LG전자와 협업한 '슈필라움 스튜디오'와 '글로우캐빈' 콘셉트카를 통해 업무·레저 환경에 특화된 실내 공간을 함께 전시했다. 현대차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난 1일 선보인 인스터로이드의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다. 인스터로이드를 통해 인스터의 발전 가능성을 선보이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전동화 모빌리티 환경을 선도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의지를 담았다. 인스터로이드는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가 제작한 콘셉트카이자, 현대차의 전동화 전환을 이끄는 소형 SUeV,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를 기반으로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디자인에 다채로운 재미 요소를 반영한 프로젝트 모델이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재 상황이 서울모빌리티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국내 시장 공략을 선언한 중국 자동차 업체 BYD가 역대 최초로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BYD는 단순 참가에 그치지 않고 현대차, 롯데와 함께 헤드라인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비야디(BYD)는 지난 1월 소형 SUV '아토3'를 국내에 출시하며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당시 아토3는 보조금 적용 시 2000만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어 동급 국산 전기차보다 약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는 가격 경쟁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로서터 친환경차 인증을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나 최근 인증을 마무리했다. 이제 차량이 본격 출고될 전망이다. 지난 1월 계약 개시 이후 일주일 만에 계약 건수가 1000대가 넘어가는 등 주목을 받았던 만큼 올해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추가로 올해 국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 장기화와 미국 관세 부과 등의 악재가 많아 사업 리스크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대형 완성차 업체가 미래 모빌리티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더욱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는 자동차를 넘어 이동성을 확장하는 국내외 모빌리티 기술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올해 리스크가 커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서 미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車25%에 상호관세까지…韓, ‘선부과 후협상’ 적극 대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준비해왔던 글로벌 관세전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된다. 자동차 등에 대한 개별 품목 관세가 적용되는데 이어 오는 2일(현지시간)에는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은 이 같이 관세를 먼저 부과한 이후 이를 수정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향후 국내 민·관이 힘을 합쳐 미국과의 협상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는 3일 오후 1시 1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적용되기 시작한다. 앞서 지난달 12일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조치를 적용한 이후 이달 초까지 한국 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관세가 도입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라 철강·알루미늄보다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400만 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인 707억8900만 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들의 대미 관세와 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해 상호관세에 대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표하게 되면 거대 소비시장인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그 대상이 되기에 전 세계가 관세 전쟁의 영향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과 달리 품목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메기겠다는 의미로 수출을 동력 삼아온 한국에 전방위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상호관세를 먼저 부과한 이후 각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는 수순을 밟아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를 창출하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6일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준선(baseline)을 재설정하고 이후 국가들과 잠재적인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8일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발표 전 협상 가능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 아마도 (발표) 뒤에"라고 답해 '선(先)부과 후(後)협상'을 고려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에 대해 '선부과 후협상' 원칙을 밝힌 만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너무 과도하거나 수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관세를 적용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개별품목 관세와 상호관세가 동시에 부과될 경우 둘을 합친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방침이 현실화된다면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개별 품목에 관세가 부과된 산업권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에 협상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이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 겨우 산업권 전방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달 말 미국 시장에 향후 4년 동안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현대차그룹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매출과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한국GM은 생존 자체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GM의 미국 수출량은 41만대 가량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협상을 통해 관세를 크게 줄이지 못한다면 내년부터 한국GM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컸던 기업들이 생존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심각하기에 정부에서도 민관이 힘을 합쳐 협상에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일 민관합동으로 제1차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개최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부장관 등이, 민간에서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동안 정부는 관계부처 중심으로 통상 현안을 다뤄왔으나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합심해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방침에 따라 민관합동의 TF로 개편·가동하게 된 것이다. 이날 4대 그룹 회장들은 이번 통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하면서, 기업도 국익 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정부에 미국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관세 발표 이후 협상은 정부 주도하에 개별 기업도 해야 하므로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며 “2일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25% 관세의 충격…車 부품업계 ‘위기 속 양극화’ 뚜렷해진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고하면서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기업과 중소 부품사의 대응력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대기업은 강력한 재무 구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소 부품사들은 구조적 취약점으로 인해 생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3일부터 모든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 더불어 각 나라마다 상호관세를 책정할 것을 예고하며 국내 산업계를 불안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핵심 부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다수 부품 업체가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품업계는 대미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2억2000만 달러(약 12조원)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의 36.5%를 차지한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많은 국내 업체들이 노출된 것이다. 미국의 관세 공격이 부품업계에 더 치명적인 이유는 부품사의 대부분이 중소 영세 기업들이란 점이다. 이에 업계에선 큰 위기에도 압박을 견딜 수 있는 대기업과 안정정인 대응이 어려운 중소 부품사 간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딜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대형 부품사는 오랜 기간 축적된 자본력과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특히 대부분 물량이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의 차량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수요가 크게 줄진 않을 전망이다. 또 현대모비스의 경우 최근 준공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 내에 배터리시스템 및 모듈 공장을 설립하고 대용량 스포츠실용차(SUV)용 배터리시스템을 생산하고 있어 안정적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완성차 판매 수요 감소와 시장 위축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은 있다“며 "관세 대상인 멕시코 공장에선 멕시코 내수용 제품만 생산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부품사는 시장 환경 변화에 목숨이 왔다 갔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자본력과 불안정한 재무 구조로 인해 관세 부과 및 수출 감소와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또 연구개발(R&D) 투자, 글로벌 공급망 구축이 미흡한 중소 부품사는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특히 기존 납품하던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현지 생산 기지를 확대할 경우 현지 조달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영세 부품사들은 더욱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경남 김해 소재의 한 자동차 엔진 부품 제조업체는 이미 당좌거래가 정지되는 등 자금난으로 존폐 위기에 몰린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 기지가 확대되면서,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가 부과될 경우 현지 조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내수도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감소하면 국내 영세 부품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자동차산업 긴급 회의에서 “완성차 회사뿐만 아니라 부품 기업의 어려움이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국내 완성차 5사, 3월 글로벌 판매 1.6% 감소…해외 판매 부진 탓

국내 완성차 5사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6% 감소한 70만2853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판매는 소폭 증가했으나, 해외 판매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4일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KG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의 판매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들 5사의 내수 판매는 12만3817대로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한 반면, 해외 판매는 57만8708대로 2.6% 감소했다. 현대차는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36만5812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6만3090대를 판매하며 0.9%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는 30만2722대로 2.6%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수요와 정책에 맞춰 판매 및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전기차 라인업 확장과 신차 출시를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6대, 해외에서 22만7724대, 특수 328대 등 총 27만8058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77만2351대를 판매하며, 2014년 1분기(76만9917대) 이후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기아 관계자는 “EV3, 스포티지,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며 “향후 EV4, 타스만 등의 신차 출시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3월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5.7% 증가한 8256대를 판매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6116대를 판매하며 무려 200% 증가했다. 이 중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5195대 팔리며 내수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해외 판매는 58.0% 감소한 2140대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전년 동월 대비 19.7% 감소한 4만1244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31.5% 감소한 1383대, 해외 판매는 19.3% 감소한 3만9847대를 기록했다. 특히 3일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향후 수출 실적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G 모빌리티는 3월 내수 3208대, 해외 6275대 등 총 948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1.4% 감소했다. 내수 판매가 31.8% 줄어든 반면, 독일과 헝가리 등에서의 판매 증가로 수출은 4.6% 증가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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